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야砂耶 MY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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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나가타리-야스리하나시] [야스리하나시( 鑢話)] 제 1화 -밖으로 나오다. (0) 2011/05/15 AM 09:42
환계기담과 동시연재할 카타나가타리 패러디 소설.
기본적인 세계관이나 등장인물들은 좀 비슷하나, 그중 몇몇(사실 더 많다만)은 인간이 아닌 딴 존재가 되었음. 설정집에 나중에 따로 정리할 예정. 참고로, 야스리 시치카는 여기선 여자로 나온다. 토가메의 비중은 거의 없을 듯...(원래 원작에서 잉여거나 전투력 측정기 역할했던 놈들 비중을 더 크게 잡으려고 예정해서...)당연히 딴 놈이랑 이어진다...(그건 나중에...)
칼 모으기가 주된 '겉' 내용이지만 원작과는 설정 등이 확실히 다르거나 부족할 부분이 많을 듯...
여기선 허도류를 시치카와 나나미가 똑같이 물려 받았습니다. 그리고 둘이 동시에 7대 당주가 되었다는 설정.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많이 변경 됬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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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해도 안 뜬 시간이지만, 한 마을에선 이 새벽에 때아닌 비명소리가 한창이었다. 무언가가 부글거리며 녹거나 타들어가는 소리와 뜨겁고 습한 바람, 그리고 뭔가가 썩어가는 악취가 비명소리와 한데 어우러져 완전히 생지옥을 연출하고 있는 듯 했다. 이 상황의 원흉은, 집 한체만한 크기의 검붉은 덩어리였다.

그것이 지나가는 곳마다 주변에 있는 것들은 흔적도 없이 부글거리며 녹아 없어졌고,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검붉은 덩어리는 기다란 촉수 같은 것을 만들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사람들을 자신의 안쪽으로 집어너었다. 안쪽에서 집어너어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곧 형체를 잃고 검붉은 덩어리 안에서 녹아서 사라져 버렸다. 주변에 남은 것이 거의 없게 되자, 그것은 새의 형상으로 형태를 바꾸어 날아가 버렸다. 재대로 된 새도 아니고, 그저 날개만 흉내낸 어설픈 모양새였지만.

후죠우 섬. 야스리 무츠에가 유배된 곳. 그 무츠에조차, 죽고, 남은 것은 무츠에의 두 딸-야스리 나나미와 야스리 시치카 뿐이었다. 언니가 27, 동생이 24. 거의 20년 가까이 이 두 자매는 섬 밖으로는 나간 적이 없었다. 애초 유배지였으니까. 지금까지 단 한번도, 외지인의 방문이 없었던 섬, 하지만 자매는 아버지가 죽고 난 뒤에도 서로 의지하면서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 그것도 오늘로 끝, 그들은 전혀 의도치 않게 섬을 나가게 된다. 그 날 이후로, 섬은 더이상 산 존재가 있을 수 없는 곳이 되 버렸으므로....

그 날은 나나미와 시치카 둘 다 늦잠을 자던 날이었다. 해는 벌써 뜬 지 오래건만, 두 자매는 그런 건 신경 안 쓰고 취침 중이었다. 별안간 누군가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시치카는 단잠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언니를 깨우고,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아무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

문 앞에서 문을 두들겼던 건 인간도 아닌 작은 하늘다람쥐였다. 하늘다람쥐 치고는 눈매도 날카롭고, 머리 위에 알 수 없는 빨간 무늬도 있었고, 덤으로 두 발로 꼿꼿하게 써 있었지만 말이다. 덕분에 그녀는 잠이 확 달아나 버렸다. 그것을 본 그녀의 언니도 마찬가지였고.

"빨리 도망가"

더 놀라운건, 이 짐승은 분명 사람 말을 했다. 외모에 안 어울리는 기묘한 억양의 남자 목소리로. 그리고 그 말을 마치자마자, 괴이한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시치카..방금 저 소리..."
"..그거..대체 뭐야..?"
"재앙신이 되지 못한 자. 것보다 빨리 따라와, 허도류들."

하늘다람쥐는 남매를 '허도류들' 이라고 칭하며 빨리 따라오라고 재촉했다. 불현듯 뜨거운 바람이 악취를 실은 체 불어왔다. 그런 것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검붉은 뱀 같은 촉수들이 어디에선가 나타나 자매를 덮치려 들었으니까. 그것들이 지나간 자리는 몽땅 녹거나 썩어들어갔다. 이쯤 되자, 두 자매의 몸은 '위기상황' 을 완전히 인식했다. 그들은 하늘다람쥐가 가는 데로 뛰기 시작했다. 그들이 다다른 곳은 해변이었는데, 낡은 나룻배 한 척이 거기에 놓여저 있었다. 그들은 망설임 없이 배에 올라탔다. 먼저 탄 하늘다람쥐는 다 타자마자 순식간에 노를 저어 섬을 빠져나갔다.

배가 재법 섬에서 멀어졌을 때 자매가 본 섬의 모습은 정말 가관이 따로 없었다. 섬의 모든 것들이 거의 순식간에 썩어 없어진 후였고, 검붉은 새의 형상을 한 괴기한 덩어리가 괴이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화났음이 틀림없다. 조금만 더 빨랐더라도, 인간 두 명을 더 먹어치울 수 있었을 텐데-놓쳐 버렸으니까 말이다.

