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태까지 한 서양식 RPG가 그렇게 많진 않지만 (가지고 있는건 정말 많은데 정작 깬건 손꼽을 정도네요)
그래도 그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을 꼽으라면 더 위쳐1이네요.
위쳐1은 전투도 뭔가 허전하고, 왔다갔다하는 것도 너무 많고, 컷씬같은건 정말 어색하기 그지 없지만
스토리하나 만큼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플롯 자체도 좋고 어느정도 깊이가 있는 스토리지만 (베렌가의 이야기라던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바로 위쳐1의 퀘스트 방식입니다.
위쳐1에선 몇가지의 메인 퀘스트와 메인 스토리에 연관되어 있는 사이드 퀘스트들이 한꺼번에 진행되는데요
어떻게, 어떤방식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순서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분기가 갈립니다.
근데 이게 또 골때리는게 분기가 갈려도 어떻게 나중에 영향을 미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위쳐1 챕터2가 너무 지루하다고 했는데, 전 오히려 이 퀘스트 방식때문에 더욱 재밌더라고요.
위쳐2는 플탐만 제외하면(....) 위쳐1에 비해 모든 부분의 스케일이 커진 느낌입니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공성전을 보여주는 첫 프롤로그 챕터부터, 북왕국들 전체를 꿰뚫고 지나가는 정치적 갈등과 음모까지, 솔직히 스토리만 생각하면 위쳐2가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챕터3가 짧은거야 어쩔 수 없다 쳐도 말이죠.
거기다가 정말 구렸다고밖에 말할수 없었던 위쳐1의 컷씬에 비해 위쳐2의 컷씬은 정말 멋있는장면이 많습니다.
그리고 많은 캐릭터들이 어떤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채기 어려운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예를들어 에던의 왕자의 스테니스도 그렇고, 필리파도 그렇지요.
위쳐1때부터 생각해오던건데, 위쳐 시리즈는 주인공이 거의 탐정에 가까운 몬스터 헌터라 그런지, 정말 추리게임을 하는듯한 느낌이 들때도 있습니다(특히 위에 말한 퀘스트 구조때문에 더 그런것 같아요). RPG들이 게임들중 가장 스토리가 좋은 장르라고 불리는 장르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위쳐 시리즈는 요즘 나오는 다른 RPG들과 비교하면 정말 독보적인 것 같아요.
그래픽은 정말 좋습니다.
제가 엑박으로 했는데도 인스톨을 안해서 텍스쳐 팝인이 일어나는 상황만 제외하면, 솔직히 그래픽은 콘솔게임들중 탑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레임 드랍도 그렇게 많이 일어나지 않고, 거기다가 그냥, 아트 디렉션이 죽여줍니다. 버건이나 플롯섬 둘다 실제 존재하는 듯한 디테일을 자랑합니다.
엑박으로 해서 포팅을 이상하게 하지 않았을까, 우려했는데, 이건 그냥 뭐..... 올킬수준입니다.
문제점이라면 위에서 말한 플탐이 짧다는 것과, 전투가 (멋있지만) 좀 심플하다는것, 사이드퀘가 쪼오금 빈약하고, 맵이 정말 도움 안될때가 많다는것.... 버그도 좀있구요.
근데 정말 이건 해야하는 게임 같습니다. 한글패치도 이제 정식 한글화로 승격되었는데다, 개발사의 미칠듯한 대인배 인증도 있고....
제 엑박 버젼은 개발사에서 공짜로 보내줬습니다. 커뮤니티 리뷰 심사(자기 블로그에서 쓴 아무 게임 리뷰를 시디프로젝트에게 이메일로 보내는거)에서 통과되어서 리뷰카피로 보내줬더군요. 근데 개인적인 사정때문에 이제야 하게 되네요.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 지켜야겠죠 ㅋㅋ
이번에 이오베스 루트로 깼는데 (엘프가 이렇게 남자답다니.... 처음 봤을때 컬쳐쇼크였습니다. 맨날 꽃미남 타입의 엘프만 영화나 게임에서 나왔는데... 이 녀석은 생긴게 딱 대니얼 크레이그임)
캐나다 빨리가서 데스크탑으로 예약구매까지해서 구매한 PC판을 드디어 깨고 싶네요. 챕터2 시작하고 안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로치 루트로 ㅎㅎ
정말 위쳐3가 기대됩니다. 미칠것 같네요. 매팩3때보다 더 기대되는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