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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뷰] [영화리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스포無) (9) 2014/06/11 AM 01:37

제목: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X-Men: Days of Future Past)
감독: 브라이언 싱어 (Bryan Singer)
개봉일: 2014년 5월 22일
장르: SF, 액션

<엑스맨> 시리즈가 처음으로 영화화된 2000년,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엑스맨'이라는 돌연변이 능력자들의 액션보단 이들이 가지고 있는 이상, 고뇌,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사회를 주요 키워드로 <엑스맨>을 감독하였습니다. 결과는 '엑스맨'이라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겉모습만이 아닌, 원작 내에 존재하던 사회내 소수자의 갈등, 특히 인종차별에서 나오는 갈등이라는 요소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후속작인 <엑스맨 2>에선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은유까지 넣어 '돌연변이'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상징을 더욱 부각시켰지요. 싱어 감독이 시리즈를 떠난 이 후 이런 시도는 <엑스맨 3: 최후의 전쟁>에서 어설프게 마무리된 것을 제외하곤 거의 다뤄지지 않았는데요, 이는 매튜 본 감독이 만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 조금씩 바뀌는가 싶더니 이번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로 다시 본래 싱어 감독이 구상하던 그 테마로 비로소 돌아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정확히는 11년만에) <엑스맨> 시리즈로 돌아온 싱어 감독이 만든 이번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에서도 비슷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극이 진행됩니다. 싱어 감독에겐 <엑스맨>이란 슈퍼 히어로들의 각각의 개성을 뽐내는 아레나가 아닌, 이 히어로들이 가지고 있는 이데올로기를 극대화 시키고 이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영화의 주제로 잡아 다른 슈퍼 히어로 영화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만약 <어벤져스>가 여러 히어로들의 다채로운 캐릭터성을 부각시켜 이들의 케미스트리를 조율하였다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는 각각의 캐릭터성을 제한하는 대신 이들이 가지고 있는 이데올로기를 부각시켜 사상의 대립 자체를 스토리의 주요 포인트로 잡았다는 것이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비판하는 싱어 감독이 캐릭터성을 살려내지 못했다는 사실은 오히려 영화의 주제 때문에 다른 시각으로 봐야 감독의 의도를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이번 영화는 정말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3년 전 개봉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직접적인 후속작이자 거의 10년전 영화인 <엑스맨 3: 최후의 전쟁>의 간접적인 후속작이고, <울버린> 계열의 스핀오프와 메인 시리즈 3부작, 그리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사이의 설정 충돌과 여러가지 불활실한 연관점들을 정리하고, 그리고 나아가 <엑스맨>이라는 시리즈 자체의 리부트까지 바라보는, 정말 그 어깨가 무거웠던 작품이였는데요, 사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개인적으로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딱히 제대로된 작품이 나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않았었습니다. 싱어 감독의 능력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였지만, 이 정도의 일이라면 싱어 감독보다 더욱 뛰어난 감독이 와도 이 총체적 난국을 해소시킬거라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결국 싱어 감독이 자신이 구상한 <엑스맨> 시리즈의 비전에 집착하면서 성공스럽게 이 모든 목표들을 달성해 버림으로써,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는 다른 히어로 영화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사실이 대단하네요.

아마 매튜 본 감독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비교하면 어떤가, 하고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텐데요, 매튜 본 감독이 각각의 캐릭터의 캐릭터성을 극대화 시킨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확실히 엑스맨을 슈퍼 히어로로 조명하는대에는 싱어 감독보다 더 능숙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프리퀄이라는 성격상 매튜 본 감독의 작품은 필연적으로 캐릭터성을 구상하는데 힘을 쏟아야 했고, 그래서 이런 탄탄한 캐릭터성으로 영화의 퀄리티를 확립시키는 데에 성공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죠.

