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어도(釣魚島). 중국은 이 섬을 '다오위다오'라고 부릅니다. 일본은 '센카쿠'라고 부르지요. 조어도(釣魚島)란 이름은 1403년 명나라 초기 <순풍상송>이란 책에 처음 등장한다고 합니다.
센카쿠의 표기는 이렇습니다. 센카쿠 열도(尖閣列島). 센카쿠란 일본인들이 이 섬을 탈취하면서 독도를 다케시마로, 동해를 일본해로 붙였듯 그들 마음대로 붙인 이름입니다.
우리가 조어도(釣魚島)라고 부르는 건 한국 입장에서 중립적일 뿐 아니라 역사적 어원도 갖는 거지요.
그러면 서방 언론에선 조어도를 어떻게 부를까요. 주로 '센카쿠'라고 부릅니다. 서방언론이 센카쿠라고 부르는 이유는 첫째 이들이 한자(漢字)를 모르기 때문이고, 둘째는 센카쿠란 이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서방언론은 쉽게 다케시마라고 하고, 쉽게 일본해라고 하지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가 중국과 일본의 영토 분쟁에 중립을 취하면서도 다오위다오와 센카쿠를 병기하지 않고 센카쿠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히 일본 편을 들어서가 아니라 보편적으로 사람들은 어떤 대상을 지칭할 때 익숙한 이름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Japan Sea(일본해)'를 'East Sea(동해)'로 고치기 힘든 이유는 영토 문제를 떠나서 <각인 문제>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 이름을 다른 이름으로 변경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일본이 만들어 놓은 이런 잘못된 <각인>들을 깨지 않고선 역사가 바로 잡힐 수 없습니다.
전쟁 성노예(Sexual Slavery)를 일본은 '정신대(挺身隊)'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한국도 위안부라고 부르기 전까지 상당 기간 동안 정신대로 불렀습니다. 정신대란 '자발적으로 몸을 바치는 부대'란 뜻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현재 부르는 위안부(慰安婦)란 무슨 뜻입니까. 위안을 주는 여성이란 뜻입니까? 위안부의 정식 명칭은 종군위안부(從軍慰安婦)고, 이 역시도 일본이 만든 명칭입니다. 정신대와 마찬가지로 위안부란 단어에도 강제성을 찾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한국인들이 전쟁 성노예를 이렇게 위안부로 부르는 이유는 피해 당사자들을 성노예로 불러야 하는 불편한 어감 때문이라고 합니다.
AV는 포르노고, AV 배우는 포르노 배우고, 아오이 소라는 포르노 배우입니다. 성폭행은 강간 또는 강간 치상, 강간치사고 성추행은 준강간입니다. 유엔은 'Rape(강간)'를 삽입행위 여부를 따지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모든 성적인 행위를 Rape(강간)으로 규정합니다.
동양 사회가 근대 서양문물을 받아 들이면서 많은 용어들이 일본식 이름으로 만들어 진 건 다 아실겁니다. 그렇게 한번 정해진 이름은 고치기 힘듭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동양의 문물이 서양으로 전파될 때도 역시 일본을 거쳐 나갔단 거지요.
일본이 동양문화가 서양으로 나가는 창구 역할을 하면서 동양의 문화는 철저하게 일본에 의해 왜곡된 채 서양에 전달되었고 그렇게 한번 각인된 서양의 동양에 대한 인식은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서방 사회에 광범위하고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동서양의 창구를 독점하면서 동양의 모든 걸 훔쳤습니다. 일본이 지금 이렇게 발악을 하는 이유는 이 지위를 잃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한국은 OECD 국가 중 기술무역수율 하위국가란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한국은 20세기 산업화에 후발 주자기 때문이지요. 수출을 많이 하면 기술 수입도 늘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20세기는 기계 전기 전자 산업의 시대였습니다. .
