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 영화 기준으로 꽤 괜찮네요. 무난함 이상. 블랙팬서보다 나음.
주인공이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 여러 사건을 통해 되짚어가는 방식의 플롯이라 흡입력도 있고 개그도 적당히 터뜨려줌.
다만 메인 빌런이 딱히 없어서 솔로 영화라긴 보단 어벤저즈의 프리퀄이란 느낌입니다.
그냥 장단점 무관하게 생각나는대로 눈에 띄는 점을 몇몇 짚자면:
1. 룰리웹의 최대 관심사인 PC 요소는 약간 있으나 범벅은 아님.
약간 스포지만 예제를 들자면 아래 정도.
(적군이 후퇴하며)
"We are going to come back for the weapon." (무기를 회수하러 반드시 돌아올 테다.)
"The core?" (코어 말씀이신가요?)
"The woman." (여자.)
(후반 캡틴 마블이 남자 상관에게 승리한 후)
"I don't have to prove you anything." (내가 당신에게 증명해야 될 건 아무 것도 없어.)
2. 마찬가지로 브리 라슨 외모로 말이 많았지만 내용상 너무 미형이었으면 사실 안 어울렸을 역할임.
적당한 미모라 보네요. 다만 논란의 그 못생긴 얼굴은 한 세번 정도 나옴...
3. 지구에 불시착한 캡틴 마블이 통역기로 대화하는 걸 보여주는데
특정 물건을 지칭하는 단어나 단위가 들어가도 거리낌없이 대화가 됨.
...사실 이건 지난 MCU 영화도 그랬지만 이번엔 서슴없이 나옵니다.
다른 별에서 살던 사람이 년 단위를 쓴다든가 하는 건 아무래도 좀 어색함.
4. 이야기의 무대가 1995년이라 팝컬쳐 언급이 좀 있음.
넷플릭스에 밀려서 망한 블록 버스터 비디오 체인점이라든가,
전자기기 소품을 팔던 라디오 섁, 게임보이 구동음, 90년대 영화 제목들, 윗도리를 허리에 둘러매는 패션.
5. 시사회에서 언급된 "고양이"는 확실히 씬 스틸러.
맨인블랙의 오리온 고양이보다 등장 및 역할이 많음.
닉 퓨리... 그렇게 안 봤는데.
6. 닉 퓨리가 장렬한 전투 끝에 어떻게 눈을 잃는지 알 수 있음.
영화 핫 텁 타임머신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중 내내 간을 봅니다.
7. 자막은 의역이 좀 심합니다.
고유 명칭이 많이 나와서 오역이 있을 요소는 적지만
That's what I am talking about. = 제법 쓸모가 있군.
상용구를 좀 편한대로 적어놓은 게 보임.
MCU 영화가 다 그렇지만 표값은 함.
엔드 영상과 쿠키 영상만으로도 볼 가치는 있었네요.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