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본오빠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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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근래 있던 일들(8월말) (1) 2021/08/26 PM 11:05


1. 지인 A와 B의 트러블(지난주 이야기)

 

이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별별 일이 다 생긴다. 그리 좁지 않은 필드인데, 각각 다른 업체에서 일하는 굉장히 가까운 지인 A와 B가 업무적으로 부딪힌다. A와는 호형호제(내가 동생) 하는 사이이고, B와도 굉장히 가깝게 지낸다. 문제는 B가 A에게 견적을 기대되는 스케줄보다 늦게 준 상황. 월요일에 견적요청한 것을 아직도 못 받았다는 것. B는 B대로 매우 적절한 핑계가 있다. 자기가 일 처리하라고 받은 건 목요일, 처리할 시간도 충분하게 있지는 않았고 외부 일정으로 자리도 계속 비워서 보낼 수가 없었다는 것. 금요일 오후엔 원래 A와 스크린을 치기로 돼 있었는데 B가 견적을 보내지 않아 못 나오겠단다. 그런 이야기를 하며 A와 통화하던 중에 B가 담당자인 것을 확인. B에게 내가 전화해보니 아 아시는 분이에요? 하면서 하소연 시작… 어차피 오늘 못 받을 것 같은데 그냥 스크린이나 치러 오랬더니 소심한 A 님. 혼날까 봐 그러지도 못하고… 둘이 다이렉트로 이야기하면 될 걸 전화를 몇 통을 하고 받았는지 모르겠다. 결국 금요일 스크린은 못 쳤고 B는 금요일 여섯시 넘어서 사무실에 복귀하여 견적작업하다가 7시 반쯤 못 해먹겠다며 토요일에 보내겠다고 보이콧 선언. 결국 견적은 토요일 A에게 전달되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견적에 불만이 있으면 B에게 말씀하시면 되지 왜 저한테 또 말씀하십니까 A형아… 제발 둘이 말씀해주세여 내가 B 가 준 견적 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2. 셔츠와 아침밥

 

수요일 아침. 나름 중요한 미팅이 오전 10시에 있었다. 거의 두어 달 사이에 가장 중요한 미팅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미팅.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려고 씻고 나와 옷장을 열었는데 드라이 된 셔츠가 없다. 셔츠가 적은 것도 아니고, 제취가 거의 없는 편이라 드라이 한 셔츠는 일부러 이틀씩 입는데 옷장에 드라이 된 건 없고 그냥 세탁된 셔츠만 있다. 어쩔 수 없어 입었는데 셔츠에 구김이 보여 짜증이 확 난다.


결혼한 지 10년 내내 아침밥을 못 얻어먹다가 최근에 얻어먹기 시작했는데(그래봐야 커피 한 잔에 빵, 방토, 구운 계란 정도) 아침을 커피로 시작하니 기분이 좋았었다. 근데 그날은 또 내가 씻고 난 후에야 와이프가 잠에서 깬다. 와이프는 최근에 일을 다시 시작했는데 일하랴 애 케어하려 물론 바쁘기도 하겠지만… 이런 상황은 전혀 즐겁지 않다. 아들을 케어해야 하는 시간과 내 아침밥 주는 시간은 불과 몇십 분 차이가 나지 않는데, 아들 케어해야 할 땐 귀신같이 일어나면서 나는 항상 혼자 출근 준비를 했었다. 물론 내가 케어해야 할 대상은 아니지만… 10년 내내 그랬다가 최근 한 달쯤 아침밥(이라고 하기엔 민망한)을 챙겨 먹었었는데, 오늘 모닝커피와 셔츠 두 가지가 한 번에 이러니 짜증이 확 난다. 네가 그렇지…라는 생각이 잠시 들 뻔했는데 여태까지 한 것도 잘했다고 생각을 고쳐먹는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타주는 건 그렇다고 쳐도 아무리 그래도 셔츠는 너무했다.


여튼 미팅은 아주 잘 끝났다. 꽤 불편한 이슈로 만나게 된 미팅이었는데 즐거운 분위기에서 농담 따먹기도 잘 하고 담당자들 끼린 웃으며 잘 이야기 했고 서로 만족할 해결책도 나왔다. 매일 이렇게만 일이 되면 일할 맛 날 텐데.



3. 왁싱

 

며칠 전에 또 왁싱을 했다. 이번엔 저번에 얻은 교훈을 살려 알 주머니에 찬물을 뿌려 축소시킨 후 시술을 했다. 근데… 털이 꽤 길어진 느낌이라 왁싱을 했는데 잘 안 뜯긴다. 저번에 얼마나 지났나 확인을 해 보니 아직 4주가 안 됐다. 보통 6주 이후 정도에 하는데 이번엔 왜 이렇게 털들이 빨리 자란 느낌인지 모르겠다. 야한 생각하면 머리가 빨리 자라는 거 아니었나…? 이것도 머리라고 쳐주나…?