기계 전기 전자 산업시대에 서양의 카피캣으로 호황을 구가했던 일본이 지금 활력을 잃은 건 단기간의 불황이나 엔고 등 국제 경기 상황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20세기의 동력이 기계, 전기, 전자 산업이었다면 지금 21세기는 IT 산업 시대로 넘어 가고 있습니다. 아니 이미 넘어 갔지요. 그런데 일본은 이런 IT 산업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여전히 굴뚝 산업은 경제의 중심 축을 이루고 있지만 규모의 문제일 뿐 이미 경제 발전의 동력으로서의 역할은 잃었지요. 굴뚝 산업으로는 더 이상 혁신을 이룰 수 없단 뜻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박종우 선수의 독도는 우리 땅 세레모니로부터 촉발된 한국의 안티재판 흐름에 대해 구로다 가쓰히로의 '어려운 일본'을 이해해 달란 호소는 단순한 립서비스만은 아닙니다. 이미 시대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반일시위의 폭력성에 대해 우려를 하는 분들이 계신데, 중국의 반일 시위가 저렇게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으면 서방 언론들도 조어도를 센카쿠라고 부를지 다오위다오라고 부를지 중립적인 명칭으로 조어도라고 부를지 한번쯤은 다시 생각해 볼 겁니다. 다케시마를 왜 한국인들은 악착같이 독도라고 부르고 일본해를 왜 동해라고 부르는지 생각해 볼 겁니다.
미국 정부 발표를 담는 인터넷 공식 싸이트를 보면 위안부를 '전쟁 성노예(Sexual Slavery)'로 부릅니다만, 동시에 괄호 안에 'Comfort Women(위안부)'로 불리기도 한다고 적어 놓고 있습니다. 이 Comfort Women이란 단어는 한국이 자신들의 피해자를 '성노예(Sexual Slavery)'로 부르지 않고 위안부(Comfort Women)로 부르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스스로를 위안부라고 부르니 미국 국무부도 그렇게 덧붙여 정의하는 것이지요.
지금 중국의 반일 시위는 단순히 영토 문제만으로 보는 시각 이상의 가치와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많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근대화와 산업화의 후발주자들이었기에 2차세계대전의 전후처리와 동아시아 전후질서 재편과정에서 완전하게 소외되었습니다. 동아시아의 전후 질서란 승전국 미국과 전범국 일본의 협력으로 만들어 진 매우 잘못된 질서입니다.
미국은 동아시아 역사를 무시한 채 만들어 진 잘못된 전후처리와 질서를 계속 유지하며 일본이란 하나의 축으로 끌고 가려 하는 한 동아시아는 늘 불안정하고 분쟁이 끊이질 않을 거란 사실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미국이 이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한국과 중국은 미국과 서양에게 분명하게 경고해 주어야 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근대의 후발주자로서 이제 비로서 산업화되고 봉건주의 체제를 벗어나 근대적 민족주의 국가, 국민과 민중이 권력의 주체가 되는 공화국으로 발전함으로써 잘못된 전후처리 역사를 반드시 바로 잡으려 하는 거지요. 한국과 일본, 중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아시아 국가와 일본의 관계가 따로 따로 있는게 아니라 그 동안 잘못된 전후처리로 생긴 잘못된 동아시아 질서를 새로운 질서로 대체해야 한단 뜻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패권적 지위도 전략적 이익도 결국 잃게 될 겁니다.
역사적 전통을 잇는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가 마련되지 않고선 동아시아의 분쟁은 끝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일본이 만들어 놓은 서양의 동양에 대한 왜곡된 인식들도 결코 고쳐지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은 동양을 훔친 국가입니다. 그들은 동양을 훔치기 위해 <식민지사관>과 <반도사관>을 만들어 내며 역사를 날조했고, <대동아공영권>이란 개념을 만들어 무력으로 동아시아와 태평양 국가들을 침략 수탈했으며 중국과 중국인을 <동아병부(東亞病夫)>로 서양에 각인 시켰습니다. 이제 일본은 그들이 지난 세기에서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훔친 장물들을 내 놓아야 할 때입니다.
일본이 아시아를 훔친 장물을 내 놓지 않는다면 때려야 하고, 한국과 중국은 미국에 분명하게 경고해야 합니다. 일본과 일본인들은 여전히 식민지 사관과 반도 사관에 젖어 있는 국가며 사회입니다. 일본은 과거로부터 전혀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제국주의 근성 그대로입니다.
KPop의 JPop化 논란 그리고 싸이에 대한 집요한 비난 선전 등은 서양의 카피캣으로서 아시아를 훔친 일본이 자신들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지금도 얼마나 저열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집단인지 쉽게 알 수 있는 사례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