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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2년 1월 근황. (1) 2022/01/17 PM 07:02


1. 글에 여러번 등장했던 막내를 드디어 잘랐다. 홈페이지를 수정하기로 했었는데, 그 일 관련해서 내가 업무지시한것도 전혀 하지 않았고, 피드백조차도 반영하지 않았고, 내가 지적한 후 6시가 되자마자 하던 작업을 놓고 퇴근했다. 일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내부 작업도 아니고 홈페이지를 그렇게 놓고 가는건 말이 안 된다. 퇴근한 걸 보고 부랴부랴 내가 수정했다. 사실 이미 한달 이상 전에 작업이 됐어야 하는 건이었다. 진작 내가 할 걸 그랬다. 작업하면서 생각했다. ‘반드시 당장 자른다.’

잘라야겠다고 생각하자 머리속이 갑자기 너무나 심플해졌다. 기준에 미달하는 직원을 너무 오래 데리고 있었다. 그 아이에게 뭐라고 하는 다른 직원들에게 진작 자르자고 하던 친구들에게 그럼 기준에 미달하는 직원들은 다 자르면 되냐며 못 따라오는건 니들이 못 가르쳐서 일 일은 전혀 없냐며, 쟤 개인의 실패는 잘못 지도한 우리의 실패이기도 하다며 되려 큰소리를 쳤었는데, 그렇게 다른 직원들과 싸울일도, 능력도 의욕도 없는 애를교육시키며 받는 스트레스도 없다. 내가 니가 얼마나 일을 못하든 간에 이것만 하면 내새끼라고 생각하면서 뭔 쌩난리를 쳐도 봐주겠다고 얘기 한 게 있는데 그것마저도 하지 않았다. 사실 그때부터 어떤 계기나 핑계를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리 머지 않은 시간 내에 생길 그 핑계를.

절차는 어려울 것도 없었다. 동의를 얻기 위해 같이 일했던 개발팀, 보조금을 위한 다른 사업부, 경영관리, 대표님 모두에게 승인을 받는 데 세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회사에 그만 나워줬으면 좋겠다고, 언제까지 출근한걸로 처리 해주겠다고. 들으며 풀죽은 척을 하지만 이제는 너에 대해 알고있다. 너는 그저 말을 듣는 순간만 그런다는 것을. 그만 나오라는 말을 하면서도 마음이 그리 불편하지도 않았다. 8개월이나 회사를 다녔는데도 누구도 이 절차에서 나를 말리지도, 일체의 업무 공백이 생기지도 않았다. 내 잘못이었다. 월급도둑을 회사에서 진작 내보내지 못한 내 잘못이 컸다. 진작 이랬어야 했다.

8개월을 일했음에도 인수인계라는것을 할게 전혀 없어 통보 바로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아도 됐다. 마지막 집에 갈 때 가방을 안고 있는게 잠시 보기 짠했으나 본인이 자초한 일이다. 다음날 카톡에 아직 즐겨찾기가 되어 있어 변경된 프로필을 보게 됐다. 그 아이의 상태메세지엔 ‘Liberta!!!’ 라고 쓰여있었다. 자유. 회사가 그아이에겐 감옥이었나보다. 나도 그아이의 이름을 지우고 즐겨찾기에서 해제했다. ‘기억에 남을 폐급 김XX’

추가로. 내가 읽으라고 빌려준 책을 반납하지 않았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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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마치 거꾸로 매달린 신호등같다. 




2. 1번에서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면접을 봤다. 면접을 볼때마다 느끼지만 IT쪽 일은 허들이 정말 낮다. 물론, 허들이 낮은 대신 밥값을 하려면 허들을 넘은 후 끊임없는 배움이 필요하다. 요즘 이쪽에 인력난이 정말 심한데, 특히 우리회사같이 작은 회사에서는 더욱 심하다. 너무 극명한 구직자 우위 시장이라 전공자는 언감생심. 그냥 똘똘한 친구가 들어와 주길 바라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지난번 개발자를 뽑을땐 지원자가 그나마 두 명이라 둘 중에서 뽑아 고른게 1번의 주인공이었는데 이번엔 다행히도 타이밍이 좋았는지 열명이 넘게 지원했다.

