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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스토리텔링 연습 - 쥐의 몸, **의 뇌 (0) 2013/11/02 PM 06:24
쥐의 몸, **의 뇌

사고란 것은 전기적 신호의 집합체이다. 그리고 뉴런은 그것을 통과하는 전기적 자극에 의해 발달한다. 때문에 적절한 세기라면 강제적으로 뇌를 발전시키는 것은 가능하다.

프란체스 또한 수혜자였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가 남들처럼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그의 뇌는 그 이상의 것들을 생각할 능력을 갖추게 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부모님은 그가 기억할 수도 없을만큼 어렸을 때 그의 두개골을 열고서 전선들을 꽂아 넣었고 덕분에 자식이라 하는 존재로 인해 고통받을 수 있는 기회를 뿌리부터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다. 그리고 프란체스 또한 그의 부모에게서 부터 고통받을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었다.

[뇌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아]

프란체스는 자신만의 실험실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그는 아직 어른이라 하기에는 어렸고 아이라 하기에는 어리지 않은 나이였다. 그러나 그는 이미 남들이 평생가도 가질 수 없을 만한 자신만의 왕국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작은 것도 나쁘지 않고 가장 큰것도 나쁘지 않고]

크지도 작지도 않은 방 한쪽 벽을 뒤덮고 있는 투명한 디스플레이 위에 수많은 동물의 모습이 나타났다. 프란체스는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리며 천천히 생각했다. 그는 모든 동물의 장단점에 대해 차분히 생각했는데 결국 모든 사고의 끝에는 쥐만한 실험체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의 실험실에서 키우고 관찰하기에는 쥐만한 동물이 없기 때문이었다. 다른 모든 동물의 장점은 쥐의 장점 앞에서 아무런 장점도 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실례합니다, 아베르씨. 실험용 쥐를 구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프란체스는 결론에 도달함과 동시에 책상에 있는 호출 버튼을 눌러 친분이 있는 생물학자인 아베르 씨에게 연락을 취했다. 아베르 씨는 흔퀘히 프란체스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프란체스는 그의 친절한 호의에 감사하며 연락을 끊었다. 그리고는 금방 머릿속을 스친 생각을 구체화 하는것은 이정도에서 그만 보류하기로 하고 몇달동안 준비하던 논문을 다시금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가 머릿속을 스친 생각을 다시 시행하게 된 것은 그러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늦은 저녁이었다. 아베르 씨로부터 발송된 상자는 무슨 연유에선지 그 도착이 프란체스에게 오래동안 전달되지 않았고 그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에 지쳐 실험실을 나서려 문을 열었을 때 비로소 상자가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쁜 마음으로 상자를 책상으로 가져온 프란체스는 조심스레 상자를 열어 보았다. 대략 열마리 정도의 흰 쥐가 톱밥 위에서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프란체스는 확실히 자신이 쥐의 숫자를 아베르 씨에게 말한적이 없다는 것과 자신이 몇마리의 쥐가 필요한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다 그냥 그 10마리 모두를 실험에 이용해 보기로 했다.
그는 곧바로 미리 준비해 둔 실험기구들을 꺼내 책상에 올리고는 조심스럽게 수술을 시작했다. 생물학이 전문은 아니였지만 이정도 실험은 그에게 어렵지 않았다. 그는 벽 뿐 아니라 책상 곳곳의 디스플레이에 수많은 참고 자료들을 올려놓고서 마취되어 늘어져 있는 쥐의 두개골 속에 침을 박아 넣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1년동안 쥐들은 서로 각자의 공간에서 정해진 양의 훈련을 했고 정해진 양의 식사를 하고 정해진 만큼의 활동을 하고 살았다. 그들은 수없이 많은 시간을 뇌를 발전하는데에 보냈고 종국에는 수십가지 인간의 단어를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또다시 반년동안 쥐들은 문자를 배우고 단어를 문자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프란체스는 그 쥐들에게 뇌파를 이용해 디스플레이 위에 단어를 구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수십, 수백번의 수행착오 끝에 한마리의 쥐가 완벽한 하나의 단어를 만들어 냈다.

[죽음]

실험용 쥐의 수명은 고작 2년에 불과했다. 나에게 왔을때 적지 않은 시간을 살았던 쥐들은 자신들에게 죽음이 가까워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 후 10마리의 쥐들은 모두 죽게 되었다.

