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터뷰는 2005년경 딴지일보 총수가 행한 것입니다.
데와라키 켄은 두 가지 점에서 유명한 분인데, 05년 훨씬 이전부터 한국영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관련행사를 주도했었던 분이며, 동시에 일본 우익보수들이 일본의 교육을 망쳤다는 아우성을 쳐대는 이른바 "유토리(여유) 교육"을 주도했던 핵심적 인물 중의 하나였지요. (사방에서 유토리 때리기를 해댔습니다만 십수년간의 준비를 거쳐 이뤄진 교육개혁안이기 때문에 개망나니 우익보수들이 똥을 퍼붜도 일본 교육에서 유토리의 기본은 여전히 강하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권력자자와 그 주변 주둥아리들 말 몇마디로 조변석개하는 우리네 사정과는 다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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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운데 일본 한류 관련 언급 중 재밌는 부분을 발췌했습니다.
부장: 몇 번을 물어보셔도 거기에 대해서 답변하는 일은 참 즐거운 일이고 기쁜 일입니다.
총수: 그래서 자꾸 물어보는 건데, 일본에서 문화를 담당하는 관료로서, 또 개인적으로 문화에 관심이 있는 자연인으로서(그는 2004년 한 해 동안에만 한국영화 70편을 스스로 구해 봤다고 한다) 한국문화가 일본에서 갑자기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 얘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부장: 일본 국내에서 한류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라고, 정부로서도 한류에 대해서 언급을 할 수 있는 책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입장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말씀을 드리기 전에, 그 한류붐이란 사실을 한국인들이 잘 못 믿는다, 의구심을 갖는다고 하셨는데 제가 목숨을 걸고 증명을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금 한류붐과 비슷한 종류의 붐들은 수시로 일어나긴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일본에 태어나서 50년 동안 여러 붐들이 일어났었지만 지금까지 무엇하고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게 크고 깊고 넓습니다. 그 근거에 대해서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른 붐과 차별화되는 것을. 일단 개인적으로 봐도 주위에 한류 붐을 계기로 해서 한국어에 대해서 공부를 하기 시작하고, 뭔가를 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다른 부분들하고 차이를 둘 수 있는 것은 누가 붐을 이렇게 제공한 것이 아니라는 거죠.
총수 : 기획된 것이 아니다?
부장 : 그렇습니다. 기획된 것이 아닙니다. 언론플레이를 통해서 붐을 조성한 것도 아니고, 광고대행사 쪽에서 상품을 팔아보려고 기획한 것도 아니고 정부차원에서 축구 붐을 일으키려고 주도한 것과 차이가 있죠. 그리고 또 이번의 붐의 경향이 다른 것이, 지금까지의 붐은 도시에 발생하고 지방으로 퍼졌는데 이번 붐은 지방에서 먼저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이유는 지금까지 일어났던 모든 붐들이 젊은 사람들이 주도가 되고 그것이 다른 세대에게 전파되었는데, 이번에는 중장년층이 먼저 중심역할을 했고 이것이 젊은 층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네 번째 특징은 지금까지 붐은 수동적이었다면 이번 붐은 능동적이라는 겁니다. 이번 붐을 통해서 한국어를 배워보자, 한국음식을 먹어보자, 한국으로 가보자 이런 식의 능동적 행동패턴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행객이 많이 늘어난 걸로 알 수 있겠지만, 베컴이 한 때 유행했지만 베컴을 보고 영어를 배운다든지, 영국에 가는 사람이 늘어난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훌리오 이글레샤스도 마찬가지고.
아까 지방에서 도시로, 중장년층에서 젊은이로 라는 말의 근거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번 한류붐의 최대콘텐츠는 역시 겨울연가입니다. 그런데 겨울연가는 처음에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을 때, 작년 가을부터 방송했는데, 처음엔 지상파가 아니었습니다. NHKBS(위성)에서 방송을 통해 알려졌고 4월 달부터 지상파로 방송되었거든요. NHKBS는 젊은 사람들이 잘 안보고 도시 사람들이 잘 안보는 채널입니다.
사실 한류 붐은 한국인들에게 있어서도 대단히 기쁜 일이겠지만 사실 일본 사람들에게도 기쁜 일입니다. 왜냐하면 여태껏 말씀드렸던 4가지 요건이라는 것이 일본사회에서도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이고 보수적인 생각들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 사건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기쁜 것이, 저와 적대관계에 있는 보수세력이나 마초적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한류 붐을 굉장히 씁쓸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난 번 19일날 시나리오작가 협회 심포지엄 때는 안타깝게도 거기에 참석했던 나이든 일본 시나리오 작가가 "바보같은 일본 여자들"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총수 : 하하 일본에서요?
