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소프트웨어 회사에 취업한지 이제 거의 4달 되가는는군요.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는데 일 인수인계도 전무하고 신입 교육도 전무한 상황에서 본 프로젝트와 관계없는 업무가 계속 이어지고, 야근까지 하는 상황이라 따로 개인 시간을 들여서 본 프로젝트 관련 코드를 볼 시간도 거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본프로젝트 관련건 따라가기 난해한 상황이 지속, 업무 관련해 도움을 요청할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고 본 프로젝트 관련해 시간을 투자할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 팀원들은 본 프로젝트 제대로 못따라온다고 구박..
솔직히 지금 있는 곳에 비교하면 현재 봉급의 150% 이상을 받으며 제대로된 교육 기간을 할애받고 야근도 할 필요가 없어 개인 역량을 키울수 있는곳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고른 이유는 불확정적인 구직활동에 시간을 들이는것 보다 여기서 돈 적게 받아도 경험,경력을 쌓는게 장기적으로 유리한 선택이라고 생각해 선택한 직장이었는데 상황은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나 틀리고 현장에서 일하는 같은 팀원들 한테도 질릴대로 질려서 퇴사할 생각으로 HR매니져에게 면담 요청하니 이분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았나봅니다.
HR 매니저에게 당일날 곧바로 면담 요청했는데 시간이 안된다며 다음날로 미루더니 면담 요청한 당일날 이사님이 오셔서 "~~씨 뭔가 회사에 불만이 있는 모양인데 부담갖지 말고 나한테 개인적으로 말해봐요."
'그냥 이일이 적성에 안맞아서 그만 두려고 합니다' 라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차마 못하고
"일 인수인계도 없었고 본 프로젝트에 관련된 교육을 받거나 개인 역량을 키울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본프로젝트 관련 업무를 제대로 따라가지를 못해서 팀원과 트러블이 있다보니 팀원들한테 섭섭하기 이전에 내 능력에 의구심이 들고 자신감이 없어졌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회사 가는게 끔찍할 정도로 싫어지고, 이 상태로 가면 내가 좋아했던 프로그래밍이란 걸 되려 싫어하게 되는게 아닌지 두려워 집니다. 이상태로는 팀원들의 요구에 응할수 없고 가까운 시일내에 프로젝트 규모가 더 커지고 스케쥴이 바뻐지면 팀원들 발목을 잡게 될게 뻔하기 때문에 저는 퇴사를 하고 잠시 이분야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거 같습니다."
라고 말을 했지요.
솔직히 지금 직장 관두고 인터뷰 공부 더해서 다른 회사 갈 자신이 있기도 해서 이기회에 일 관두고 더 좋은 조건 찾기위해 인터뷰 공부나 하려고 했더니..
처음에는 이사님이 찾아오셔서 불만사항 물어보시며 퇴직하는거 회유하시고 다음날은 HR메니져, 사장님과 개인면담을 했네요.
면담할때 마다 일 인수인계 전무, 교육기간 전무, 팀원들과의 소통 트러블, 과도한 오버타임 등을 지적했더니,
HR매니저:
"~~씨 면접 볼때 프로가 될려면 얼마나 걸릴거냐는 질문에 3~5년이라고 대답했지요? 우리도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씨는 입사한지 1년도 안되었기 때문에 신입이고 배울 여지가 많기 때문에 크게 부담을 갖을 필요가 없어요, 팀원과의 소통에 대한 문제는 팀원들에게 문제가 있을수도 있지만 사회생활이라는게 100% 자신에게 맞는 동료를 찾을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씨도 맞춰가려는 노력이 필요할수 있습니다. ~~씨가 있는 팀의 팀장님은 능력하나는 확실하시기 때문에 ~~팀장님 밑에 있는한 ~~씨의 능력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거예요. 오버타임의 경우 우리 회사는 긴급한 프로젝트로 인해 오버타임을 어쩔수 없이 하는게 아닌한 불필요하게 wear out 하는 경우는 최대한 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관련되서 정말 다급한 경우가 아닌한 정시에 퇴근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만약 팀원이 다 남아서 해결해야 할 정도의 다급한 사안이 아닌 다른 건으로 ~~씨에게 야근을 강요한다면 저한테 말을 해주세요."
이사님:
"~~씨가 하는 말 다 이해가 가,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지금 ~~씨는 회사 들어와서 1년도 안된 신입이야 그러니 ~~씨에게 일을 맡기고 ~~씨한테 책임을 전가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테니 안심하고, 팀장과의 문제는 ~~팀장이 좀 사교적이지 못한 건 나도 아는데 ~~팀장 실력은 확실한 사람이니 ~~씨도 좀 뻔뻔해져서 ~~팀장이 좀 퉁명스럽게 대해도 눈딱 감고 일을 배우도록 해봐. 내가 볼때 ~~씨는 지금 좋은 기회를 잡은거라고 생각해."
사장님:
"사실 신입은 들어와서 QA 테스트만 1년 가까이 하다가 코드 한두줄 짜며 개발쪽 일 시작하는게 보통인데 ~~씨 한테는 우리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부담을 준듯 하네요. ~~씨 XX프로젝트 관련건으로 다른 팀과 일할때 그쪽 팀한테 XX씨 평이 좋아서 우리가 사람 참 잘뽑았다고 생각을 했어요, 프로그래머라가는게 하루아침에 되는게 아니고 나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씨가 제대로 성장할수 있도록 스케쥴을 조정할테니 크게 부담갖지 말고 회사 다녀보도록 해요. 앞으로의 ~~씨 성장이 기대됩니다."
다들 이런식으로 말해주셔서.. 도저히 사표를 못내겠더군요. 아으....
그래서 그냥 눈딱 감고 다니기로 했지요.
그후 팀원들 구박이 많이 없어졌군요. (그래도 사람 성격이 하루아침에 바뀌는건 아니라서 예전 같은 느낌은 아직도 남아 있긴 합니다만..)
예전에 비하면 꽤 nicer 해졌는데 솔직히 이런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조금 걱정이 되는군요.
문제는 그후 회사 관둘려고 생각했을때 돌린 이력서 들을 보고 이런 저런 회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는 겁니다.
그 회사들은 전부 지금 있는 곳보다 봉급이나 일하는 환경이 좋더군요.
그래서 더욱 걱정이네요. 일단 면접은 보겠지만 면접이 성공적으로 끝나 이직의 기회가 생기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고민이 될것 같은 상황입니다.
왜냐.. 이사님, 사장님까지 저런식으로 말씀해 주신데다가, 저 일이 있은후 몇일후에 수습기간이 끝나고 정사원이 되면서
사장님이 봉급까지 인상해 주셨는데, 퇴사 이야기가 나온후 3달도 안되서 딱 잘라 다시 회사 관두겠다는 말을 할수 있을 것인가...?
현재 직장에 남아 있으면 일년 정도는 퍽퍽하게 생활해야 겠지만 경험이 좀 쌓이면 현재 면접 요청이 들어온 직장들보다 더 좋은 곳으로 갈 확률이 높아지고
당장 이직이 된다면 지금보다 좋은 환경과 연봉으로 시작할텐데..
현재 직장에서 좀 더 일하며 경험을 쌓을 것인가?
봉급과 일하는 환경이 더 좋은 곳으로 당장 갈 준비를 해야 되는것인가?
엄청 고민되는군요.
쓰다보니 엄청 장문이 됐는데... 요즘은 이런 모양새라서 복권을 자주 사는군요.(복권되면
다 잊고 세계여행이나 가고 싶어서.. --)
정말로 나아질환경인지. 아니면 지금 당장에 아쉬워서 입에 발린말을 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