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뭐 먹지?

15년정도된 단골 곱창집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름 많은 곱창집들을 가봤지만 아직까지 여기만한곳은 못봤네요 ( 근데 가격도 여기만큼 높은데가 없습니다..ㄷㄷ )

알게 모르게 원래 유명했지만 티비출연은 고사하셨는데..

자녀분들의 요청으로( 온가족이 총출동하여 운영. 단 아버님이 은퇴하시면서 중간에 합류, ) 수요미식회에는 출연하셨었는데..

역시 티비출연의 영향은 어마어마하더군요. 특히 생생XX통이나 아침뭐시깽이같은 어쩡쩡한것보다

수요미식회는 나름 공신력이 있는 프로다보니 인파가 어마어마했습니다. ( 애초에 테이블 6개정도의 작은 규모의 가게입니다;; )

당연히 기존의 오래된 단골들은 먹을 엄두가 안나서 접근도 못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구요. 나중에 결국 전날 예약제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벅찹니다.

그렇게 방송으로부터 대충 1년반이 지났습니다.

사람이 어느정도 빠진후에 가봤더니..

방송에 출연해버린 맛집들이 결국 좀 변해버리는데..여기도 그 수렁을 결국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사람이 넘치다보니..빠른 회전율을 위해 곱창판을 더 얇은걸로 바꾸고 사람을 더 고용했습니다.

보통 여사장님이 직접 다 구워주시는데...새로온 직원분은 굽는게 엉성합니다..그렇게 바쁜데 굽는게 엉성하고

판까지 얇으니 곱창이 타기시작합니다;;

판이 얇아지면서 굽는 맛도 좀 변해버립니다..아아..오래된 단골맛집이 이렇게 가는구나..하며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러다가 간만에 곱창이 먹고싶어져서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가서 전과 마찬가지면 진짜 이별을 고하자고 생각으로 갔습니다.

한산합니다...저희말고는 한팀밖에 없어서 사장님과 방송출연에대해 얘기를 해봤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괜히 나갔다입니다.

일단 우려했던대로 오랜 단골들이 굉장히 많이 빠져나갔다합니다.

물론 다시 찾아주시는분들도 계시지만 체감이 될정도로 빠졌습니다.

사람이 몰려 바쁘기는 엄청 바빴지만...매출만 봤을때는 그렇게 큰이득을 못보셨답니다.

소곱창이 원래 비싼거긴하지만 이 집은 곱창집중에서도 상당히 비싼축에 속합니다. 보통 소곱창집의 1.5배~2배입니다.

방송보고 흥미위주로 온사람들은 비싼가격에..[...]그냥 소량만 시켜서 맛만 보고 간다는 겁니다..

원래 주 소비층의 오랜 단골들은 어차피 비싼거 알고오는 중년층의 지갑이 두툼하신분들이라 적게 오셔도 매출이 충분히 나오는분들이셔서..

결론적으로 바쁘기만 환장할정도로 바쁘기만 하셨지..매출은 도찐개찐이라시는겁니다..

그리고 음갤하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베스트나 오른쪽에 노출되면 유독 이상한 인간들이 많이 꼬입니다..

마찬가지로 방송에 출연하면서...진상비율이 급속도로 높아졌다하십니다..

그중에는 트집잡아서 공짜로 더 얻어먹으려는 가족공갈단도 있었고요...[...]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이 집같은 경우는 그래도 오랫동안 영업해서 그나마 기반이 어느정도 잡혀있어서 이렇게 버티지..

보통의 다른 집들은 방송출연후 밀물처럼 몰려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버리면 못버틸것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아무튼 사장님이 방송출연에 대해 말씀하신건 이정도고..

이 집의 재방문 의사에대해서는 다시 계속 올것 같네요....ㅋ

얇은 판으로 바꾼건 맘에 안들지만 전보다는 많이 한산해지면서 예전처럼 사장님이 여유있게 구워주실수 있으시고..

무엇보다...방문한 그날 따라...역대급으로 곱창의 질이 좋았습니다...원래 곱창의 질이 유독 좋았던 집이었으나..

특이하게 그날은 예전 어느때보다 곱창의 질이 좋았네요 -ㄱ-;;

아랫사진은 먹는라 정신없어서;; 사진을 못찍어서...

이번 방문때 먹은걸 찍은건 아니고 예전 방문때 찍었던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