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새벽에 나스닥이 오지게 떨어졌다. 젠장 내 TQQQ… 다행인 건 다우지수는 그리 안 떨어졌고 내가 갖고 있는 종목들은 나스닥과 별 상관이 없다. 지난주 금요일에 한투에서 삼증으로 증권계좌를 옮겼는데, 이관을 하지 않고 종목들 리밸런싱도 할 겸, 다 팔고 다시 샀다. 공매도 충격이 최고조였던 화요일에 팔고 금요일 장 끝나고 다시 사서 목금의 상승장을 못 먹은 건 아쉽다. 멘탈이 정상이었으면 하루 이틀은 기다렸을 것 같은데.
오늘은 꽤 오랜만에 만나는 업체와 미팅이 있는 날이다. 멀리 가기도 해야 하고, 평소 만나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그리 안면이 있는 분들을 만나는 건 아니다. 전화 통화는 그래도 가끔 하는 분 1과 그분의 윗분. 좋아하는 진한 색의 셔츠를 갑옷처럼 차려입고 나간다. 날이 꽤 더울 것 같다. 차에서 에어컨 틀어야 하려나... 근데... 목덜미가 꽤 아프네.
오늘은 SK아이이테크놀러지(이름도 길다)...의 상장일이다. 여기저기 계좌를 많이 파지 않고 한 군데에서만 청약을 했는데, 다행히도 두 주를 청약 받았다. 이 작고 소중한 내 주식을 어케 처분해야 할까 아침에 참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따상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은 느낌이었다. SK바싸때도 두 주 받았었는데, 따상떄 팔았어야 할 걸 조금 더 갖고 있다가 약간 손해 봤었다. 바싸보다 좋을 이유는 하나도 없는 주식이다. 따상 근처만 가도 팔아야지.
출근길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출근을 했는데, 도착해보니 친구들끼리는 이미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아직 종목별 시장 예상가도 잡히기 전인데. 나스닥이 그렇게 크게 빠졌으니 반도체 인터넷주들이 버틸 재간은 딱히 없어 보인다. 난 다행히도 그쪽을 모두 소액 손절치고 지금은 전혀 안 들고 있는데, 친구들은 보통 그렇지 않다. 난 다만 TQQQ…를 전체 굴리는 자금에서 보면 적은 비율이지만 여튼 한투에서 옮기지 않고 그대로 들고 있다. TQQQ를 보는 내 기분은 TQQQ를 한글로 친 것과 비슷한 기분이다. 하이닉스나 삼전 네이버 같은... 친구들이 들고 있는 주식들의 시작 예상가를 보고 낄낄거리며 놀리는 동안(흠을 추천해 준 덕에 친구들은 여튼 총액으로 보면 다들 수익 구간) 내가 들고 있던 종목 중 확신이 있는 종목들을 시작가로 조금 더 담았다(확신없는 종목은 없지만).
하이닉스, 삼전은 시작 예상 가 보다 훨씬 큰 폭으로 미끄러지기 시작하고, 내 종목들도 맥을 못 춘다. 놀부 심보지만 남에 종목 떨어지는 거 구경하는 건 항상 기분이 좋은 일이다. 문제는 내 종목들도 마냥 오르지는 않는다는 거... TQQQ…. 그렇게 낄낄거리고, 낄낄거림을 당하고 있는데 친구가 너 청약 받은 건 어떻게 됐냐며 얘기한다. 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청약은 삼증이 아니라 한투에 했다. 한투 MTS를 실행한다.
SKIET(이하 스티)는 따블은 쳤으나 상은 못 치고 있는 상황. 상은커녕 시작하고 난 후 시작가(공모가의 따블) 언저리에서 빌빌거리고 있는 상황. 이미 지금 이 상황만으로도 내가 생각하기엔 충분한 오버밸류. 오픈빨로 상을 못 쳤다면 이후 반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했다. 21~22만 원 선에서 고투 중인데, 20만 원이 깨지는 순간 매도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참... 세상 많은 게 그렇지만 주식은 더 생각대로 안 된다. 팔아야지 하고 마음을 먹자마자 20만 원 선이 깨지고 급격히 미끄러진다. 팔아야 한다. 매도를 바로 누른다. 화면을 보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평소엔 도움이 안 되던 친구 놈아 고맙다. 매도를 누르고 시장가에 작고 소중한 내 두 주를 던진다. 근데 매도에 성공했다는 메시지가 안 뜬다.
