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어디 나는 누구)
포켓몬이란게 리뷰를 할때 좀 난감해지는 작품인데요.
포덕들이랑 라이트 유저들이 바라는 요소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완전히 달라서 그런지 사람마다 평가가 극과극으로 달라지게 됩니다. 라이트 유저는 "또 하나의 JRPG"라는 시점으로 포켓몬을 보지만, 포덕들에겐 포켓몬은 JRPG를 넘어선, 마치 와우저에게의 와우같은, 그런 게임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두가지의 기준점으로 소감을 적어볼까 합니다.
라이트 유저로써의 감상
1. 멋진 그래픽
- 정말 멋집니다. 특히 후반에 나오는 기술들의 이펙트는 정말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하고 (특히 브레이브버드), 전투 그래픽은 정말 삼다수가 맞는지 햇갈릴정도로 꼼꼼하고 세세합니다. 우려됬던 3D 모델링도 플라스틱 인형같은 질감의 텍스쳐를 자랑하던(...) 콘솔판 게임들과는 다르게 예쁜 셀 셰이딩과 멋진 애니메이션으로 만족감을 줍니다.
필드 그래픽은 조금 차이가 많이 나지만 워낙 아트 디렉션이 훌륭해서 괜찮네요. 전체적으로 포켓몬이 3D가 되었을때 이질적이고 이상한 디자인 센스가 난무할 것같은 걱정은 깨끗이 날려버렸습니다. 오히려 어제부터 화이트2를 다시 시작했는데 3D가 아닌게 더 이상하네요. 5세대는 필드만큼은 캐릭터빼고는 죄다 3D였는데도 말입니다.
2. 롤러스케이트
- 4세대 다시 하는데 정말 복장터집니다. 6세대가 필드에서의 움직임은 진짜 빠름.
3. 재미없는 스토리
- 5세대가 어느정도 봐줄만한 스토리를 가져왔다면 6세대는 다시(...) 4세대, 혹은 그 전정도로 회귀했네요. 중2병인거야 솔직히 비주기랑 N/게치스빼고 다 어느정도 중2병이였고, 그나마 플라드리는 어느정도 뒷배경이 있어서 납득갈만 했지만, 정말 스토리는 아닙니다. 페이스 조절 실패는 물론이고 관장/사천왕들이 거의 존재감이 없는데다가 라이벌 놈들은 그 춤추는 통통이 빼고는 죄다 뭔가 아님.
4. 별로 추가된 애들이 없다
- 69마리 추가라서 그런지 6세대애들로만 파티짜기 엄청 힘드네요. 블화만큼은 아니더라도 한 100마리정도는 기대했었는데...
5. 신 타입 추가
- 페어리가 들어와서 어느정도 신선합니다.
6. 전룡한테 솜털이 생김
- 개인적인 취향
7. 포켓파를레
- 오래전부터 닌텐독스 이브이 버젼을 기대했는데 대신 이런게 나와주네요. 빨리 이브이 쓰다듬고 싶슴다 헠헠
라이트 유저의 시선으로 봤을 땐 오히려 그래픽말고는 그다지 달라진 점이 없네요. 차라리 블화의 스토리가 좀더 와닿고 싱글 캠페인으로만 봤을 땐 더 참신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해외 웹진 리뷰를 볼때 그닥 찬양 일색은 아니네요. 뭐, 리뷰하는 사람들이야 포덕인 사람들은 거의 없을테니 라이트 유저의 시선으로 봤을 땐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반응입니다.
포덕으로써의 감상
1. 유일왕 플드 습득
- 시1발 게임프릭놈들아 스피드도 올려줘야지
2. 자살새
- 파이어로는 진리입니다.
3. 나머지 추가된 포켓몬들도 수는 적지만 대충 디자인도 납들할만하고, 성능도 괜찮은게 많다.
- 거북손데스는 제외. 얜 아직도 뭐가뭔지 모르겠음. 무슨 아방가르드 괴수같은데.
4. 슈퍼 트레이닝
- 드디어 노력치 때문에 게임을 하면서 수학공식을 풀지 않아도 됨. 난 문과라고!
5. 수컷도 드림특성 유전가능
- 올레! 포켓몬 뱅크가 풀려서 빨리 고디모아젤을 여자로 바꿔야되요(...)
6. 나무열매 파밍이 정말 쉬워지고 재밌어졌다
- 3세대부터 열매 키우는데만 몇십시간을 투자한 사람으로써 6세대는 이거 하나로 짱먹어야함. 확장팩땐 막 밀탱크도 직접 키워서 튼튼밀크를 직점 짠다던가 하고싶다 (이렇게 동숲의 길로 접어듭니다...)
