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따따_뚜루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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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사생활] 2015년엔 자기성찰의 시간을.. (1) 2014/12/28 PM 12:44

숨이 막히고
가슴속에 돌덩이가 들어찬 것 처럼 답답했다..
머리는 지끈 거리고 호흡은 가빠지며
매일같이 자기학대 속에서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입맛도 없고
홀로 술만 가까이 하며
내삶의 유일한 낙은
그저 벽 보고 통기타를 미친듯이 튕기는 것 뿐.

프로작 (우울증 약) 을 먹어가며
겨우 정신을 부여잡고 하루하루 죽어가던중

지쳐가던 차에 심리 상담 & 심리 상태 검사를
해보기로 했다.

무언가 도움을 받을 수 있을것 같았다.

병원을 방문했다.

펜을들고 설문지에 체크하고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상태가 언제인지
묘사하고 그림도 그렸다.

일정 시간이 지나고
검사결과와 함께 상담이 시작되었다.


우울, 불안, 공황장애..
일단 3관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공황장애는 남자 귀신 나오는 고시텔에서 살때 생김..
출장가서 호텔 &:모텔 숙박시 너무 고통스러움)

모든 정신의학적 질병을 모두 포함한다는 끝판왕
"애정결핍" 이 굉장히 높게 측정되었단다.

이제는 앵간한 일로는 충격받지도 않는다.

일단 애정결핍이 뭔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는 점쟁이처럼 나의 성향을
하나하나 맞추셨다..



가장 편안한곳은
편히 누운 자세의 내방 침실.

가장 편안해지는 기억은
엄마의 팔베게.

항상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며
칭찬받고 싶어하는 어린아이 처럼 행동한다.
상대방에게 인정받으려 노력하고
자기자신을 사랑하기보다
타인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길 원한다.

과하게 스킨십에 집착한다.
(손잡는거, 포옹, 키스 등등)

사랑하는 사람에게 의존적이다.
강아지가 퇴근후 돌아온 주인을 만났을때처럼
행복에 젖어 행동하고 헤어질때도 똑같이
강아지가 출근하는 주인과 헤어지는 것처럼
슬퍼한다.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즐겁고 행복하지만
헤어지고 혼자가되면 급격히 우울해진다.

이런 얘기들 이었던것같다.

이야기를 한참 주고받다가
정말 서럽게 울어버렸다.
아주 오랜만에..

그동안 살면서 덮어놓기만 했던 나의 아픈상처들이
고름섞인 피가 흐르도록 덧나 있다고 했다.

하나같이 다 맞는말이었다.

정확히 내 이상형 이었던 그녀였는데
내가 보여준 잘못된 행동들 때문에
힘들었을 그녀를 생각하니
후회가 몰려오면서 나자신이 너무너무 싫어졌다.

상담을 하며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보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1차 처방은 자존감의 회복.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그공허함을 달래려고
애정을 갈구하는 것이다.

다시한번 느낀다.

나는 정상이 아니구나..

어쩌다 여기까지 온걸까..


한동안 치료에 전념하기로 했다.
혼자살던 옥탑방을 정리하고
본가로 다시 들어왔다.

원예치료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고
날씨 풀리면 낚시를 다니면서
바다보고 힐링 할 예정이다.

2014년엔 지금껏 몰랐던 '나'를 발견했다.
2015년엔 자기성찰의 시간과 더불어
지속적인 치료로 정상인의 삶을 살아야겠다

그녀에게는 평생 사죄하며 살아야겠다.
그게 도리인 것 같다.

그리고 언젠가 만나게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려와 존중과 진심어린 사랑을 줄수있도록
상담과 약물치료에 전념해야겠다.

참 아이러니 하기도 하지..
이사람에게서 얻은 교훈을 다른사람에게
베푼다는게..

어쨌든,

2014년은 살면서 나에게 가장힘든 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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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걸맞으니멀리못도망가지    친구신청

전 의사분이 이런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어떠한 경우라도 자신이 스스로의 상태를 진단해서는 안된다
병원에서 알려준 처방에 따르고 행동하지 않으면
평생 병에서 벗어나는 길은 없다" 라고 하셨죠.

전 요즘에 제 방식대로 나름의 의사소통을 하고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있는데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저 역시도 치료를 받고 있는 입장이라
주인장님께 뭔가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기도 하지만
어떤 미사여구로 포장하더라도 그렇지 못함을 잘 알기에
곁에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당신도 나도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깊이에 머무르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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