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9개월 전 쯤 아버지가 췌장암 진단을 받으셨는데, 곧장 암 전문의를 만나 항암 치료를 시작했습니다.
(폐 조직 검사를 하니 "췌장암 조직"이라 나와서... 다른 곳으로 번졌다는 거니 4기죠.)
치료 몇 텀을 1월말 즈음 마치고 긍정적인 결과가 보여서 체력 회복할 겸 한 달 쉬고 다시 하려했는데...
이때까진 좋았습니다.
원체 감기 한번 안 걸리던 사람이라 췌장암 걸린 거 맞나? 싶을 정도로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 빠지고 체력 좀 떨어진 것 외엔 뚜렷하게 아픈 곳 없이 집안일도 멀쩡히 하셨고.
그런데 이 쉬는 한달 동안 항암제가 안 들어가니 몸이 날듯이 좋아져야 됐습니다만
계속되는 두통에 컨디션이 통 안 좋아서 치료를 미루다가 점점 잠자는 시간이 길어지더니
1주일 전부턴 갑자기 혼자 걷지도 못 하고, 멀쩡했던 입맛도 없어진데다 구토까지 하며, 온종일 끙끙 앓게 되었습니다.
(이 사이 병원도 몇 번 갔습니다만 CT나 MRI 상에선 아무것도 안 보인데서 그냥 귀가 조치...)
암 전문의가 "이건 뭔가 있다. 췌장암 때문에 아픈 거면 배에 복수가 차고 그래야 되는데. 소개하는 병원에 가봐라" 해서
가서 검사 받았니... 뇌에 종양으로 보이는 게 세 개 있다네요.
이걸 의사에게 제가 먼저 듣고는 마침 어머니는 자리를 비우셨던 참이라
어쩔까 하다가 아버지께 직접 말해드렸습니다.
충격 받아서 눈이 휘둥그레지는 모습이 꿈에 나올 것 같더군요.
내가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했나, 어머니께 먼저 말씀드리고 말했어야 되었나 싶었지만...
어머니가 그 모습 안 본 게 다행인 것 같네요.
아버진 워낙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으셨던지라
췌장암 진단 받고도 담배 빡빡 펴대고, 당뇨 있으면서 식단 관리도 안 하고, 운동 조금씩 하라해도 고집부리고 안 했으니 뭐...
"나는 다르다"며 눈돌리지 말고 건강할 때 관리를 해야되는 것 같아요.
저희도 식사 하시면 계속 화장실가셔서 검사받다가
대장소장 위장 다 이상없는데 간 검진받다가
담도암4기 받으셧죠 췌장 간담도쪽이 보통 이런식으로 검사 받다 발견된다구 그러네여 가장 난해한 암이라구 그러네여 마음 심난하시겠네여 위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