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올 무렵,
하나 둘씩 지는 벚꽃 잎에 내 마음도 같이 싱숭싱숭 했더랬는데,
우연찮은 기회로 이직을 제안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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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규모는 현재 직장보다는 작지만,
좀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되는 직책으로의 제안입니다
물론 또 그에 걸맞은...
현 직장에서라면 몇 년은 더 있어야 가능한 연봉을 함께 제안 받은 것도 있고...
근데 뭣보다 책임을 떠안으면서도
현재 없는 시스템을 모두 다 직접 내가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은...
개발자로써 쫄깃한 두려움도 있지만 동시에 좀 흥분되는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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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죠,
경기도 안좋은 때... 바로 이 때가 과연 좋은 선택인가? 하는...
현 직장은 그래도 제법 잘 나가고 있는 회사니까...
또 올 초에 너무 감사하게 뜬금없이 진급도 시켜줘서는
...약간 배신인건가? 하는 느낌도 있긴 한데;;
장인어른께서 매일 전화오셔서는
좋은 선택 맞느냐며... 애둘러서 걱정을 토로하시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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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또 냉정하게 보면
이런 기회에 내 직급도/직책도/연봉도 올라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어요...
사실 작년에 두 차례 이직을 결심했었던 그 때부터 약간 마음이 떠서는
하는 일도 초오오오오큼 재미없는 것도 사실이고....
솔직히 아무리 회사가 돈을 수천억을 더 벌었다한 들 그거 다 나랑 같이 나누는거 아니니까 ㅋㅋㅋ
그냥 기회 될 때에 기본봉 많이 올려주는 곳으로 옮기는게 맞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
(또 당장 갚아야 하는 빚들을 생각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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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물론 그러면서도
과연 그 선택의 순간이 그게 꼭 지금이어야 하냐...
또 지나면 더 좋은 기회가 또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 ㅋㅋㅋ
지금 제안 받은 그 곳의 미래...는 진짜 밝은 것인가?
이 빙하기 같은 시국에 이 선택이 진짜 맞는 선택인가?
뭐 이런 생각이 또 스믈스믈
도돌이표로 다가 다시 또 돌고돌고돌고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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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거의 2주 가량을 갈팡질팡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아부지가 소주 한 잔 걸치시고 전화가 오셔서
가도 후회를 하고.
안 가도 후회를 할꺼라면.
가서 후회를 하는게 나을지도...라고 말해주셨네요
그래.. 가서 망한다고? 거리 나앉는거 아니니까....
또 현 회사 승승장구한다고 나도 같이 승승장구하는건 아니니까...
현 회사 7년 있었으면 오래 있었죠 뭐...
열어놓은 창문으로
아까 낮 보다는 조금 차가워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기분 좋은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그런 조용한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