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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날 좋은 날 (0) 2021/06/16 PM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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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참 좋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좋을 수 있나 할 만큼 좋았다. 아침에도 좋고, 점심에도 좋고, 오후에는 투머치 하다 싶을정도로 지나치게 좋았다. 조금 덜 좋아도 될 뻔 했다. 외근다녀오는길에 에어컨을 못 틀었다. 기름이 너무 없어서…. -_-;;;; 지나치게 좋은 나머지 소리를 지르고 싶어졌다. 막내에게 전화를 건다. 


내자리쪽에 에어컨좀 틀어줘라…. 젼나 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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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아침부터 좋았다. 오전 출근길엔 꽃가루가 많이 날리기도 했다. 굉장히 멋진 광경이었다. 이 멋진 광경이 사진에 담길까 싶어서 찍어봤는데, 꽃가루가 안 보인다. 동영상으로 찍어보니 선명하진 않지만 아른거리는 것이 그래도 꽤 보인다. 역시 핸드폰은 카메라가 좋아야 하나보다. 사진 찍는데엔 똥손인 내 손이나 기본 카메라로 찍어서 적용되지 않은 필터를 탓하기보다는 일단 중저가인 폰을 탓 해본다. 다음 폰은 꼭 하이엔드로 사야겠다. 좋은 폰으로 찍어도 안찍힐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장비탓이 아니라 똥손탓을 하려면 장비가 좋아야한다. 느낌상으로는 최근 몇년으로 보더라도 이렇게 하늘이 맑고 예쁜 날이 있었나 싶을 만큼 좋았다. 이런 날에 외근이나 다녀와야 하다니. 가슴이 아프다. 이런날엔 땡땡이도 치고 밖에서 광합성도 좀 하고 해야하는데… 원치않는 급히 잡힌 외근이라니. 그러나 내 기분과는 다르게 정말 오랫만에 하늘을 볼 만한 날이었다. 매일 이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꿈이 참 크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맑은 하늘을 즐기고 기대하는 것조차도 사치가 되어 버린것 같다. 


 꼭 그렇게 자린고비처럼, 당장 설 것 처럼 벌벌 떨며 에어컨을 틀지 말아야 할 정도로 기름이 적게 남은 건 아니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남은 주행거리는 대략 45키로미터 언저리. 외근지에서 사무실이 그리 멀지도 않기도 했고 이렇게까지 더울 줄 모르고 그냥 창문을 열고 왔다. 복귀 중 다리 위 교차로에서 합류하자마자 내쪽 차선을 보지도 않고 차선 변경하려고 한 분에게 여기 있다는걸 알려주는 차원에서 크락션을 한번 울려주고 어떤분이 옆도 안보고 이렇게 막 끼시는지 궁금해서 쳐다보기 시작하니 옆에 앉은 개발자가 말린다. ‘차장님 파란불입니다….’ 여튼 뭐 다 핑계지만 그러다보니 멍청하게 에어컨을 틀 타이밍을 놓쳤다. 더위가 견딜만 하다는 전제 하에 기계가 만드는 에어컨 바람보다는 자연적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맞는것을 훨씬 좋아하기도 한다. 20분정도만 운전을 했을 뿐인데도 햇살을 정통으로 받으며 가니 덥다는 말이 입에 붙는다. 아 덥다 ㅅㅂㅅㅂ… 덥다. 살 타겠다. 사무실에 거의 다 오니 동승자 왈 그냥 에어컨 틀면 안돼요….? 다왔어 임마….걍 가자… 지금 틀긴 왠지 아까운 그런 느낌. 진작 틀었으면 좋았을껄… 


 금요일 오전에 비가 온다는데, 가능하면 비가 그친 후에 기름을 넣고 세차까지 돌리고 싶지만 이렇게 계산하고 저렇게 계산해봐도 답이 안나온다. 내일은 점심약속까지 있다. 아무래도 이번엔 조금만.. 한 만원치만 넣고 금요일에 기름도 넣고 세차도 해야겠다는 계산이 선다. 지난번엔 뭔 기우제 지내는 것 마냥, 점심에 기름 넣고 오후에 비가 왔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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