7. NPC기가 사라짐.
- 확장팩에 추가되는게 전통인건 알겠는데 그래도.....
8. 일반 트레이너 컷인들이 졸 귀여움
- 미녀, 웨이트레스, 기모노걸 시리즈, 엘리트 트레이너..... 그래도 베테랑 누님은 5세대가 더 낫네요. 5세대 베테랑 누님은 진짜 헠헠
근데 역으로 관장들 디자인이 이상해짐... 사천왕은 좋은데.
9. 고스트가 드래곤에 1배
- 우후후후후후훟ㅎㅎㅎ
10. 메가 캥카
- 얜 진짜 왠지 QA 안해보고 넣은 놈 같다.
11. 메가진화
- 진짜, 전룡이나 입치트는 이해가 간다. 얘네들은 진짜 실전에서 애매하니깐. 근데 리자몽? 갸라도스? 뮤츠?라티남매???? 제발 다음세대에선 전룡 빼곤 다 없앴으면.... 아님 아예 왠만한 실전에선 밴을 넣던가... 아님 메가진화하는 턴은 아예 공격을 못하게 하던가....
게다가 메가진화라는 개념자체가 거의 아이템주면 폼체인지 되는거랑 다를게 없어서 그닥 신선하다는 느낌도 안들고...
12. 붉은실에 의한 개체치 노가다 난이도 하락
- 그래봤자 전 아직도 개체치 노가다는 상관안하지만, 그래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3. 사파리
- 그래. 적어도 하골/소실보단 낫다.
14. 배틀하우스 언니들
- 헠헠. 게다가 배틀포인트도 자주줘요!
15. 포켓우드가 사라짐 (+ 제대로된 전투외 놀거리가 거의 존재하지 않음)
- 개인적으로 포케슬론과 함께 포켓몬 시리즈 최고의 전투외 놀거리였는데... 아니, 슈퍼 트레이닝도 포케슬론처럼 햇으면 됬잖아(...)
게다가 챔피언이 유명 여배우라는데 포켓우드가 없으니 전혀 와닿지도 않고... 진짜 저 둘은 세대가 바뀌어도 계속 됬었으면 했는데....
16. 엇갈림 통신을 제대로 안씀
- 제가 엇갈림 통신을 자주합니다 (외국에 살아서 그런지 맨날 적어도 5명은 만나요. 평균 10명에).
닌텐도 퍼스트 파티 게임들은 대부분 어느정도 엇갈림 통신을 재밌게 쓰는데 (마리오 카트의 타임어택 고스트나 파이어 엠블렘의 엇갈림 대전), 포켓몬은 하나도 없어요. 원래 포켓몬이야 말로 닌텐도의 하드웨어를 가장 잘쓰는 게임 시리즈인데, 6세대는 아예 3D는 전투중엔 꺼놓는게 더 낫고, 엇갈림 통신은 포켓마일 노가다 말고는 별의미가 없네요. 엇갈림 통신하면서 파엠처럼 엇갈림 파티 세팅 해놓고 엇갈림 한 상대의 엇갈림 파티랑 AI대전을 한다던가 했으면 좋았었을텐데.
포덕으로써의 소감
XY의 가장 큰 의의는 "포덕의 길에 들어설까 말까 마음을 못잡고 기웃기웃거리던 사람들을 포덕의 길로 안내할 작품"이네요. 여러 종족치 조율은 그렇다치고, 포덕들에게 가장 어필하는 XY의 신요소들은 죄다 육성을 조금 더 쉽게 만들어주는 것들입니다. 포켓몬실전에 입문하기 가장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엄청난 시간과 운을 필요로하는 미칠듯한 노가다였는데, 그것들을 어느정도 죄다 이해하기 쉽게 바꾸고, 하기도 쉽게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는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5세대가 "포켓몬이란 시리즈 자체를 아예 처음으로 입문하는 꼬꼬마들"에게 추천하기 가장 좋았다면, 6세대는 "포덕질을 같이할 동갑 친구놈들 꼬시기(...)"에 가장 적합한 작품인것 같습니다.
그래도 전당등록 후 할 요소가 정말 없네요. 이거야 세대 첫 착품마다 언제나 이렇지만... 6세대도 5세대처럼 확장판이 아니라 후속작이 나왔으면 하네요.
하루빨리 포켓몬 뱅크가 열렸으면. 제 전룡이 솜털이 다시 자란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