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온 후 모찌가 급격히 마르기 시작했어요. 너무 말라 뼈가 만져질 정도가 되어 걱정이 되어 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저는 사실 그 때까지 크게 생각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모찌 금방 다시 살 찌겠지 그냥 가벼운 염증이나 이런걸까?
근데 병원에 가니 의사선생님이 심각하다고 하시더군요.
황달 빈혈 탈수증세가 다 보인다고...피검사를 해야겠다고 하시더군요. 그 때부터 몸이 덜덜 떨렸어요.
피 검사 결과 면역매개성 질환이라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이 의심된다고 하시더군요.
머리가 하얘지는거 같았습니다. 복막염은 저도 많이 들어본 질병이였거든요.
만약 복막염일 경우 안락사를 시켜야할지도 모른다는 설명을 하실 때부터 저는 눈물이 터졌던거 같아요.
복막염 확진이 아니니까, 면역매개성 질환일 수도 있으니까 나아질 수도 있다며 일주일치 약을 지어주셔서
울면서 모찌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신랑에게 전화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모찌에게 약을 먹이기 시작했어요. 식욕이 없는 모찌는 캡슐타입의 약을 처방받았고,
약을 먹일 때마다 전쟁같았습니다.
매일매일 복막염만은 아니길 빌었습니다.
그리고 아니라고 믿으며 저는 아무일 없던 듯이 평소같이 일상을 보내려고 노력했고...
대신 가능한한 모찌옆을 떨어지지 않았어요.
모찌는 아픈 와중에도 저나 신랑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항상 제 옆이나 신랑 옆에 있었어요.
일주일이 좀 안되어 뒤 약을 다 먹이고 다시 모찌를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피검사를 다시 했어요.
결과는 최악이였습니다. 좋았던 수치들도 다 떨어져있고...
이상하다며 선생님이 엑스레이검사를 하셨고 모찌의 배에 복수가 차있다고...하셨습니다.
그 때부터 눈물이 터져 걷잡을 수 없었어요.
큰 병원에 가보시라고 자기가 차트 보내드리겠다고 하셔서
남편이랑 바로 큰 병원에 갈 준비를 했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큰 병원에 미리 연락을 해주셨습니다.
근데 그 병원에서 차트를 보고...얘기를 듣고... 저희에게 와도 크게 도와줄 수 있는게 없을거 같다더라구요.
복막염은 확진을 할 수 없지만, 모찌의 경우 복막염이 맞는거 같다고.
하늘이 노래지는 기분이였습니다.
선생님은 죄송해하시며 모찌가 먹던 원래 약에 진통제 성분을 더해서 약을 지어주셨어요.
모찌가 애기라서 그런가 진행이 너무 빠르다고 하시더군요
너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그래도 전 믿고 싶었어요. 오진이라고.
모찌는 다시 건강해질거라고.
하지만 모찌는 이틀 전에 고양이별로 너무 이른 여행을 떠나버렸습니다.
복막염 의심 판정을 받고 채 2주가 되지 않는 시간이였습니다.
신랑과 저는 넋이 나갔던거 같아요.
그래도 끝까지 모찌 잘 보내주고 싶어 장례식장에서 모찌 보내주고 왔습니다.
다행이 우리 모찌, 자는 것처럼 이쁜 모습으로 갔어요.
부르면 일어나서 제게 올거 같아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모찌는 저의 첫 고양이였고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기특했고 영특하고 특별했던 아이였어요.
오랫동안 곁에 있어주길 바랬는데...
신랑이랑 오랜 의논 끝에 모찌를 메모리얼 스톤으로 집에 데려왔습니다.
모찌를 다 뿌려버리면 둘 다 견딜 수 없을거 같았고,
유골함에 보관을 잘못해서 부패해버려도 견딜 수 없을거 같았거든요.
그리고 평소 우리 곁을 제일 좋아했던 모찌니까
이렇게라도 쭉 곁에 있어줬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마이피에 올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평소에 워낙 모찌 이야기를 많이 했던 곳이라서 올렸어요.
받아들이기 많이 힘드네요.
모찌가 너무 보고싶어서요.
그래도 남은 두냥이 초코랑 크림이 위해서라도 힘내려고 합니다.
저도 맹순이를 올해 떠나보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