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버스를 탔습니다.
맨 뒷줄에 앉았습니다.
여고생 둘이 버스에 탑승하더니 제 옆으로 앉더군요.
앉자마자 재잘재잘....시끄럽게 잘도 떠듭디다.
엠피쓰리 이어폰을 끼고 있었는데도 음악보다 더 시끄러울 정도였으니 알만하죠.
그 때, 버스가 멈추더니 할머니 한분이 타시더라구요.
그 할머니를 위해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더라구요.
저라도 양보하고 싶었지만 맨 뒷자리라...(변명이겠지요.ㅠ.ㅠ)
그 때,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일어서더니 친절하게 자리를 양보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 제 옆에 여고딩 둘이 속닥속닥 거리더라구요.(다 들립디다...)
" 저 남자 존나 못생겼다.ㅋㅋㅋ"
" 시발, 자리한번 비켜주고 속으로는 존나 멋있는 줄 알거 아냐.ㅋㅋㅋ"
" 저봐. 우리 쳐다봤어. 그럼 그렇지. 누가 지 봐주기를 원하고 착한 척 한다니까ㅋㅋㅋ"
옆에 있던 제가 콱 한대 쥐어박아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고...
그냥 속으로만 욕을 하고 그대로 지나쳐 갔죠.
어느 순간, 차가 멈추더니 자리를 양보하던 그 남자가 내리려 하더군요.
그런데, 그 남자분이 다리를 절더군요.
장애인이었습니다.
하반신이 불구인 장애인..
저랑 옆에 여고딩들은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만 봤죠.
우리 뿐 아니라 아마도 그 버스에 있던 사람들은 할말을 잃은 체 다 멍하니 쳐다 봤을 겁니다.
순간,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워지더군요.
저도 많이 부끄럽고 창피했지만 옆에 여고딩들은 그 순간 이후로 자신들이 내려야할 정류소에
도착하기까지 한마디도 안하더군요.
그 고딩들도 많이 창피하고 부끄러웠겠죠.
여하튼, 버스에서 일어난 일상다반사같은 일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느낀 순간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노인들이 보이면 자리 양보는 꼭 합시다.
근데도 노인분이 타도 안일어나는 것들은 한대 쥐어박고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