진짜 잘 안 떨어져서 붙인데레 또 붙이고 생난리를 치다가, 결국 왁스를 붙여서 떼는 것보다 손으로 뽑아낸 게 더 많을 지경이었다. 여튼 맨질맨질한 느낌은 항상 기분 좋다. 다음엔 좀 더 긴 다음에… 6주 정도는 지난 다음에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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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원신

 

원신을 시작했다. 처음에 나왔을 때 하려다가 내가 시작하니 아들이 바로 따라 시작해서 한 계정을 같이 쓰니 하기 싫어져서 안 했었는데, 아들은 접고, 나는 리세마라된 계정을 하나 사서 시작했다. 내가 깔고 시작하자마자 아들이 따라서 하고 복귀하긴 했지만… 아들이 문제집을 답안지 보고 베낀 걸 엄마한테 들켜서 아이패드 사용권을 뺏겼다. 아들이 깨 있는 시간엔 요즘은 컴퓨터나 게임을 덜 하려고 노력하고 있기도 하지만, 여튼 꽤 쾌적하게 하고 있다. 신캐 나오면 뽑을라고 충전도 완료… 이게 너무 재밌어서 요 며칠 책도, 글 쓰는 것도 멈추고 이것만 하고 있다. 굉장히 즐겁게 하고 있다.



5. 페미니스트일 가능성이 높은 외주 디자이너

 

우리 제품 신버전이 나와서 제품 소개서를 외주를 줬다. 원래 하시던 분이 이번엔 일정이 안될 것 같다며 사양을 하셔서… 친구의 새로 생긴 여자친구에게 처음 맡겼었는데 프로의식이… 후… 어려서 그런 건지 뭔지, 마감기한도 안 지키고 약속한 퀄리티도, 분량도 아니다. 주말에도 친구랑 논 걸 뻔히 아는데 일을 하고 놀아야지, 일을 하겠다고 맡아놓고 이건 진짜 좀 아니지 않나… 나는 이런 프로의식 없는 사람과 같이 일을 할 수 없다. 근데 혹시 이거 때문에 친구가 여자친구랑 틀어져서 친구가 여자친구랑 싸우는 상황이 생길까 봐 혹시 그럴 것 같으면 그냥 어떻게든 꾸역꾸역 안고 가려고 친구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맘대로 하면서 자기가 되려 승을 내네…? 니가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나는 이런 어이없는 싸움을 피하지 않는다. 나한테 으르렁거렸으면 물어뜯길 생각은 해야지.


다음날 바로 다른 디자이너를 수배하니 새로 들어온 막내가 자기 언니도 있고 친구도 있다고 한다. 언니에게 이런저런 일이라고 소개하니 자기는 능력이 안될 것 같다며 빠른 GG. 친구에게 바톤을 넘겨 친구와 미팅을 하기로 한다. 문자로 약속을 잡고 토요일 밤에 미팅을 하기로 한다. 미팅 자리에선 굉장히 열의도 있었고, 업무 이해도도 높아 기대가 됐었는데 미팅 후에 번호를 등록하고 카톡 프로필을 이리저리 확인해보니 어…? 이분 페미니스트네…? 페미니즘 관련한 책을 들고 있는 사진이 프사에 있다. 알럽 페미니즘…?


난 페미니스트를 싫어하지 않는다. 페미나치들을 싫어하지. 그러나 페미니스트와 페미나치는 리얼루 한 끗 차이… 요즘은 그 경계도 사실 모호하다. 정상적으로 페미니즘을 외치는 분들은 페미나치들에게 배척당하니 요즘은 그런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를 꺼려 한다. 이 분이 카톡 프로필에 이런 걸 해놨다는 건 자기의 사상을 오픈함으로써 일정 정도의 어떤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이야기니, 강경 페미니스트(페미나치)일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나도 남녀평등에는 동의하고 정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정상적인 주장을 하는 분들과는 일을 해도, 페미나치와 일을 할 생각도 외주비용을 지불할 생각도 없다. 미팅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이 눈 마주치고 가끔은 웃고 농담도 하면서 이야기했는데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미팅에서 그런 느낌을 전혀 못 받았다. 여튼 기간이 촉박해 이제 다른 디자이너를 구할 수도 없다. 식겁해서 월요일에 막내에게 업무적으로 페미니스트를 소개할 때엔 그런 말을 해야 한다며 이야기하니 정말 놀란 얼굴을 하며 자기는 전혀 그런 줄 몰랐다는 대답… 친구 프로필 사진 정도는 옆으로 넘겨보지 않나…?


 처음부터 업체를 쓰면 편할 수 있겠지만 틀에 박힌 것 같은 그런 디자인도 맘에 들지 않고, 어차피 외주 비용 나갈 거 주변에 현금이 돌면 좋지 않을까 싶어 지인에게 맡겨왔고, 지금까지 퀄리티에 굉장히 만족해왔는데 이번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기우일 수도 있고 기우이길 바라지만 사실 굉장히 걱정된다. 다음 미팅은 일요일 오후다. 걱정된다, 잘 돼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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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입장에서 그런지 몰라도 뭔가 하나하나 다이나믹하니 지루할 틈은 없어보이네요
그래도 뭔가 내가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것같아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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