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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영화] [DAY01] 데어 윌 비 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2007) (1) 2014/05/06 PM 09:26

제목: 데어 윌 비 블러드 (There Will Be Blood)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Paul Thomas Anderson)
제작년도: 2007년
장르: 드라마

<데어 윌 비 블러드>는 불안한 바이올린 크레센도를 배경음으로, 작은 탄광에서 혼자서 일하는 남자를 비추며 시작합니다. 그 남자는 결국 탄광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지만, 오기로 다친 다리를 이끌고 자신이 찾은 광석을 파는데 성공합니다. 그 후 2년 후, 석유업에 뛰어든 그 남자는 한번에 너무 많은 석유를 퍼올려는 욕심에 시추가 무너져 자신의 동료가 바로 옆에서 죽는 참사를 목격합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자신의 동료의 아이를 아들로 삼아 아이의 순진한 얼굴을 내세워 자신의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갑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데어 윌 비 블러드>의 첫 오프닝 시퀀스는 인간의 "탐욕" 그 자체를 보여줍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땅을 파며 살아가는 남자들을 불편하기 짝이 없는 배경음과 교차 시키며 스토리적 서스펜스가 아닌, 본질적인 욕망에 의해 광기로 일그러지는 서스펜스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광기를 영화는 네 개의 매체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합니다.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연기한 주인공은 그 탐욕이라는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아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들처럼 키우는 모습이 처음엔 친근하게 느껴지지만, 극이 진행될 수록 주인공의 모든 행동은 탐욕에 물든 광기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계산되었다는 것을 관객들은 알아차리게 됩니다. 필요하면 과감히 저지르고 필요없으면 가차없이 잘라버리는 대니얼 플레인뷰는 어찌보면 현대 자본가를 치장없이 좀 더 본질적으로 표현한 캐릭터에 가깝습니다.

그의 반대역인 폴 다노가 연기한 일라이 선데이는 광신이라는 또다른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입니다. 사이비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교회의 수장으로 종교라는 매체로 마을 사람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써, 무신론자에 가까운 대니얼과 대립합니다. 일라이가 진행하는 미사는 사람들에게 붙은 귀신을 쫒아버리는 의식을 하면서 진행되지만, 결국 광기라는 귀신에 사로잡힌 것은 자신이였던 만큼, 일라이 역시 대니얼과 반대되는 대칭점에 있는 인물이면서도 대니얼과 가장 비슷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데어 윌 비 블러드>의 세번째 키워드는 인물이라기보단 자연 그 자체입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 굉장히 많은 롱테이크와 롱샷을 보여주는데요, 그런 촬영 기법으로 인해 인공적이 아니라 더 현실적으로 잔혹한 자연 그 자체가 어떻게 인간을 압박하는지, 그리고 그런 인간이 어떻게 대항하는지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예를 들면, 불길에 휩싸인 석유정을 폭파시키는 트랙 샷과, 그 후 세 개의 추가 석유정이 생긴 것을 보여주는 롱샷까지, 캘리포니아 남부의 척박한 땅과 탐욕이라는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의 싸움을 앤더슨 감독은 미화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 키워드는 석유입니다. 다른 작품이였다면 성공이라는 카타르시스와 동반되는 석유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장면은 이 영화에선 불안함과 적개심이라는 감정을 전달합니다. 석유의 검은 색과, 그 검은 색에 물들어가는 남자들, 그리고 그 검은 색 석유로 타는 불. 이런 시각적 이미지로 <데어 윌 비 블러드>는 석유를 인간의 탐욕이 물체화된 상징으로 만들어 석유를 둘러싼 인간들 사이의 싸움과 인간과 자연과의 싸움을 구체화 시킵니다.

영화는 석유와 관련없는 장소에서 끝납니다. 하지만 두 명의 인물이 보여주는 마지막 광기는 장소와는 상관없이 또다시 석유에 관한 것이죠. 석유는 존재하지 않지만, 석유가 남기고간 광기는 두 인물을 계속 사로잡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대사 "난 끝났어"라고 말합니다만, 과연 그의 광기는 그걸로 끝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한가지 분명한건, 영화는 "피가 있을 것이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하여 피로 끝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를 매꾸는 것은 석유의 검은 색입니다.

한줄평: "앤더슨 감독의 광기에 대한 고찰"



이 글은 제가 지금 진행하고 있는 "30일 영화 챌린지"중 하나입니다.
"30일 영화 챌린지"는 그다지 거창한 건 아니고, 그냥 제가 랜덤하게 고른 30개의 영화를 랜덤하게 순서를 정하여 30일 동안 하루에 영화 하나씩 보고 그 영화에 대한 감상평/분석을 쓰는 겁니다.
제가 볼 영화들의 리스트는
여기(클릭)에 있습니다.

내일의 영화는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폭력의 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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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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