통역 : 아니, 서울에서요. 일본 영화제때.
부장 : 그러니까 보수세력의 아저씨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들이 일단 여성, 여성 들 중에도 분별력 있는 중장년층 여성, 이 사회가 뭔가 잘못됐다 생각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여성들을 가장 싫어합니다. 그 분들이 싫어하는 그 여성들이 중심이 돼서 하는 심포지엄 같은 것을 전국 곳곳에 찾아다니며 참석하고 집회도 참가하시는데, 거의 모든 여성분들이 한류열풍에 물들어 있습니다.
일본에서 한류 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느냐 부정적으로 평가하느냐는 그 사람이 서 있는 위치나 그 사람의 생각 그 사람의 현주소의 반영이라고 생각하는 데 저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한류 붐은 일본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힘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어준씨니까 말씀드리자면 가장 큰 포인트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특별한 관계에 있었던 한국에서 온 문화들이 일본에서 붐이 일어났고 그리고 정말 솔직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자체가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장 : 사실 사회가 변화하려는 시점에 적시적소에 겨울연가라는 훌륭한 콘텐츠가 출현했다는 게 계기가 되었지만, 이만큼의 붐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다른 배경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일본인들에게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본 사람들은 보통 스테레오타이프적 의식을 가지고 있다 말할 수 있는데,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중장년 여성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틀에 박힌 가치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전업주부로 있으면서 일본사회의 전형인 회사문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젊은 남녀들은 획일적인 교육을 받아 사고방식조차도 굉장히 획일적일 수 밖에 없는데, 그래서 지금 일본에서 가장 힘 있고 파워 있는 집단이 바로 아줌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지금까지는 굉장히 참고 조용한 부류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한류 붐을 계기로 해서 나는 욘사마가 좋다, 난 한국으로 가겠다 이런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그분들이 한국에 갔다오면 일본에서는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가하고 NGO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좋은 현상들이 남자나 젊은 사람들에게 전파된다면, 일본사회를 위해서도 긍적적이고 좋은 변화라고 밖에 할 수 없습니다. 어떤 아저씨들은 바보같은 아줌마들이라고 비판을 했지만 사실은 알고 보면 바보같은 아줌마들이 아니라 굉장히 똑똑한 아줌마들이라고 전 생각을 합니다. 욘사마에 열광하는 아줌마를 비판하는 아저씨들은 두 가지 이유로 그 현상을 무서워 한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여자들이 능동적으로 뭔가 참여하고 활동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거죠. 여자는 다소곳하고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죠.
그리고 또 두 번째는 일본 언론사나 보수 세력들은 한국을 근본적으로 멸시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신들이 떠받들어 줘야 할 여자들이 자기들이 멸시하는 한국에서 온 것에 열광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거죠.
일본의 공무원이 한국의 매체에서 이렇게 발언한다. 인상적이다.
총수 : 남자와 기득권의 공포군요?
부장 : 그렇게 열중하고 있는 여자들이 싫은 거죠. 일본에서 가장 혁신적인 세력이 아줌마 층인데 근본적인 모순이 남자들에게 있는 것이 미국은 일본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무지하게 관용적이고 톰 크로즈에 열광하거나 옛날에 한때 아놀드슈와제네거를 슈와짱이라고 열광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관용적이죠. 일본은 그만큼 획일적인 미국일변도의 사고에 잠식되어 있는데 극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번에 이라크전쟁이 한류열풍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왜냐하면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남자들은 따를 수 밖에 없다, 미국이 하는 일이니까 따를 수 밖에 없다..
총수: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훨씬 쉽게 힘의 논리에 복종하니까...
부장 : 북한문제도 있고 미국은 어차피 거역할 수 없다.. 남자들은 이렇게 생각하는데 여자들은 본능적으로 이건 좋지 않는 일이다, 이건 아닌 게 아닌가 의문을 가지죠. 그게 무의식적으로 연결고리가 있지 않을까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여성들이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구에 일본 남성들이 NO라고 말하지 못하는 걸 지켜 보며 일본의 남성성 일반에 대해 실망하고 결핍을 느끼고 있었고 그 공백을 적시에 점령한 것이 겨울연가라는 건데.. 놀라운 분석.
