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원래 게임 할 때는 장르를 불문하고 남캐 위주로 하고
온라인 게임의 경우 가장 많이 즐긴게 와우와 블소였는데
와우는 종족이 언데드 남캐였던지라 속옷따위는 신경도 안쓰고 살았고
블소는 남캐 옷 디자인이 너무 구려서 어쩔 수 없이 여캐 권사를 만들었는데
속옷이야 어찌되었던 간에 크게 신경 안쓰고 천령의 만령의만 입혔던 것 같다.
어쨌든 블소를 할때까지도 속옷을 돈주고 산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솔직히 취존이라고하지만 캐시로 이쁜 옷을 사주는건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데 그렇다고 속옷까지? 라는 기분이었음.
…그리고 마영전을 하고 나면서 과거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마영전은 직업을 선택하는게 아니라 캐릭터를 선택하는거라 어쩔 수 없이 여캐(아리샤→린)를 하게 됐는데
그래도 자캐니까 나름 공들여 커스터 마이징을 하고 -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외모변경하고 싶다 -
처음 게임에 접속하는 순간 Aㅏ...
기껏 열심히 만든 내 캐릭터는 너무나 촌스러운 회색 내복을 입고 있었다.
진짜 추하더라.
그래도 어차피 옷을 입으면 속옷 따위 안보일테니까 괜찮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뭘 입던지 내복이 삐져나온다?
옷 밑으로 내복이 삐죽 나와있으니 내복만 입은 것보다 더 추함ㄷㄷㄷ
그래도 공략 보니까 레벨이 오를 수록 플레이트 아머를 입게 된다고 하길래 레벨이 오르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플레이트니까 당연히 온몸을 갑옷으로 가릴테니 그럼 내복은 부파 당했을 때만 보일꺼 아냐?
…나는 마영전의 부조리한 장비 시스템을 좀 더 빨리 알았어야 됐다.
열심히 키우던 린의 60제 장비가 플레이트라길래 어떤 옷인가하고 봤더니 댄싱 블레이드라는 옷인데 플레이트란다.
그래서 어떤 옷인가 봤더니 '어디를 봐도 천때기인데?' 분명히 이건 천옷인데 분류로는 플레이트란다.
그리고 이 때 알게된건데 마영전의 고렙 장비 중 상당 수는 천때기처럼 생겼는데 플레이트라고 주장하는 옷들이더라.
게다가 역시 내복이 삐져나옴.
맙소사.
그때부터 룩딸을 넘어서 추함을 없애기 위해 속옷을 사야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문제는 속옷이 정규직이 아니라 죄다 기간제일뿐더러
개성넘치는 디자인들이 많아 무장과 매치가 안되는 속옷이 너무 많더라.
다행히 vvip가 제공하는 속옷이 있어서 어찌어찌 넘겼고
지금은 온몸을 가려주는 플레이트 아머인 아마겟돈을 입고있다.
내가 아마겟돈 장비를 좋아하는 까닭도 있지만 내복을 가리기 위함 역시 아마겟돈을 입고 있는 이유에 포함됨.
사실, 능력치도 올려준다길래 겸사겸사 해서 고딕 프릴 아바타를 샀는데 역시나 내복이 삐져나와서 안보이게 설정함ㅠ
뭐 그래서 지금은 게임에서 속옷 산다고 해도 이해함. 이게 다 내복 때문임. 내복이 나쁜거임.
나도 이번 골탐 때 받은 속옷 쿠폰이 있어서 드.디.어 내복에서 탈출한다는 생각에 설레인다.
다만 선택할 수 있는 속옷에 제한이 있고 생각보다 다른 장비랑 조화되는 속옷이 적어서 고민 중.
근데 이렇게 계속 속옷들 보고 있으니 이쁜 속옷이 나중에 나오면 살 것 같네;
으, 내복 싫다.
한주리
속옷을 지르게 하는 내복.. 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