[2살짜리 아이보다 더 발달한 지능이었어]

프란체스는 결과에 만족했다. 이번에는 수명이 긴 녀석을 고르기로 했다. 쥐만큼 키우기 쉽고 관찰하기 쉽고, 훈련시키기 쉬운 동물은 또 없었지만 그는 그래도 그간의 노하우를 적용시킨다면 다른 동물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오랜 고민끝에 경정된 것은 앵무새였다. 기르기는 상당히 귀찮은 모양이었지만 오랜 수명이 장점이었다. 거기다 말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상당한 메리트였다. 프란체스는 결국 대형 회색앵무를 구해 실험실로 가져왔다. 이번에는 한마리였다. 쥐 10마리로 부터 얻은 데이터는 상당히 정교하기 때문에 한마리로 괜찮을 꺼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또다시 2년이 지났다. 어렵던 사육 난이도는 아베르씨 덕분에 쉽게 해결되었다. 코멧이라 이름붙힌 앵무새는 수백가지의 단어를 알고 그것을 말할 수 있었다. 또다시 1년이 지났다. 앵무새는 문장을 말 할 수 있게 되었다.

[생식이 하고싶다.]

프란체스의 당황은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코멧은 그 후로도 더 많은 요구를 해오기 시작했다. 녀석은 새장을 사용하기를 거부했고 더 많은 나무들을 원했다. 또한 혼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앵무새들과 같이 살기를 원했다. 프란체스는 그것을 거부했다. 그리고는 코멧의 뇌를 더 발달시키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뇌에서 전극이 뽑혔다. 천재 앵무새라고 할 만한 녀석이었지만 더이상의 지능은 가질 수 없을 터였다. 수술 후에도 녀석의 요구는 계속 되었다. 감당할 수 없게 된 프란체스는 결국 녀석을 동물원에 팔기로 결정했다.

다시 아무것도 없게 된 프란체스는 아쉬움에 사로잡혔다. 그는 그 창조의 행위에 집착했다. 그래서 결국 또다시 쥐를 선택하기로 했다. 그에게는 이제 전보다 더 발달한 데이터가 있었다. 2년으로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가 원하는 수준은 2년 내에 성인 남성의 지능과 똑같은 수준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고 그것은 즉 스스로를 정의하는 행위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딱 그정도의 수준이면 됬다. 그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했다. 그는 건강한 새끼를 선별했다. 수십마리였다. 그리고 아직 다 자라지도 않은 그 뇌에 전극을 꽂아 넣고 여러가지 훈련을 시키기 시작했다.

쥐는 고귀한 생물이었다. 앵무새처럼 재멋대로도 아니었고 이것저것 어려운 요구도 하지 않았다. 지능이 아무리 높아져도 원하는 욕구는 크지 않았고 작은 씨앗 한조각, 고기 한조각에 온힘을 다해 성실하게 훈련에 임해 주었다. 그렇게 1년 반이 지났다. 쥐들은 단어를 외우고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서 문장을 사용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프란체스는 그들이 자신을 정의할 수 있게 되기까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때부터 이변이 생겨났다. 사춘기라고 할까. 쥐들이 그의 요청을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을 원하는 거지?]

프란체스가 물었다. 그러나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프란체스는 결국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녀석들의 저항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결국 녀석들에게 아무런 먹이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날 밤이었다. 어둠 속에서 쥐들은 자신들을 가둔 우리를 탈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서로 협력했고 오래 전 부터 몰래 모아왔던 여러 도구를 사용했다. 그 행위는 프란체스의 예상을 훨씬 뒤어넘는 일이었다. 그리고 수많은 도구를 이용해 프란체스의 온 몸을 묶고는 그의 피부 이곳 저곳을 깨물어 그를 깨워냈다.

[무슨 짓이야!]

프란체스가 소리쳤다.

[죽음. 심판의 시간]

벽 한쪽의 디스플레이에 문장 하나가 나타났다.

[왜 이런짓을 하는거지?]

프란체스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너는 우리의 불행]

또다른 문장이 벽에 나타났다. 그 순간 프란체스는 인식했다. 그들이 자신이 생각한 것 보다 더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그리고 자신의 증명은 성공했다고. 그는 환희에 젖은 채로 쥐들에게 살해 당했다.

며칠후 학회에 1개의 논문이 도착했다. 그것은 프란체스가 생전에 오랫동안 고민하던 물리적 위상 변화에 관련된 논문이였다. 두꺼운 종이 표지 하단에 저자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공동저자 - 프란체스 윌리엄, M]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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