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여의도의 새누리당 당사의 집회를 보러 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멀리서 확성기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기에 찾아가봤습니다. 여의도 공원 방향이더군요.
본질이야 어쨌든 문구만큼은 참 거창합니다.
KDB 산업은행 건물 앞 광장에 사람들이 몰려있더군요. 임시 무대를 가설하고 안에 플라스틱 의자를 대거 들여놓은 상태였습니다.
보수를 주는데도 불구하고 참가하는 집회의 인원이 압도적으로 밀리는 것에 대한 정신승리가 돋보이는 문구입니다.
한 때는 그들에게 있어 유일한 언론이었던 조선일보에 대한 믿음이 꺾인것이 충격이었던 것일까, 새로운 애국 언론의 창간 필요성을 강변하고 있네요.
위의 사진에서도 느꼈겠지만 차려놓은 의자의 수에 비해 참가자가 참 적었습니다. 정말 반 이상은 비어있더군요.
정말 글귀 만큼은 용감무쌍합니다.
구국 기도회라는 거 보니 개독교 측에서 주최를 하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목청을 울려대는 연사의 발언 중 기독교 신앙이 어쩌고 하느님이 어쩌고 하는 소리가 있더군요.
이야기를 들어보면... 뭐, 다들 예측이 가능한 범위 안입니다. 좌편향된 교수들의 제자가 전교조 교사와 교육감이 되어 많은 이들이 열심히 만든 국정화 교과서를 거부하는 반역적인 행위를 한다느니, 박원순, 문재인을 종북 빨갱이로 몰아가며 핏대를 새운다느니, 대통령을 수호해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느니 하는 등... 일반적인 수꼴 틀딱들의 전형적인 래퍼토리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무대 뒤에서 충돌이 있었습니다. 젊은 커플 중 여자 쪽이 이 집회를 비난하자 여기 저기서 틀딱들이 달려들어 몸으로 밀치고 욕설을 하더군요. 이에 남자친구 쪽에서도 항의를 하면서 언성이 격해지다가 결국 주최측에 의해 커플이 쫓겨났습니다.
정말 난 저렇게 늙지는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더 이상은 못 들어줄 거 같아서 광화문으로 향했는데...
김병장님이 계셨습니다.
나이를 먹으려면 이렇게 먹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