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리스트입니다.
아쉽게도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 작품과 히치콕 감독 작품은 본적이 없네요. (레베카는 뮤지컬로 보긴했지만...)
호러 영화는 정말 싫어합니다.
순서는 관계 없습니다.
시리즈물은 시리즈중 하나만 고르고, 같은 감독 작품은 하나만 골랐습니다.
시민 케인
시민 케인의 위대한 점은 굉장히 많습니다. 한가지 예로 들자면, 만약 시민 케인은 똑같은 구도와 편집과 촬영으로 리메이크를 해서 2013년에 내놓았으면 지금도 엄청난 찬사를 받았을 작품입니다. 클래식 헐리우드의 연극같은 연기는 지금 보기엔 조오금 이상하긴 합니다만 (특히 여배우들), 화면 구도는 물론 전체적인 미장센이나 딥포커스, 카메라워크, 플롯구성, 그리고 마지막 로즈버드의 의미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깔만한게 없습니다. 평론가들이 역사상 최고의 영화라고 극찬하는 이유가 있는 작품.
몰락
히틀러 영상으로 인터넷에서 많이 알려져있는 작품이긴 합니다만, 실제 영화는 절망감에 빠진 인간들의 군상을 세세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표현합니다. <몰락>에서 보여주는 벼랑끝에 몰린 집단의 단체적 광기는 다른 작품에선 엄두도 못낼 정도로 치밀하게 보여주며, 진짜 "몰락"이란게 무엇인지를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은 작품입니다.
디파티드
스코세지 감독 작품중 도대체 뭘 골라야할까, 생각하다 그냥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디파티드를 꼽았습니다. 원작인 <무간도>를 본적은 없습니다만, 디파티드는 사실 느와르의 성격이랑은 달리, 스코세지 감독 작품이라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화끈하면서도 스콜세지 특유의 시니시즘이 묻어나는 작품으로써 마지막 엔딩의 충격은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쉰들러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뮌헨>을 대신 리스트에 넣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역시 스필버그 감독의 최고작은 <쉰들러 리스트>네요. 인간의 폭력성을 치밀한 연출로 보여주어 감동과 충격, 슬픔, 분노, 공포등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극한 감정 대부분을 이 영화에 담아내었던것 같습니다.
칠드런 오브 멘
롱테이크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 그리고 무엇보다 디스토피아라는 장소를 이렇게까지 치밀하고 현실적으로 표현해낸 작품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의의는 마지막 아기 씬입니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자 다른 명장면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 감동이라는 감정을 그저 아이의 울음소리로 만들어낸, 천재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다른 작품인 <지옥의 묵시록>을 대신 넣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역시 코폴라 감독하면 <대부>입니다. 주옥같은 대사, 연기, 절제된 카메라워크, 심금을 울리는 음악, 그리고 그것들을 모두 아우르는 연출까지, 모든 것이 완벽합니다.
살인의 추억
미장센. 이 하나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들과, 마지막 엔딩의 의미, 그리고 영화 전체에 짙하게 깔려있는 멋지게 연출된 사회비판적인 테마까지. 영화적 재미도 뛰어난 서스펜스 연출 덕분에 전혀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아마 이렇게까지 특별하고 이렇게까지 완성도가 높은 수사영화는 오랫동안 나오지 않을거라 장담합니다.
펄프 픽션
개인적으로 타란티노 감독 작품중 최고로 뽑는 작품으로써, 실험적인 플롯구성과 정신나간 스토리가 천재적인 연출과 만나면 어떻게 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펄프 픽션>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영화적 완성도로 봤을 때는 절대 싸구려 작품이 아닌,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입니다.
화양연화
"아름다움"을 생각하면 생각나는 영화. 너무나도 세련된 미장센과 연출, 그리고 양조위와 장만옥 두 배우의 멋진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불륜이라는 흔하디 흔한 소재를 가지고 깊이 있게 풀어낸 스토리도 그렇고 굉장히 느린 페이싱이 영화의 전체적 이미지지만 아름다운 연출 덕분에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블랙 코미디의 최고봉. 냉전시대 매카시즘에 찌든 정치/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작품으로 피터 셀러의 전설적인 1인3역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지금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세련된 휴머와 멋진 엔딩 (그리고 오프닝)은 수많은 큐브릭 감독 작품중 최고라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리스트에 들어갈뻔했던 작품들:
레 미제라블 (2012)
-제가 톰 후퍼 감독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레 미제라블 뮤지컬도 엄청 좋아합니다. 하지만 역시 톰 후퍼 감독의 최고작은 미니시리즈인 <존 애덤스>라고 생각하네요.
제국의 습격
- 스타워즈 광팬이라 제국의 습격을 빼는 것에 눈물이 나왔지만...
피아니스트
- 마지막 폐허에서 피아노 치는 장면 하나만으로도 명작인데, 영화의 나머지 부분들도 그에 필적하는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킹덤 오브 헤븐
-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리들리 감독 최고의 작품. 물론 감독판. 감독판은 종교에 대한 철학적 접근과 옛 대서사시 영화들의 전통을 따라가는 명작이라고 생각하네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 톨키니스트로써 이 작품이 이렇게까지 멋지게 영화화가 되었다는게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본 얼티메이텀
- 액션 연출, 쫄깃한 서스펜스, 의외로 깊은 주제의식. 블록버스터 영화가 가져야할 그 모든 것을 가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