다행이었다. 이번에는 그래도 사람을 골라서 뽑을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그중에 골라서 면접을 본 두 명에게 합격통보를 했는데 둘다 출근을 안 한댄다.
이번에 면접 본 친구들이 정말 둘이 비슷하게 괜찮아서(1번의 주인공을 뽑을 때에도 두 명을 면접 봤는데 그땐 비슷하게 안 괜찮았다) 한명에게 먼저 전화를 했는데 기뻐하는 기색이 없이 다른 면접본 곳도 남았다며 언제까지 결정해야 하냐며 물어봐서, 내일까지 연락 달라고 하고 끊었는데 끊고나니 기분이 나빠 다른 친구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 친구도 완전히 똑같은 반응. 둘다 다음날까지 전화준다고 했었는데 당연히 둘 다에게 전화는 안 왔다.

우리회사는 참 괜찮은 회사인데… IT회사 치고 정말 근속년수가 꽤 높은 편이다, 회사가 괜찮다는것을 증명하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라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우리회사가 괜찮은 회사라는 걸 들어오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거. 우리 회사 거절한 친구들은 뭐 어디 다른 회사에 취직 잘 했겠지만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나길 바란다. 흥.

세번째 면접 본 친구도 굉장히 괜찮아서 그 친구로 뽑았고, 잘 출근 하고 있다. 이번엔 지원자 수준들이 꽤 괜찮았다. 다행이다.

3. 오토바이를 사고 싶다. 매우 사고 싶다. 원래 오토바이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얼마 전 텟플릭스 털보와먹보를 보고 뽐뿌가 터졌다. 어떤 모델을 살지도 이미 진작에 정했으나 겨울에 타면 안된다고 사지 말라는 주변의 만류를 듣고 날이 따뜻해지면 사기로 결정했다. 왜 하필 겨울에 그걸 봤는지 애석할 따름. 날이 풀려서 영상으로 올라가는 날엔 ‘아 그냥 살까’ 하는 마음이 피어 올랐다가도 유난히도 추운 올 겨울 중에서도 특별히 추운 날의 칼바람을 얼굴에 맞는 날에는 안사길 잘했지라며 마음이 매우 오락가락한다.

기분 전환 겸 슬슬 타고 다니면서, 익숙해지면 부업으로 배달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내가 뭐 위험하게 타고 다닐것도 아니고… 잉여롭게 집에서 굴러다기고 게임하는 시간 아껴서 돈도 벌고 기분좋은 시원한 바람도 맞고… 괜찮지 않을까 싶다.


4. 작년 겨울쯤이었나. 정말 완벽하게 쓸일이 없지만 맥북을 산 이후로, 원래 데일리로 들고 다니던 가방에 맥북이 들어가지 않아 크로스백을 하나 샀었는데, 정말 매일 들고다녔다. 평일에 회사 갈 때에도, 주말에 카페 갈 때도, 애들이랑 나들이 갈 때에도 그 가방을 들고 다녔었는데, 너무 맨날 들고 다녀서 그런지 가방 밑단이 뜯어졌다.

그리 비싸지 않은 가방이라 가방이 뜯어진 것은… 뭐 오케이. 문제없다. 다른 가방 사면 된다. 맥북이 들어가는 크로스백은 이거말곤 없지만, 산 지 일년만에 뜯어진 가방을 다시 사고 싶진 않다. 오늘 가방이 뜯어진 걸 보고 다른 가방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방이 뜯어졌지만 문제는 가방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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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부 미팅하면서 쓰려고 애플펜슬을 찾아보는데, 펜슬을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 어디에 흘렸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쓴지 일주일 정도는 된 것 같은데… 정말 기운빠진다. 대체 어디에 흘렸을까. 일 할때 필요하긴 하니… 짭플펜슬이라도 하나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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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는 맘고생 많으셨겠습니다. 아쉬운 일도 있으면 풍족한 일도 생기실껍니다. 웹작업이라니 낯설지 않아서 더 생각이 드네요. 책은 한명 사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에 썼다고 생각...해볼수있겠죠.
즐거운 오토바이 생활되시고 애플펜슬은 당근이 있으니 고려해보셔도.. 전 항상 짭 시도하면 찐으로 돌아와서 돈을 두배로 쓰더라구요.
남은 1월 평-안하게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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