물론 일본에 형편없는 남자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 중에서도 이런 여자들에게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예를 들면 경제계 탑이라 할 수 있는 토요타 그룹의 오코다 회장님도 겨울연가 대 팬이시거든요. 그렇게 솔직하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올 해 1년 동안에는 한국과의 문화교를 추진해왔습니다만 이건 제 변덕으로 인한 것이 아니고 월드컵이 시작하기 전 2000년 쯤해서 이런 생각들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모임들이 있었습니다.
일본의 젊은 관료, 정치가, 문화인 중에는 미국일변도의 상황자체가 뭔가 잘못됐다는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아시아로 시각을 돌리기 시작했고, 그 중에서도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변화하기 시작한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고 그들하고 통할 수 있지 않을까 여러 직업이나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그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그런 새로운 사회를 만들자, 실현시키자 기약을 해왔고 각자 입장에서 그런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외무성의 관료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올 땐 아직 비자가 필요한데 그걸 철폐하기 위한 것을 목표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만화가는 작품 속에서 아시아의 근현대사를 그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통산성에 있는 관료는 축구를 할때 한일 월드컵때 그것을 성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현재는 시라따라는 친구인데 관료를 그만두고 일본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취임을 했습니다.
2002년 당시에 저는 교육을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일한국인에 대한 교육차별에 대한 개선을 노력을 했었고 현재는 문화청에 있기 때문에 문화교류에 그런 뜻을 반영시킬수 있는 거고, 각자 외무성에 있는 친구들과 협력하면서 일을 또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일들이 국민의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거나 국민의 지지를 얻을수 없는 것이라면 저희가 그런 일을 추진해선 안될테고 할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대다수의 지지를 해줄거라는 믿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렇단다. 이 양반 우리 정부가 개인적으로 지원해줘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다.
총수 : 아까 이라크 말씀을 하셨을 때, 이라크에 대응하는 일본엘리트들에 실망한 아줌마들이 집단적으로 남성 일반에 대해서 상실한 어떤 신뢰에 대해서 결핍감, 공복감 같은 걸 느끼다가 그 타이밍과 맞물리며 욘사마가 그 공백으로 들어온 것 같다.. 전 이렇게 이해했거든요.
부장 :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라크전쟁이 어떤 하나의 계기가 될수 있다고 볼 수있는 게, 제 주변의 여자분들도 특별히 정치활동을 하거나 평소 사회의식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할지라도 뭔가 굉장히 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는 소회를 피력 했었습니다. 이건 근데 결코 대신문이나 주류언론을 통해서 올라오지 않는 작은 목소리들이죠.
아사히신문의 경우에는, 그것도 일종의 굉장히 보수신문인데... 이라크전쟁에 대해서는 무조건 반대, 일본은 평화국가이니 반대. 그런데 이런 소리는 완전 머리속에서만, 이념적으로만 생각하는 것들이고 신문지상을 통해서 말만 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만...
여성분들이 생각하는 건 남자들이 생각하는 거 하곤 좀 다른것 같습니다. 일단은 아이들이 거기로 군대를 보내지면 어떡하나.. 그 이전에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지금 말씀하셨지만 한국드라마가 들어오면서, 미국에서 들어온 것도 아니고 자기들이 혐오하는 어떤 종류의 일본 것도 아니고, 거기에는 뭔가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아주 평화로운 세계가 그 드라마 속에 있었다 그래서 거기에 반응한 것이 아닌가...
미국에서 만드는 전쟁영화나 미국영화들은 전쟁을 정당화시키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한국작품 같은 경우 <겨울연가> 비롯해서 영화도 요새 이야기되고 있는데 <태극기 휘날리며> 를 통해 그려지는 6.25는 전쟁의 비참함이라던가 불합리함, 슬픔 같은 것이 그려져 있었고 전쟁을 정당화한 것은 아니었죠. <클래식> 같은 작품의 경우 월남전에 참전하면서 한국 젊은이가 실연의 아픔을 안고 월남전에 참전하는데 어떤 자기가 죽을지도 모르는 공포보다 누군가를 죽여야 된다는 공포가 거기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일본인들이 전쟁에 대해서 혐오감을 가지고 있거나 뭔가 이건 아니다 하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통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드라마를 너무보면 일본서도 좆같은여성부가 생길가능성이있어서
우익들이나 고위층남성들이 한국붐을 싫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