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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근황이라기엔 조금 오래된 이야기들 - 핸드폰 (1) 2022/11/17 AM 09:59



 올해 들어 핸드폰을 두 번 바꿨다. 원래 재작년에 구매한 아이폰 se2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 구매한 아이폰을 사면서 약정이 끝나는 시기, 2022년에 나오는 아이폰을 사기로 그때 와이프와 합의를 했었으니 이번에 바꾼 것은 예정에 있었다. 문제없이 예정되었던 일. 올해 초에 개인적으로는 어이없게 핸드폰을 바꾼 일이 있었는데 그것에 대해 짧게 이야기. 


 정확한 시기는 기억 안 나는데, 아마 작년 가을쯤, 핸드폰을 하나 주웠다. 아침에 출근하려고 차를 타러 가는데, 운전석 쪽의 길바닥에 핸드폰이 떨어져 있던 것. 대충 보기에 핸드폰은 깨끗했다. 정확한 모델을 알 수는 없으나 깻잎통 형태의 아이폰으로 보였고, 케이스도 씌어 있어 외관상에 문제도 없어 보였다. 이리저리 버튼을 눌러봐도 반응이 없는 것이 전원이 나간 것으로 보였다. 별 생각 없이 112에 전화를 하니 경찰관들이 5분 내로 도착할 건데 그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냐고 얘기한다. 평소 지은 죄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경찰과 굳이 대면하고 싶지도 않고, 5분 안에 온다는 말이 믿음이 가지도 않아서 옆 차 뒷범퍼 아래에 놓고 가겠다고 이야기 했다. 그렇게 출근을 하고 사무실에 도착하고 나서야 경찰관들에게 전화가 왔다. 대략… 30분쯤 후에, 5분이면 온다며 임마들아…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으나 이거저거 물어보는 게 귀찮았다. 전화 통화만으로도 이렇게 귀찮았었는데 마주하고 얘기했으면 참 많이 귀찮았겠다 생각이 들 만큼 귀찮았다. 길에 있는 핸드폰을 발견했고, 나쁜 마음을 먹은 다른 누가 발견하기 어려운 위치에 핸드폰을 잘 놓고 112에 전화한것 뿐인데 뭐 이렇게 물어보는 게 많은지.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내 핸드폰 번호는 왜 자기들이 알아야 하는지 불만스럽기도 했다. 여튼 대화 끝엔 핸드폰 잘 수거했으며 주인 잘 찾아주겠다며 대화가 끝났다. 당연히 나도 잊고 지냈다. 기억할 필요도 없었다. 주인 잘 찾아줬겠지. 


 대략 반년쯤 지난 후에 전화를 한통 받았다. 정확한 기관명은 기억이 안 나는데 여튼 분실물 센터에서 전화를 했고, 그 핸드폰의 주인을 못 찾았다는 것. 전화를 받았을 때 처음엔 굉장히  당황스러웠는데 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벙쪘다. 대한민국에서 핸드폰을 주인을 못 찾아주는 게 말이 되나? 전화번호를 걸면 찾을 수 있을 거고, 경찰기관이니 유심을 만져봐도 찾을 수 있을 거고, 핸드폰을 강제 부팅해서 찾아도 찾을 수 있을 텐데… 갑자기 한 뭐시기가 떠오른다. 아이폰은 그렇게는 못 찾을 수도 있겠구나. 여튼 본인들은 주인을 찾아주려 갖은 노력을 해 보았으나 주인을 결국 찾을 수 없었다는 것. 전화도 한통 안 왔단다. 그 통화의 끝은 어쩄든 내가 분실물을 신고했고, 분실물에 대한 권리 포기를 하지 않았으니 나에게 권리가 있다는 것. 분실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 적도 없는데, 여튼 법이 그렇단다. 착하게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구나. 그동안 내가 착하게 산 보답치고 조금 소소하긴 하지만. 


 어쨌든 꽤 길었던 그 통화의 결론은 한 달 동안 주인을 찾으려 더 노력해 보겠으나 주인을 못 찾을 경우 소득세(였나 제세 공과금 이랬나 뭐 확실하진 않지만)를 내면 그것이 내 것이 된다는 것. 정확한 모델은 아이폰 12, 검정색상 128기가 모델이고 현재 시세가 40만 원 정도로 책정되어 있다고 한다. 아이폰의 특수한 성질 상 소유권 관련하여 이런저런 애매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한 달 뒤에 다시 안내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내 입장에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 모델보다 꽤 아래 모델인 보급형 아이폰을 쓰고 있었고, 몇 번 떨궈서 액정 상태가 많이 안 좋았으니까. 달리는 오토바이에서도 떨군 적이 있었고, 케이스에 씌워져 있었으나 필름은 없었는데 떨군 핸드폰을 자동차 몇 대가 밟고 지나가서… 큰 파손이라기 보다는 전면 액정 전체에 걸쳐서 잔기스가 많았다. 


 그리고 대략 한 달 정도 뒤. 소득세 13만 원 정도와 바꿔진 그 핸드폰이 내 손에 쥐여졌다. 여러 가지 이런 저런 위험들을 얘기도 한다. 핸드폰은 초기화돼서 전달 될 것이니 데이터 복구 등 하지 마라. 개인정보 보호법 등에 걸릴 수 있다. 유심도 없을 거니 니가 알아서 구해서 써라. 굉장히 희박한 확률이겠지만 아이폰은 전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주인이 다른 나라 가서 그 핸드폰을 찾을 수도 있다(이 부분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음). 그럼 난 소득세를 냈는데 어케하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기도 모른다. 변호사 찾아라… 뭐 이런 이야기들. 한 반년 정도 잘 썼다. 마지막 부분이 께름칙 해서 중고거래로 팔지 않고 보상판매로 팔았다. 지금은 아이폰 최신 모델 쓰고 있다. 아이폰 4 이후로 처음 써보는 최신폰… 이 값 주고 살만한가 하는 물음표가 붙지만 여튼 만족하면서 잘 쓰고 있다. 카메라 화질이… 정말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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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경험이었다. 나는 잊어버리지 않고 오래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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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npowder06    친구신청

세금이 생각보다 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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