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가 사냥꾼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새가 그물치는 자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 같이
스스로 구원하라"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 울 것이다"
"뭐...요?"
"얘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오, 대수"
내 이름이 왜 오대수냐면은
오늘만 대충 수습하면서 살자, 이래서 오대수거든"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잠깐만 잠깐만 일로 와바 잠깐
얘기 좀 해 나랑 어? 아저씨 나 여기서 내보내 달라고 안 할 테니까 응?
나 여기 왜 나 왜 뭐땜에 들어왔는지 그것만 얘기 좀 해줘요 예?
아니 사람이 알고나 갇혀 있어야지, x발 이게 두 달째 이게 뭐하는 짓이야 응?
아저씨, 아저씨 잠깐만 일로 와봐요 잠깐
아저씨, 잠깐만 잠깐만요 여기 뭐하는 데야?
아저씨, 나 그럼 나 언제까지 있어야 되는데 나 그것만 좀 가르쳐 줘!"
"그때 그들이, 15년이라고 말해주었다면
조금이라도 견디기가 쉬워졌을까, 아니었을까"
"만약에 당신이, 비오는 날 공중전화 앞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보라색 우산으로 얼굴을 가린 사내를 만나게 된다면
난, 당신이 텔레비전과 친해지길 권하고 싶다
텔레비전은 시계이자 달력이고 학교고 집이고 교회며 친구이자, 애인이다"
"그 순간은, 그저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다
아이고, 옆방 아저씬 젓가락 한 짝으로 밥 먹겠구나"
"누가 날 가뒀을까
유흥삼, 이수형이 청부했을까, 아니면 강창석
누가 됐든 기다려라, 조금만 기다려라
머리끝서부터 발톱까지, 이 지구 상 동서남북 어디서도 니 시체를 찾을 수 없을 거다
내가 잘근잘근 씹어먹을 테니까"
"누구냐 너"
"옷은, 마음에 들어요?"
"날... 왜 가둔 거냐"
"누굴 거 같아요"
"유흥삼?"
"아니요"
" 이수형이 첨부했나?
"으~응, 다른 사람"
"이종윤, 강창석, 황주연, 김나송, 박진욱, 임덕윤, 이재표, 국수란
누구야 너 누구야!
"나요 난 일종의 학자죠, 전공은 당신이고
오대수학 학자, 오대수 권위자
뭐 내가 중요하진 않아요, 왜가 중요하지
잘 생각해봐요, 인생을 통째로 복습하는 거야
학교 끝났으니까 이제 숙제를 할 차례잖아, 안 그래요?
명심해요
모래알이든 바윗덩어리든
물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예요"
"전 별종인가 봐요, 손이 굉장히 차거든요"
"저기요, 나중에요, 마음에 준비가 되면요,
그때는 꼭! 정말! 아니면 엄창!
민혜경의 보고 싶은 얼굴 알죠?
그게 신호야
내가 그거 부르면 아저씬 바로 준비 들어가 주면 되는 거에요
막상, 내가 또 결정적인 순간에 반항하고 그럴 수도 있거든요
그래도 절대 인정사정 봐주면 안 돼
기냥! 덮쳐버려!"
"열 군데건 백 군데건 상관없다
십오 년 먹은 맛을 잊을 수는 없으니까"
"맞아요?"
"'아직 씹지도 않았다'"
"AB형 손들어라
어서 가라, 피 많이 흘렸다"
"있잖아, 사람은 말이야, 상상력이 있어서 비겁해지는 거래
그러니까, 상상을 하지 말아봐
좆나 용감해질 수 있어"
"당신이 그날 일을 기억 못 하는 진짜 이유가 뭔지 알아?
그건 말이야, 그냥 잊어버린 거야
왜, 싱거운가요?
하지만 사실이야, 당신은 그냥! 잊어버렸어
왜! 남의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