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직장을 새로 옮긴곳에서 한가지 실험?을 했다.
난 과거 성격이 조용한 편이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과거에는 같은 연령대의 동성에게도 존칭을 사용할 정도였다.
내가 존칭을 사용한 이유는 딱 하나였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한다는 마음]
그때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한번 존칭을 사용해 회사 생활을 해보기로 했다.
대략적인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1. 남자 동생들에게는 편하게 반말로 대했다.
2. 여사원들에게는 나이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무조건 존칭을 사용했다.
3. 나와 같이 입사한 남사원은(나보다는 3살 어리고 모든 여사원들보다 나이가 많다.)
몇일 지나자 여사원들에게 반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 여사원들만 실험에 포함시킨 이유는 남사원들에게는 이미 과거에 어떤 반응이 나왔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3번 덕분에 실험이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다.
2주가 지나자 대략적인 결과가 나왔다.
여사원들은 나와 같이 입사한 3번 남사원에게는 먼저 장난을 치며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계속 존칭을 사용하는 나에게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일하는 것에 필요한 말만 해줄뿐 그 이외의 대화는 절대 먼저 걸어오지 않았다.
난 여기서 2가지 의문을 가졌다.
1. 존칭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것인가?
2. 일상적인 대화(상대와의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를 하지 않아서 인가?
이 2가지 의문은 1주차가 지나면서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2주차에 접어들면서 2번째 의문의 해답을 얻기 위해 여사원들에게 약간씩 일상적인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별 효과는 없었다. 아직 1주 정도 밖에 되지않아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시간을 좀 더 두고 보기로 했다.
이에 대한 해답은 1~2주 정도 지나야 확실하게 알 수 있을듯 싶다.
하지만 나의 예상은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존칭이 상대방에게 심한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근원적인 이유라고 볼 수 있을까?
그게 아니라면 아직도 과거의 성격이 남아있는 나의 문제라고 봐야 할까?
과거 나의 이런 성격때문에 나는 억지로 성격을 바꿔가며 사회생활을 해야만 했다.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억지로 퍼마셔야 했고 가기 싫은 노래방도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가야 했다.
그로인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성격을 조금씩 바꿔가고나서 부터 여친도 생기기 시작했고 사회생활도 원만하게 돌아갔다.
그러한 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는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회인가?] 라는 생각을 무수히 해가며 살아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사회가 과거 나와 같은 성격의 사람들을 원하지 않는다는데....
심할경우 나는 [내가 이중인격자가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한적도 있었다.
잡설이 길었다.
1~2주후 나올 결과가 기대된다.
나의 예상과 크게 달라지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