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네이트판에서 퍼 온 글입니다.
글 출처 : http://pann.nate.com/talk/316729954
대전에 살고 있습니다.
아내가 이를 교정하기 위해 4곳의 병원을 돌아봤습니다.
대전 둔산에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무수한 치과가 밀집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디를 말하는지는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돌아다니기 참 편했죠.
첫번째 병원은 대학을 갓 나온 젊은 의사가 원장이 부재중이라며 먼저 이를 잠시 살펴봤습니다.
'충치가 1개 있네요. 원장선생님 잠시 외출하셨는데 곧 돌아오시면 다시 한번 진료 받으세요'
(갓 대학을 다와 때 묻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나서 온 원장 왈 '충치가 3곳 있네요. 모두 치료하셔야 합니다'
두번째 병원에서도 충치가 많이 있는데 치료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세번째 병원에서는 충치가 있긴 한데, 치료를 해야 하는지 여부는 교정을 하면서 판단하자고 합니다.
네번째 병원에서도 충치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더군요.
(참고로 치아교정은 비용일 많이 들다보니 저희도 철저히 알아보기 위해 여러 병원을 다닌 것이며
한 곳 빼고 모두 진료비용은 냈습니다.)
그러나 개인사정으로 저희는 치아 교정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주일전 스케일링을 하려고 동네에 있는 치과에 갔습니다.
그랬더니 저도 충치가 2개, 아내는 충치가 4개, 모두 지금 치료해야 하고
앞니는 10만원, 속니는 8만원씩 아내는 38만원, 저는 18만원의 비용일 필요하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저희는 잘 모르니까 그자리에서 OK를 할 뻔 했는데
앞서 다른 병원에서의 진단도 모두 달랐고 스케일링을 받으며 생각하니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충치 치료시, 보통 이를 긁어내고 레진같은 것으로 떼웁니다.
그런데 이런 소재의 수명이 오래 가지를 못하므로 떨어지면 다시 떼워줘야 하는데
그 때마다 이를 어느정도 긁어내야 하므로 현단계에서 치료할 필요가 없는 이를
치료하는 경우 이의 수명은 그 만큼 빨리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치료를 강권한 마지막 병원은 제게 보험 적용되는 소재로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도
알려주지 않더군요. 보험 적용되는 소재는 없는지 물어보니 그제서야 있긴 있지만
쉽게 떨어지고 수명이 짧아서 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쪽을 선택할 지는 이 쪽에서 판단한 일이고
우선 보험적용되는 것과 안되는 것 둘 모두를 알려주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도중 제가 이런 저런 질문을 하니 의사는 기분이 상했는지 대충 대충 진료를 보더군요.
의사의 태도도 좋지 않고 그의 말이 믿음도 가지 않아 우리는 치료를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어릴 때 부터 과자를 많이 먹어서 치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여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요약하면
돈 벌려고 치료할 시기가 아닌데에도 서둘러 치료를 권하는 장사속의 치과의사가 많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현재 동생이 다니고 있는 병원을 소개받아 갔습니다.
그 곳에서 우리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저와 아내 모두 치료할 충치가 없답니다.
저는 이대로 잘 칫솔질 하고 치아 관리만 잘 해주면 손댈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아내 또한 한곳은 치아 인대에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하는데 지금 손댈 상황이 아니라고,
충치 처럼 보이는 앞니도 충치가 아니라 변색이니까 치료가 필요없다며 돌려보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치료비 몇십만원의 지출도 없어져서 좋았지만
필요없는 치료로 이가 상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안도감을 느낀 것과 동시에 치가 떨렸습니다.
멀쩡한 남의 이로 돈만 벌려는 인간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앞서 갔던 둔산 지역의 치과 의사들의 상냥해 보였던 웃음 띤 얼굴들,
다시 보게되면 순수하게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돈에 눈이 먼 악마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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