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 테이크아웃하러 갔는데
점포 바깥에서 기다리는 사람 중 백인으로 보이는 한명이 말을 걸더군요.
...미국선 (적어도 LA에선) 낯선 사람에게 말붙이고 노닥거리는 게 드문 일은 아닙니다만 (특히 백인들)
걔중에는 정서불안증인지 필터링 안 거치고 아무 말 하는 사람이 가아아끔 있습니다.
대뜸 대고 "Keep your eyes open."이라고 두 번 말하더군요.
두 손으로 눈 뜨라는 제스쳐도 한 것 같지만 순간 벙 쪄서 이건 불확실...
그리고 "We're on your side."라고 하고선 또 뭐라 한 것 같은데 그냥 고개 돌리고 안 들었습니다.
최근 일어나는 동양인 혐오 때문에 자기 딴엔 배려한다고 그런 것 같은데 저로선 기분 나쁘죠. 동양인 보고 눈 작다고 한 셈이니.
(점심 때라 눈부셔서 찡그리고 있었던 것 같지만 쌍꺼풀도 했는데 ㅅㅂ)
게다가 "우리"는 네 편이라니 미국서 20년 넘게 산 시민인 난 그 "우리"에 안 들어가는 거냐고.
그러다 제가 안 받아주니 조용히 있다가 금새 또 다른 사람에게 말걸더군요.
해꼬지할 의도야 없었다고 해도 인종으로 그렇게 인식한다는 게 새삼 좀 무섭던.
미국 살면서 눈 갖고 걸고 넘어진 건 이게 두번째가 되겠네요.
처음은 고등학교 때 눈부신 여름날 버스 정류장에서 갱스터 시늉하는 껄렁거리는 흑인 애들에게
"왜 눈 감고 서있냐, 앞은 보이냐" 라는 식으로 조롱 받았습니다만
근처에 있던 흑인 어른분이 "어디서 좉밥 같은 색히들이 갱스터 시늉하며 시비냐"며 바로 커버해주셔서
험한 꼴은 안 당했었네요.
아무리 LA라도 인종 간의 구분이야 분명히 있지만,
한국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사람 대우 받은 기억이 많기에
이런 인종으로 선 가르는 듯한 직접적인 언급은 익숙치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