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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괴담◈] (C급괴담)침실 (1) 2011/06/16 AM 07:38

139 침실 1. sage new! 2007/12/20(木) 10:23:33 id:jz394uwlo

내 친구 중에, 고미술상을 하고 있는 언덕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가게가 언덕 중간에 있어서 “언덕”.
30을 넘겨 바람 따라 살고 있는 반은 히키코모리(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오덕의 사촌정도?)다.
취급하는 것은 일단 미술품이나 골동품 종류이지만,
아마추어의 눈으로 보아도 가치가 없을 것 같은 잡동사니로 가게가 터져 나갈 지경이라 솔직히 말하면 기분이 썩 좋진 않다.


물품 종류만은 쓸데없이 풍부해서, 아주 장사가 잘 된다고는 할 수 없어도,
먹고 사는 덴 지장 없을 정도로 손님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 다양한 물품 안에서, 아무리 찾아도 발견되지 않는 물건이 있다.
미술품으로선 대중적인, 어느 가게라도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법한 물건이 없다.
돈은 없어도, 컬렉션은 많은 ‘언덕’이라면, 아무래도 반입할 수도 있는데 절대 그러질 않는다.
그게 의문이었던 나에게, ‘언덕’은 어떤 물건을 보여주었다.


140 침실 2. sage new! 2007/12/20(木) 10:25:06 id:jz394uwlo
     
‘언덕’은 금전등록기 아래에서 사방 15센티 정도의 상자를 꺼내어, 내 앞에 놓았다.
상자의 표면에는 에나멜 세공으로 만든 작은 장미가 잔뜩 붙어 있는 것이, 보석 상자 같아 보였다.

“......상자?”

“상자 아냐. 침실이지.”

‘언덕’은 검지로 상자의 옆면을 살짝 두 번 두드렸다.

“실례합니다.”

상자를 향해서 말한 후, 조용히 뚜껑을 열었다.



상자의 안쪽은 붉은 천이 쳐져 있었다. 보니까 부드러워 보이는 그 천에 싸여, ‘그것’은 있었다.
둥그스름한, 직사각형의 하얀 물체. 매끈매끈한 표면을 보니, 석고로 만들어져 있는 것 같았다.

좌우의 측면에 각각 하나, 아래쪽에 두 개, 위에 하나, 뭔가 끼워 넣을 수 있는 구멍 같은 게 뚫려 있다.
좀 더 자세히 보려고, 들여다 본 순간, 강렬한 구토 증상을 느꼈다.
그리고 목덜미에 지독한 통증이 와서, 나는 의자에서 굴러 떨어졌다.


통증은 오른손, 왼손에도 나타났다. 날카로운 것으로 계속 찔러대는 것처럼..
물론, 날카로운 것은 있지도 보이지도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가게 안에는 나와 ‘언덕’ 이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는 중에 양다리도 아프기 시작해, 서 있을 수도 없어졌다.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언덕’은 상자 속을 향해 작게 속삭이고, 조용히 뚜껑을 닫았다.

141침실3. sage new! 2007/12/20(木) 10:26:11 id:jz394uwlo
     
고통은 갑자기 사라졌다. 바닥에 넘어진 채로 멍해져 있는 나에게, ‘언덕’은 한숨 섞인 소리로 말했다.
   
“네가 빤히 들여다보니까 자길 살 손님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제 괜찮아.”
   
“....뭐야? 도대체?”
       
“그녀는 우리 가게가 마음에 들어서, 나가려고 하지 않는 거야.”(팔리기 싫어 한다는 뜻인듯)
     
“그녀??”
         
‘언덕’은 상자를 도로 넣고, 나를 일으켜 세워주었다.

“그래. 질투도 강하고, 집념도 깊어, 게다가 자기에게 파트 액세서리가 없는 것에 신경 쓰고 있지.
새로운 것을 반입해도 바로 자기 것으로 만들어 버리니까, 우리 집에서는 더 이상 취급 안하게 된 거야.”
       
“그거라면, 바로 그...”

         
나는 당황해서 머리에 손을 댔다. 끈적한 피의 감촉에 소름이 돋았다.
   
구급상자에서 비상약을 꺼내며, ‘언덕’은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그녀가 너, 마음에 든다고 하는데 말야...”

물론 그 자리에서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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