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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보며 나를본다] 김상욱의 과학공부 (0) 2021/04/29 PM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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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내가 책을 집어 들 땐, 저자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집어 들게 된다. 저자에 대해 서의 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집에 들게 되기 때문에 굳이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어떤 선입견이나 바라는 것 없이 책의 주제에 대해서만 작가가 하는 말을  주욱 따라가게 되는데, 김상욱이라는 사람은 굳이 티비를 찾아보지 않는 나도 꽤 알 수 있게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 머… 솔직히 나는 그의 팬은 아니었다. 앞으로도 아마… 팬이라고 할 만큼 크게 좋아하는 일은 없을 것 같고. 


  이 사람을 처음 본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알쓸신잡의 한 토막이었다. 티비 예능의 짧은 토막들을 편집해 유튜브에 내보내주는 짧은 영상들. 별 생각 없이 그냥 봤었다. 일반 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열역학 2법칙을 아세요? 굉장히 일반적인 상식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열역학 2법칙은 자기에겐 그것만큼 중요하다면서 대뜸 법칙 이름을 디민다. 그 개념을 알고 있지만 이름은 모르는 그런 거… 문에서 접히는 부분을 경첩이라고 하지만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아는 사람이 많아 예로 적절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들도 열역학 2법칙이 뭔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어떤 개념인지는 알자너. 영구기관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 어떤 힘을 다른 힘으로 100% 바꿀 수 없다는 것. 열역학 2법칙이라고 하면 모르지. 젠체하네… 재수 없네…라고 생각했었다. 


  이 사람에 대해 인간적인 호감을 갖기 시작한 건 다른 영상. 마찬가지로 티비 예능을 유튜브로 옮긴 영상이었던 것 같은데 신기한 과학나라였나. 뭐 그런 영상에서 예능인들 몇 명 앞에 앉혀놓고 양자역학에 대해 설명하는 그 영상이었다. 책에 나오는 말처럼, 양자역학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답게 설명을 쉽게 해주긴 했었는데… 머리로는 알겠으나 직관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 영상. 그 영상에서 과학자의 스테레오타입에서 꽤 벗어난 모습을 보여줘서 괜찮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과학에 관련된 책을 몇 권 읽던 와중에 리디셀렉트에 반가운 이름이 있어 보게 됐는데, 책에 해선 그리 좋은 얘기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책을 어떤 의도로 썼는지 얼추 알겠고 그것에 근접했다고 생각하지만.. 몇 가지 좀 거시기한 부분이… 그리 즐겁게 보기만은 어렵게 만든다. 즐겁게 책을 보다가도.. 아니 여기서 이 얘기를? 아니 굳이 세월호 얘기를 여기서? 과학 책에서 이얘기를 왜? 아니… 또?? 


 작가는 어느 정도… (레퍼런스가 너무 거대하긴 하지만) 코스모스와 같은 의도로 책을 쓴 게 아닌가 싶고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과학에 대해 알려주마!라는 느낌보다는 과학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과학은 이런 거야! 쩔지? 너도 알고 싶지?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꽤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다만, 그런 얘기를 할 거면 정치적 얘기는 빼고 하는 게 낫지 않나….? 작가와 정치색이 달라서 싫은 것이 아니라, 그 얘기를 굳이 여기다 써야 하나? 하는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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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와 정치색이 달라서 그런 내용을 넣은 게 싫은 것이 아니다. 작가가 어느 쪽인지 명시하진 않았으나 말하는 톤으로 봐서는 아마 나와 정치적 성향이 그리 다르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내용을 굳이 이렇게 여러 번에 걸쳐 언급했어야 했는가? 그런 내용을 쓰고 싶으면 과학 책이 아니라 정치 책을 한 권 쓰자고… 철학 책이나…


 작가가 책을 쓰는 방식은 마음에 들었다. 책을 몇 권이나 쓴 작가와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지만 필력이 아니라 글을 쓰는 방식 자체는 나와 약간 비슷하게 쓰는 것 같기도 하고… 흥미를 잃지 않도록 자기의 주장이나 사실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다른 이야기도 곁들어서 쓴다. 읽기 어렵지도, 불편하지도 않다. 술술 읽힌다. 다만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양자역학에 대한 얘기가 으레 그렇듯이 이야기의 어느 지점에서부터는 굉장히 철학적인 이야기가 된다. 채사장의 지대넓얕-제로 에서 나온 이야기 중에 개인이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는 부분이 있는데 '세상 속에 내가 존재'한다고 인식하는 방법과 '세상의 중심은 나'라고 인식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이름은 까먹었지만. 사람들은 보통 전자 쪽으로 세상을 인식하는데, 양자역학에 관련해서는 후자적으로 세상을 인식해야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양자역학의 기초가 되는 큰 개념이라도 이해(이해라기보다는 그냥 머리에 때려 넣으려면) 하려면 세상을 보는 방법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은 편하게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내가 보지 않으면, 관측하지 않으면 없는 거다'라고. 관측자인 '나'가 조금 많은 게 문제이지만. 


 양자역학 외에도 다양한 내용들 자유의지라거나 엔트로피(나는 개인적으로 양자역학보다 이게 더 와닿지 않는다), 미분 등등 과학 전반에 걸쳐 흥미를 돋굴 내용이 많다. 조금 생뚱맞긴 하지만 한국판 코스모스… 가 되려 했으나 조금 부족한 무언가 정도로 얘기할 수 있을 듯. 아마도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보는 일은 없을 것 같고… 과학에 흥미를 가져보려고 한다…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코스모스를 추천하겠지만 좀 더 한국 정서에 맞거나 코스모스와 결을 같이 하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직접적인 내용을 다루는 책을 원한다고 하면 이 책을 권해볼 만하겠다. 근데 그런 책들은 좋은게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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