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베르는 왜 자살을 선택 했는가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수 있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장발장 입장에서 자베르는 자신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원수나 다름없는데
위기에 빠진 자베르는 장발장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되었다.
이 은혜의 경험, 용서를 받은 경험이 자베르가 이제껏 살아오는데 근간이 되는 자기 신념, 가치관, 정체성을 뒤흔들어 놓았고
장발장에게 목숨을 빚진 사람으로서 차마 장발장을 체포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되면서 평생 원칙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이 스스로 원칙을 깨게 된 것이고
자신의 존재의 이유가 박살나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했기 때문에
최악의 선택을 한것이라 판단된다.
여담.
지독한 원칙주의자 입장에서
그냥 넘어가주는 어떤 넉넉한 마인드, 용서 같은 것들은 기괴하게 보이고 공정과 질서를 어지럽히는
원흉으로만 보일 것이다.
원칙 혹은 규칙은 중요하다. 질서와 정의를 이루는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기대와 믿음을 갖고 용서를 하는 것이다. (물론 결과는 어찌될지 모른다)
아무런 댓가가 없는게 아니다. 용서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피해 입은 부분의 아픔을 본인이 짊어지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복수를 통해 상대방에게 아픔을 되돌려 주기 보다 상대방을 위해 인내하고 삭히는 것.
이렇게 확장해놓고 보면 무엇이 더 정의롭게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