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부산사나이거든요.
지금은 일때문에 충북에 살고 있는데 우연찮게 여기서 옛여친을 만났습니다.
그녀도 부산가시나인데 34살 먹도록 시집도 안갔더군요.
직장도 좋고 얼굴도 반반하면서 왜 안간지 모르지만, 아마도 이름 때문에 시집 못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전 친구의 소개팅으로 그녀를 만나게 되었지요.
"뭐 마실랍니꺼?"
"커피마실께예."
"커피예? 어이,아가씨~여기 커피 두 잔 주이소~"
커피가 나오기까지 우리는 말이 없었습니다.
"저기 이름이 어케 됩니꺼?"
"이...이름예? 지...지예라예."
"지예? 이름 이쁘네예. 성은 어케 됩니꺼?"
"서...성이예? 성은....."
말을 흐리더군요. 왜 그럴까 싶어서 집요하게 전 성을 물었습니다.
"성 없습니꺼? 성이 뭔데 그렇게 얼버무리십니꺼?"
"서...성이요... 화...황보요...."
"황보요? 별로 흔한 이름은 아니지만 이쁘네예. 이쁜 성두고 왜 그렇게 안절부절 하십니꺼?
이름은 지예, 성은 황보... 아주 좋네예. 황보지예."
황 보지 예...
"장난 말고 진짜 이름이 뭡니꺼?"
".....황보지예!!"
그녀는 얼굴을 붉히고는 바로 뛰어나갔습니다.
그 이름이 진짜일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그 후로 저희는 1여년을 사귀고 흐지부지 헤어졌지만 아마도 그 이름때문에 아직 시집을 못간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지예야.. 기왕이면 이제 이름 바꿔라....
황보지가 뭐고...황보지가...
마니 놀려먹었던 ㅎㅎ
미안하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