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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보며 나를본다] 리프트 오프 - 에릭 버거 (0) 2022/12/21 PM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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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본지는 두 달… 세 달 정도 됐다. 근데 독후감을 쓰려고 하니 얘가 어그로를 끌고, 또 쓰려고 하니 또 끌고… 하다 보니 업로드를 못 했다. 도저히 이 어그로가 멈출 것 같지 않아 연말이 가기 전에 그냥 쓴다. 일주일이 멀다 하고 전 세계급 어그로를 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응원하던 마음이 지금도 어느 한 구석에는 조금이나마 남아 있기 때문에, 그가 이 전 세계적 어그로를 멈추고 그가 예전에 가졌던 비전에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일론 머스크’라는 이름을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감과는 거리가 먼 마음을 가지고 있겠지만 예전에… 조금 먼 예전에는 이렇지 않을 때도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이 그를 똑똑한 개새끼나 그냥 정신 나간 놈, 글로벌 탑 어글러 정도로 생각하고 있겠지만 내 속에서 그는 그냥 똑똑한 괴짜.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가일 때가 있었다. 지금 같은 정신나간놈이 아니라, 나를 비롯한 공돌이들의 아이돌, 우상일 때가 있었다. 여하튼 그의 평가와 최근의 정신 상태가 어떻든 간에 그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뚜렷하게 그의 족적을 남겼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 된다. 이 책은 내 생각에 그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인 스페이스X에 관한 이야기다. 스페이스X의 시작과 그의 경영 마인드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은 스페이스X의 시작부터 가장 어려웠던 시절을 위주로 그리고 있기 때문에, 성공한 걸 이미 잘 알고 있는 지금은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이전에도 스페이스X에 대해 꽤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첫 발사 성공 전에 얼마나 힘들었고, 몇 번의 시도만에 성공했으며 회사 자체가 도산 직전까지 갔었던 것들을 남들이 아는 만큼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책에서는 긴장감 있게 보여주려 했던 것 같으나 그런 어려움이 내게 잘 와닿진 않았다. 책에 나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은 개인적인 큰 성공을 거두었고, 아마 평생 먹고 살 걱정들은 안 해도 될 테니까. 책에서 알게 된 가장 큰 건 이거다. ‘머스크 얘가 하루 이틀 이런 게 아니었구나’

이 책은 기자가 탐사취재를 하듯 특정한 사실 뒤에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의 인터뷰 위주로 짜여 있는데, 당연히 일론 머스크의 검수를 거쳤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쓰기 어려웠을 것이고, 안 좋은 부분을 최대한 돌려서 말 하고, 단어들을 고르고 골라서 말 한 것들이 굉장히 많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가 정상적인 경영인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당연히 그것에 대해 충분히 보상을 했겠지만, 사람을 너무 갈아 넣었다. 계속 갈려 나가면서도 주변을 의식할 수 밖에없는 사람들의 심리를 충분히 악용한 것으로 보이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그의 고용 철학 자체가 많이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물론 그의 업적을 폄훼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를 향한 세상의 숱한 손가락질에도 불구하고 그는 실제로 대단하다. 그의 인성을 욕하는 사람은 있어도 그의 능력을 욕하는 사람은 없다. 페이팔, 테슬라, 스페이스X, 스타링크 등 남들의 시선이 어떻든 간에 보통 사람은 평생을 바쳐도 해내기 어려운 일들을 여러 개나 참 많이도 해 냈고 앞으로도 뉴럴링크나 화성이주 등 대단한 성취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의 행보를 보면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다.

책의 문체 자체는 외국말을 직역한 듯한 톤이고, 기자가 쓴 글이라 그런지 책 전체가 외국 신문 기사를 읽는 느낌. 책의 구성도 시간대가 들쭉날쭉한 부분이 많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책의 모든 부분이 칭찬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나 소재가 참 훌륭하다. 책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여주듯 스페이스X의 시작부터 절망적인 세 번의 실패까지 또렷하게 보여준다. 로켓이나 우주에 관심이 있던 사람, 일론 머스크에게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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