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바이퍼로 캐리하고 난 여운과 함께 갑자기 든 생각을 한번 읽히고 싶어서 마이피에 투척해 봅니다.
먼저 롤과 비교하는 면이 조금 있을수도 있지만 도타가 롤보다 객관적으로 더 재밌다는 말은 아니고 뭐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까요. 일단 롤 까는 글이 아니라는걸 전제로 두고싶습니다.
음, 그래서 결국, 도타만의 매력이라고 할까요? 도타는 각 영웅마다의 컨셉이 확고한 점이 재밌는것 같습니다. 뭐랄까, 약간 중2병 스러울수도 있긴 한데, 페보(얼굴없는 전사)는 죠죠에서의 더 월드처럼 시간을 멈추질 않나, 바이퍼는 상대의 체력이 깎일수록 더 강해지고, 허스카는 본인의 체가 줄어들 수록 더 강해집니다. 트롤 전쟁군주는 한놈만 때리면 공속이 높아지고, 항마사는 마법에 대항한다는 이름 그대로 마나를 태워 마법을 쓰는 지능캐들을 사냥하고 다니죠. 이렇게 보면 정말 뭔가 딱 캐릭터의 특징이되는 하나의 문장이 있는것 같은 느낌입니다.
가시 등딱지는 등으로 공격을 맞으면 데미지의 절반만 입고 (등짝! 등짝을 보자!) 벌목꾼은 나무를 부수며 이동하며, 나무를 부수며 적을 공격하면 더 큰 데미지를 줍니다. 흡혈마는 말그대로 흡혈로 피를 수급하며 죽지않고 딜을 넣습니다. 그외에 제가 도타에 입문하게 된 이유인 밤의 추격자는 밤이 되면 세고 빨라져서 말그대로 추적하며 킬을 따고 다니고, 나가 세이렌은 소설에서의 세이렌처럼 노래를 불러서 상대를 재웁니다. 이 외에도 시간을 돌리는 길쌈꾼이라던가...
물론 컨셉이 흐릿한 영웅들도 다수 존재하지만, 딱 컨셉이 잡힌 영웅들에게 제한된 숫자의 아이템들이 각각 다르게 적용되서 그 컨셉 그대로의 영웅으로 성장하게 된다는 점이 매력적인것 같습니다.
물론 다르게 말하면 컨셉을 벗어난 템을 들면 위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거긴 합니다만 (코어템의 중요도가 너무 높은게 어떤 사람에게는 안좋게 느껴질것도 같습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컨셉을 강하게 만들어주는게 재밌는것 같습니다. 정말 잘큰 페보는 죠죠에서의 디오를 보는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결국 그런 컨셉적인 부분 때문에 나는 상대를 이기고 싶어서 이 영웅을 고르겠어! 라는 느낌보다는 아 이 영웅으로 이 템을 가서 이렇게 캐리를 해보고 싶다, 혹은 어떤 서폿으로 어떤 상황을 만들어 내고 싶다 (대즐 슈퍼세이브라던가, 워록 리프레셔라던가) 라는 느낌에 끌려 도타를 실행하는 경우가 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점이 도타의 매력인것 같고요.
음, 글을 쓰다보니 내가 왜 이 글을 쓰고 있지 싶긴 한데, 뭔가 "님들! 나 도타하다보니까 왠지 얼개가 컨셉을 먼저잡고 영웅을 만든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런것 같지 않아요?" 라고 뭔가 생각하는 바에 공감을 얻고 싶어서 쓰는 것이니 평소처럼 열심히 쓰고 지우기 보다는 그냥 한번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