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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보며 나를본다] 어떻게 일할 것인가. (0) 2021/07/09 PM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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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일할 것인가하는 방법에 대해 책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는다. 다만 자기의 상황과 경험, 자기가 느끼는 감정과 한계등을 솔직하게 기록해서 독자가 자기의 상황에맞게 대입해서 한번은 생각해 보게 만든다. 그러나 영어 제목과 한글제목이 이렇게까지 다른 책은 매우 오랫만이다. 영어 원제목은 A Surgens’s note on performance, 성과에 대한 외과의의 노트. 언뜻 생각하면 제목과는 아주 많이 동떨어진 내용이지만 책 내용 자체는 아주 좋다. 요즘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어서 그런가, 더 이입되고 생각할만한 부분이 몇 군데 있었다. 의사들이 쓴 책은 항상 어떤 처절함과 개인 능력과 시스템의 한계, 생명을 살리는 것 혹은 고통을 줄이는 것과 상충되는 이해관계…등이 뒤섞여 책을 보는 것 자체가 굉장히 흥미롭지만 이 책만큼 자기의 능력의 한계나 자기반성적인 관점에서 쓰여진 책은 없었던 것 같다. 흥미로웠다. 


 오늘 글이 굉장히 만족스럽게 써지지 않는다. ‘내글구려’병 걸린듯. 실제로 겁나 구린거 같은데.. 분량도 잘 써지지도 않고 내용도 마음에 안 드네.. 내 글로 분량 채우려는 생각은 접고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한 부분을 옮겨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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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스러운 치료를 계속해야 하나, 아니면 집으로 데려가 죽음을 기다려야하나? 사람들은 우리 의사들이 살릴 수 있는 환자와 가망이 없는 환자를 훤히 알고 있기라도 하듯 묻곤 한다. 분석가들은 종종 공공의료예산의 4분의 1 이상이 임종 전 마지막 6개월에 투입된다는 점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지 꼬집는다. 그렇다. 어떤 환자가 6개월 이상 살 것인지 알 수만 있다면 결실없는 소비는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확신도 없는 상황에서도 분명한 것은, 우리는 끝까지 싸우는 의사이고 싶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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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부분은 제도의 한계와 기회비용에 관한 문제들은 이국종교수의 골든아워나 남궁인님의 책에서도 다뤄지는 소재인데 이런 문제에 대해 각각 다른 의사들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의견을 보는것은 흥미롭다. 우리나라 의사들이 쓴 책과 비교해 많이 다른 톤이긴 하다. 하고 싶은것은 거의 할 수 있어서 그런가. 우리나라 의사들은 굉장히… 처절하게 이 시스템을 바꿔야한다는 톤으로 쓰여있는데 이 책의 작가는 그런 아쉬운 마음이 덜하다. 이 책의 작가는 그런 의료의 전체 시스템보다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태도나 마음가짐 등을 이야기한다. 동종업계 사람들을 이야기하며 불편한 부분도 있을 텐데. 제왕절개술에 대해 어디가서 아는척 할만한 내용도 알 수 있었다. 책한권 읽으면서 이런 잘난척할만한 내용 하나 배우는것도 책읽는 중요한 즐거움 중 하나인데, 그런 면에 대한 즐거움도 빼먹지 않고 잘 챙겨 준다. 


 전체적으로는 책을 읽으며 어떤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책..이라기보다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이입하게 하는 철학책 같은 느낌으로 보면 더 좋을 책. 텍스트를 텍스트만으로 주욱— 읽고 넘기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기 어렵다. 내가 처음에 그렇게 읽다가 즐길수 있는 부분을 많이 놓쳐 다시읽었음… 직간접적으로 의료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ps. 적확이라는 단어가 적절하게 쓰이지 못하고 여기저기 남발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쓰면 좀 있어보이나...? 여긴 좀 나은 편이지만... 심지어 야망가에서도 적확이라는 단어를 봤다. 이런 추상적인 상황에 쓰는 말이 아닐 것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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