어….?
이렇게 거래가 터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가로 던지면 바로 매도가 돼야 하는데, 뭐지…? 주문이 제대로 들어갔나 정정 화면으로 들어가 보니 주문이 안 들어갔다. 그리고.. 랙이 엄청나다. 하… 한투… 또… 다시 매도를 시도하는 데 계속 랙이 걸리고, 시장가 매도를 계속 누르고 있는데 계속 오류다. 주문 가능한 수량이 부족하댄다… 아니 나…. 내 작고 소중한 스티 두주… 왜 안 팔려… 주문에 실패하고 차트 화면으로 돌아갈 때마다 5천 원씩 떨어진다. 환장하겠다 리얼루. 마음이 급하다. 그냥 21~22에서 팔 걸. 거기서 위로 튀면 얼마나 더 위로 올라간다고… 이게 내 판단이 틀리는 거면 뭐 내 탓을 하고 말겠는데, 시스템이 맛이 가서 매도가 안되니 진짜 죽을 맛이다. 주식하고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멘붕. 그래봐야 한 최대 5분 정도 지연이었을거다. 체감은 물론 기나길었지만… 그러나 그 짧은 시간 동안 가격이 시시각각 떨어지고 있으니… 결국 몇 번의 시도 끝에 주당 17만 원에 팔았다. 그래도 꽤 벌었다. 오늘 시장이 얼마나 박살 날 지 모르는데 이걸로 그나마 위안 받겠구나. 장 끝나고 보니 한투의 문제는 아니라, 거래소 자체의 문제였다고 한다. 그래도 여튼 인제 한투 안써 흥칫뿡
탈탈 털린 멘탈을 어느 정도 추스르고 오전에 이런저런 일들 보고 있는데 단톡방이 난리가 났다. 뭐... 내 종목들은 오늘 난리 난 거에 비해서 선방 중이다. 오늘 급등한 종목도 있고... 어제는 코스피보다 조금 더 오른 수준이었는데, 오늘은 코스피가 매우 큰 폭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수익이 어제보다 더 나니 시장을 꽤 크게 이겼다. 뭐 주식 하루 이틀 할 건 아니고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외근을 나간다.
날이 참 좋다. 햇살은 뜨거운데 바람은 시원하다. 참 좋은 날. 창문만 열어도 시원해서 에어컨까진 켜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러나 한 시간 넘게 꽤 막히는 길을 운전해서 가는 길. 기름이 없어서 어제 퇴근길에 내 카드로 만원치 넣었는데 오늘은 법카로 만땅 넣고 세차도 해야지. 미팅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았다. 통화하던 분이 적극적으로 우리 쪽 입장을 대변해 주셔서 내가 되려 할 일이 없었다. 굉장히 편한 유형의 미팅. 근데 이럴 거면 그냥 둘이 회의하셔도 되지 않으셨어요… 매니저님…? 그래도 사무실에 있는 것보단 훨씬 좋았어요. 기름도 넣었어야 했고... ㅋㅋ
기름 넣을 때 귀찮으면 자동세차를 건너뛰기도 하는데, 요즘은 송홧가루도 그렇고, 비가 올 때.. 비가 아니라 거의 구정물이 내리는 관계로 차가 정말 똥차가 돼서 기름 넣을 때마다 자동세차를 하는데, 오늘 한 곳은 정말 세차기 자체가 조용하고 깨끗하게 된 느낌. 소리가 크지 않아 이런 기기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음에 여기에 외근을 오게 된다면 또 그곳에서 기름 넣어야지. 하부 세차에 코팅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