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혜택도 없고 있는건 주유 할인이 전부인 허접한 카드를 쓰고 있기에
뭐라도 혜택을 봐야겠다 싶어서 잔뜩 응모했던 문화초대 이벤트에 운좋게 당첨!
그러나 혜화역까지 같이갈 사람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다가 겨우 소꿉친구 하나를 꼬셔서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6시 칼퇴 후 방배에서 혜화역까지 공연시간 7시 30분안에 가는건 충분히 여유 있다고 생각하여
화장실도 들르고 이런저런 여유를 부리며 6시 40분에 출발준비를 하고 네비를 켜니
세상에 도착예상시간 7시 45분.
서울의 교통을 예상하지 못한 수원 촌놈은 그렇게 도로에서 분노의 질주도 하지 못한채 거북이 걸음을 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고작 13km 거리를 1시간 동안 운전하다보니 화장실 트러블도 생겨서 근처 탐탐에 차를 세워두고 화장실로 달려가기도 하고 이런저런 고난을 겪은 끝에 겨우 도착한 혜화역 인근.
소꿉친구와 접선하기 위해(지독한 길치라서 지도를 보내줘도 2번출구 바로 옆의 극장을 못찾고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 옆의 GS편의점은 어떻게 갔데요?) 먼저 와있다는 GS 편의점에 가보니 보이지가 않습니다.
빨리 극장에 들어가야하는데 어디갔나 싶어서 전화를 하니 옆에서 벨이 울리네요.
추리닝에 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을 큼지막한 마스크로 가리고 있어서 도통 알아보질 못했습니다.
이 무슨 은행강도 패션인가 싶어서 '감기걸렸냐' 라고 물어보니
재택일이 너무 많아 끝내고 급하게 오느라 머리도 못감고 화장도 안했답니다.
하여간 연극하나 보겠다고 수원서 2시간 거리를 자연상태로 온 이녀석도 괴상하긴 하지만
어쨌건 덕분에 연극을 볼 수 있게 됐으니 고맙게 여겨야죠.
그렇게 극장에 들어서니 공연전 배우 두 분이 대기상태로 계시면서 관객들을 놀리고 계셨습니다.
화장실 안내도 해주고 하시는데, 막 자기들이 모자 관계 같냐고 닮았냐고 물어보시고
(한 관객이 붕어빵이라고 하자, 어머니 배우께서 부억칼을 들고 아들 배우를 위협...)
여기까지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마지막.
양식있는 공연문화를 위해 공연중에는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연극은 코미디 장르 답게 대단히 재미있었습니다.
시종일관 쉬지 않고 개그코드를 던지는데 배우분들의 우수한 연기력과 더불어
웃으라고 계획된 상황들이 잘 버무러져 관객들이 쉬지 않고 깔깔 거리게 만드는 연극이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어요.
개그와 더불어 가족의 끈끈함과 소중함을 교훈으로 삼는 교훈적인 연극(?)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어쨌든 개그가 90% 이상이라 그냥 아무생각없이 봐도 재밌었습니다.
연극이 끝나고 포토 타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들개, 오민중(둘째아들-형사), 이순경 순경, 노숙자(어머니와 일인 이역), 오...씨 주인공인데 그것보단 조폭같은놈 존못 으로 더 잘 기억되는 주인공씨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민중 배역님은 정말 잘생겨서 남자인 저도 보는내내 저 형 멋있다. 하는 감탄사가 나왔지만
캐릭터 자체가 허당이라.... ㅎㅎ
주인공 분과 포토타임때 흉노와 조폭 컨셉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습니다만,
동행한 친구가 자연인 상태라 사진을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주말 알바를 해야하니 피곤하다고 빨리 집에가자고 보채서 ㅠ.ㅠ
연극은 이번이 두번째로 보는데 재미있네요
영화와는 확실히 차별되면서 생동감 현장감 같은게.. 이래서 문화생활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꼭 무료이벤트가 아니더라도 영화 보듯 석달에 한 번 정도 보러가거나 하면 괜찮을 것 같아요.
직행이 없어요 직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