"소개가 늦었군. 난 마니와 코우모리. 오와리(尾張) 막부 야나리(家鳴) 쇼군가( 将軍家) 직할 예봉소(預奉所)ㅡ 군소(軍所) 총감독 토가메에게 고용된 닌자야. 솔직히 말해서 잠깐 하다가 그만뒀지만."
'닌자..저게? 아버지 말씀으로는 분명 닌자는 사람이 하는 거지 하늘다람쥐가 하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저..코우모리씨(사람이라 하기도, 하늘다람쥐라 하기도 뭣하다만...), 그렇다면 코우모리씨는 왜 저희 자매가 있는 섬에?"
"날 고용한 토가메라는 여자가 지금 변체돈지 변태돈지 하는 칼들을 모으라는 명을 위에서 받았거든. 그리고 그 여자가 그것들 모은답시고 날 고용해서 그것들을 모으게 했지. 현제 모은 것은 절도[칸나], 그리고 이번에 모으라고 한 것이 허도류. 알아본 정보로는 6대 당주인 무츠에는 죽고, 그의 두 딸이 허도류를 물려받았다고 하더군. 그래서 그 여자가 내게 그쪽들을 대려오라는 명령을 내렸지. 섬으로 향하던 도중에 우연히 재앙신이 되지 못한 자가 후죠우 섬 쪽으로 가는 것을 봐서 그쪽들에게 빨리 도망가라고 말한 거고."

닌자가 과연 인간의 직업인가 짐승의 직업인가 라는 문제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는 시치카와 달리, 나나미는 어느 정도 진정하고, 대화하는 데 성공했다. 자신도 하늘다람쥐라면 섬에서 몇 번 봤지만, 말하는 것도 모자라 사람처럼 노를 젓는 하늘다람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처음이라서 속으로 살짝 긴장했지만. 애초 코우모리가 '재앙신이 되지 못한 자' 라든지, 아버지에게 이름만 들은 '오와리 막부' 같은 용어들을 써대는 통에 대화 도중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없잖아 있었지만.

"저기, 그 쪽은 정말 하늘다람쥐야?"
"아냐."
"그럼, 뭐야?"
"그냥 간단히 산 존재는 아니라고 알아 둬. 근데 넌 초면에 왜 반말이야? 이 몸, 은근히 기분 나빴다고?"
"근데, 어떻게 닌자 할 수 있어? 아버지 말로는, 닌자는 사람이 하는 거랬는데?"

초면에 반말 쓴 것 때문에 코우모리가 기분나빠하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시치카는 아까 전 질문을 시작점으로 폭포수처럼 질문을 쏟았다. 사람이 아닌데도 어떻게 닌자 할 수 있냐는 질문은 순식간에 여러 가지 종류의 질문으로 바뀌어갔다. 코우모리는 노를 젓는 와중에도 계속 그녀의 질문이 올 때마다 답해 주었다. 표정에 갈수록 짜증이 늘어갔고, 대답도 슬슬 간단해지고 있었고, 귀찮다는 투가 팍팍 드러났지만. 아무레도 섬에서 20년을 넘게 산 시치카로서는 아버지에게서만 들은 바깥 세계에 대해서 제법 궁금한 점들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코우모리에겐 그저 시간 잡아먹고 노 젓는 데 방해되는 잡담일 뿐이었다. 그러던 도중, 그들은 가까운 섬을 발견하고, 잠시 그곳에 들리기로 했다. 정확한 이유는, 코우모리가 팔 아파서 더이상 노를 못 젓겠다고 한 것 이었지만.

그 섬은 무인도였다. 하지만 짐승이 많아서 먹을거리는 충분했다. 그리고, 야스리 자매는 생전 처음으로 하늘다람쥐가 토끼 두 마리를 동시에 해치우는 것과 불을 피우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숲으로 들어가서 토끼를 더 잡아올 것 같던 코우모리는, 그녀들의 예상을 깨고 토끼를 다 굽자마자, 거의 순식간에 그 두 마리를 혼자서 먹어치웠다. 그는 멀뚱멀뚱 쳐다보는 야스리 자매를 쳐다보면서 왜 그런 눈으로 보냐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렇게 말했다.

"야, 배고프면 알아서 먹어. 내가 노 젓는 동안 가만히 앉아 있기만 했으면서.."

작은 하늘다람쥐는 그렇게 말하고는 드러누워서 아예 잠들어 버렸다. 둘은 차라리 코우모리부터 불에 구어 먹을까-하고 생각했지만, 일단 그건 보류하고, 숲 안에 있는 토끼부터 잡아 오기로 했다. 토끼를 잡아본 적은 많았기 때문에 그들은 쉽게 두 마리를 잡았다. 구운 토끼고기를 다 먹을 때 즈음, 코우모리는 일어났다. 왠지 그의 표정은 길가다가 갑자기 물벼락 맞은 듯한, 별로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 표정이었다.

"망할, 기어이 쫓아왔나?"

아까 전 후죠우 섬을 끔찍한 광경으로 만들었던 그 검붉은 새 모습의 덩어리가, 강한 악취를 실은 열풍을 동반한 체 그들이 있는 섬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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