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책 이지만 (불확실한 내 기억에 따르면) 등호 하나조차 안 나왔다(나왔는데 기억하지 못 할 가능성 높음). 수식에 관련된 것은 파이나 루트 같은 중학생 수준의 기호 몇 개가 전부다. 이 책은 그냥… 초 중학교에서 수학을 어려워하는 친구에게 보여주면 좋을 정도의 책. 어려운 증명이나 풀이 과정 등도 전혀 나오지 않고, 그냥 수학의 쓰임새… 현실에서 수학이 어디에 쓰이는가 정도를 알려주기만을 하는 책이다. 수포자들에게 보여주며 수학을 포기하면 이런 직업들은 평생 못할거야… 라는 의미로 반 협박 식으로 보여주면 좋을 것 같은 수준의 책. 당연히 뭐…. 책의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고 내용도 그리 새로울 것은 없다.
책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난이도의 책은 읽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가 굉장히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어려워야 하나 하면 그건 또 아니지만… 흐음… 여튼 이런 입문서 수준의 책은 보통 이미 많이 알려진 내용을 다루는데, 책을 사서 볼 만큼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그런 알려져 있는 내용들을 이미 거의 알고 있다. 그런 것들을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된 거니까. 책에선 약간의 살을 더 붙이긴 하지만 태반은 아는 내용… 그런 의미에서 보면 책 제목처럼 수학이 만만해질 수 있는 내용은 거의 없다. 수학의 쓸모… 라는 제목이 더 맞지 않을까 싶지만 이미 같은 제목의 책이 있네(내 입장에선 뭐가 먼저인지 모르지만) 심지어 이번에 책 살 때 같이 샀네. 책의 원제는 PLUSSEN EN MINNEN. 네덜란드어로 '플러스와 마이너스' 인 듯 하다. 한국어 제목보다는 훨씬 좋게 느껴진다. 책의 내용과 영 떨어져 있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저자는 (나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이름있는 수학자인데, 수학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게 하는 게 이 책을 쓴 목적인 듯 싶다. 뒷부분은 거의 아는 내용이라 뒤쪽을 읽을 때엔 별 흥미를 가지고 보지 못했다. 흥미 있는 내용은 앞쪽에 몰려있었다. 미적분에 관한 내용과 플라톤의 정사각형 문제, 나는 당연히 관련 지식이 전혀 없지만, 내가 만약에 이런 목적으로 책을 쓴다면 나라면 죽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물음을 던지고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과정으로. 언젠가 읽었던 그.. 위험한 과학책 이었나. 그런 방식으로 책을 구성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수학이 이런데에 쓰인다' 가 아니라 수학으로 이런 문제를 풀 수 있었다 하는 구성으로 책을 쓴다면 훨씬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
책에 있는 내용으로 질문을 던져본다면, 넓이가 두 배인 정사각형은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라거나 내비게이션은 어떻게 최적의 길을 찾아 줄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으로 단원들을 구성했다면 훨씬 더 즐겁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음.. 쓰고 보니 질문 해설의 난도 편차가 너무 심하지만… 여튼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 수학으로 해결했던 중요 물음, 수학을 위한 수학 그 자체의 물음이 아니라 진짜 실생활에서 쓰였던 수학들. 중요한 물음에 답했던 문제와 어려움, 오답, 해법 등을 같이 소개했다면 적어도 나는 훨씬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나에겐 그리 좋은 책이 아니었지만 책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책이 재미 있었고 관련한 다른 책을 더 읽어보고 싶다면 '대량 살상 수학 무기' 와 '틀리지 않는 법 : 수학적 사고의 힘'을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