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비흡연자입니다.
태어나서 한번도 흡연해본적도 없고, 저희 아버지도 제가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에 금연하시고, 친구중에서도 흡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선배중엔 많지만) 흡연과는 별 인연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담배냄새를 정말 싫어하고요.
그래도 금연이 힘든 것도 압니다. 저희 아버지 금연하실때 엄청 고생하셨고요, 흡연도 하나의 권리라는 걸 인정합니다.
근데 길빵은 아예 다른 문제입니다. 이건 기본적인 예의거든요. 길걸어가면서 담배를 핀다는 건 "난 나의 쾌락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강요하겠다"라고 말하는 거랑 다른게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실에 무덤덤하다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비흡현자들은 예의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길빵하는 사람들에게 인신공격을 하며 욕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만약 길빵하는 사람들이 욕을 먹었으면, 그 길빵하는 사람은 솔직히 할말이 없어야합니다. 자기들이 먼저 예의를 지키지 않은 것이거든요.
몇몇 분께선 "그냥 민원넣고 법으로 막아"라고 말씀하시는데, 제가 보기엔 이건 법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법으로 막아봤자 급급하게 패치만 한거지, 한국사람들의 기본적인 시민의식이 바뀌기 전까지 이건 바뀌지가 않을 것 같아요.
흡연과는 다른 이야기지만 제가 한국와서 1년간 살때 가장 큰 컬쳐쇼크중 하나가 "사람들이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지 않는다"였습니다. 전 이게 여태까지 당연한줄 알았는데 한국에선 그 누구도 하지 않더라고요. 뒤에 사람이 있든 말든, 자기만 들어가면 뒤에 문이 닫히든 말든 상관을 안합니다.
거기에 더 기가막힌건 저는 언제나 문을 잡아주는데 절대로 "감사합니다"라고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무려 1년동안, 거의 맨날 외출했는데도 말이죠. 지인들을 위해 문을 잡아주면 "고마워"라고 말을 듣지만, 그 외의 사람들은 얄짤없습니다. 그 외에도 "감사합니다"라고 말을 거의 안해요. 참 이상하더라고요.
많은 한국 사람들은 정말 자기가 하는 일이, 혹은 자기가 무시했던 일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려고 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예의나 배려가 없는 것 같아요, 이 사회엔. 그리고 길빵도 그냥 흡연자 vs. 비흡연자의 대립이 아니라, 그냥 많은 한국인들에겐 남의 대한 배려 자체가 없는 게 드러나는 하나의 예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