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10년 전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사는 성남 수정구의 한 동네에 교회를 열었다. 젊은 시절 쇠약해진 몸을 신앙으로 극복했던 김씨가 뒤늦게 신학대학교에 입학, 마흔 살에 졸업한 뒤 마련한 개척교회였다. 행려자가 있으면 교회에서 이들을 재우고 고령의 이웃이 있으면 교회 차량으로 집에 데려다 주는 등 종교를 넘어 이웃을 향한 봉사활동에 힘썼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 동료목사는 "종교를 떠나 베풂 그 자체의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회 운영은 쉽지 않았다. 김씨의 교회는 교인이 10여명에 불과해 고정 수입조차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고 결국 김씨는 2년 전 교회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 결국 김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3년 전 대리운전 일을 시작했다. 밤낮을 마다하지 않은 노력의 결과로 김씨 가족은 지난해 판교IC 인근 13평짜리 임대아파트에 거주하게 됐고 남은 빚도 거의 다 청산했다.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김씨는 허망하게도 불의의 참변을 당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