그에 비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는 캐릭터보다는 스토리에 중점을 두는 방식으로 극을 이끌어 갑니다. 싱어 감독은 원래 이야기꾼이자 스릴러 감독으로 더 유명했는데, 싱어 감독의 <엑스맨>이나 <엑스맨 2>도 여타 히어로 액션물처럼 엑스맨 각각의 캐릭터성을 부각시키기 보단 엑스맨 세계관으로 현실에 대한 은유나 돌연변이라는 그룹의 이데올로기 대립을 보여주어 오히려 군상극적인 느낌이 들게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싱어 감독의 엑스맨 영화 중 명장면들은 대부분 직접적인 액션이나 (히어로 영화의 주요소인) 자아성찰로 인한 캐릭터성 부각보단 두 개의 서로 다른 사상의 대립을 보여주는 연출이 훨씬 더 세련되고 멋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편에서 자비에랑 매그니토가 경찰을 인질로 두고 대립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은 이번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의 클라이맥스에서 오마쥬되어 싱어 감독이 생각하는 <엑스맨> 시리즈의 존재 의의를 시사합니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키워드는 바로 '통제'입니다. 이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가 집중했던 테마와 비슷한데요, 만약 원톱 영화인 <캡틴 아메리카>가 주인공을 필두로 '통제'에 대한 명쾌한 대안을 내었다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는 이 '통제'를 두고 3가지의 이데올로기가 서로 대립하는 군상극을 그리며 조금 더 씁쓸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피터 딩클리지가 완벽하게 연기한 트라스크 박사는 자신의 조수와의 이야기로부터 그가 가지고 있는 돌연변이 배척주의 사상에 조금 더 입체감을 더 해주고, 말콤 X를 연상시키는 에릭은 압도적인 힘으로 자신의 사상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의 미스틱도 이데올로기의 대립에 갇힌 군상을 연기하여 이 거대한 시대의 움직임(이는 영화에서도 강조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에 벗어나려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사투를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이런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려는 싱어 감독의 노력은 이 영화가 미래와 과거가 둘다 진행되는 시간여행 이야기인 것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미래에서 본 과거의 싸움은 부질없고 시간낭비처럼 보이니깐요. 이런 의미에서 싱어 감독의 이번 작품은 주제의식이 확고한 작품으로써 간단한 블록버스터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억울한, 내러티브적으론 비교적으로 고차원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싱어 감독의 전작들과 같이 "좋은 주제의식, 실망스러운 액션"이라고 보기엔 약간 문제가 있습니다. 이 영화가 가장 찬사받아야 할 이유는 바로 싱어 감독이 자신의 장점은 그대로 답습하면서 단점은 최대한으로 개선한 노력이 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이죠. 각본가인 사이몬 킨버그 작가의 말의 따르면 만약 <퍼스트 클래스>가 에릭의 이야기 였다면 이번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는 찰스의 이야기라고 하였는데, 그에 답게 영화는 젊은 찰스에 대한 내면 묘사와 그가 겪는 고통과 변화를 이런 군상극적인 스토리에 굉장히 잘 녹아들게 만들었습니다.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울버린의 비중은 화자 그 이상의 위치를 갖지 않습니다만, 이미 자신만의 스핀오프가 있는 캐릭터인 만큼 싱어 감독은 세계관의 거대한 축중 하나인 찰스의 이야기를 심도깊게 탐구하여 내러티브의 질을 올립니다.

또한, 이번 작품은 (매우 싱어 감독 작품 답지 않게) 화려한 액션으로도 볼만합니다. 미래에서 펼쳐지는 블링크의 포탈 액션은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충격이고, 개봉 전 악평(...)을 받았던 퀵실버도 압도적인 액션 씬과 그 특유의 능글맞은 캐릭터성을 잘 유지하여 비록 카메오에 가까운 등장임에도 불구하고 중반에 한번 크게 터트려주어 영화의 페이스를 적당히 잡아줍니다. 특히 퀵실버가 펼치는 액션씬은 개인적으로 올해 나온 영화 장면중 톱중 하나로 기억될 정도로 멋진 연출로 만들어져서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 중반을 캐리합니다.

역시 올해 나와 좋은 평가를 받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가 마블의 개별작으로 굉장한 퀄리티를 자랑하면서도 시리즈의 전체적인 스토리에 도움을 줬었다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는 총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캐스트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캐릭터성이 아닌 내러티브에 포커스하여 전체적으로 팬서비스같은 느낌이 아닌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조스 웨던 감독의 <어벤져스>가 각각의 캐릭터성을 부각시키면서도 심플하고 탄탄한 스토리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생각했는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는 정반대의 길을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보니 싱어 감독이 가진 스토리텔링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볼 수 밖에 없네요.

한줄평: "Back in the Master's Hand."



정말 오랜만에 리뷰를 쓰네요.
한동안 극장에서 영화를 본적이 없어서...
캐나다에 있었으면 이미 <셰프>나 <이미그랜트>를 봤었겠지만 현실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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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wazero    친구신청

전 퍼클 기대하고 봤다가 비교적 실망했습니다... 엑스맨 시리즈중엔 퍼클 외에 가장 훌륭한 작품이긴하지만 퍼클이 너무 잘나왔어요.. 이후 엑스맨 시리즈들은 아마 두고두고 퍼클과 비교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레이트존    친구신청

전 퍼클도 굉장히 재밌게 봤지만 싱어 감독 스타일을 좋아해서 그런지 퍼클보다 월등히 더 재밌게 봤네요.
그래도 본문에도 적어놓았듯이, 퍼클과 데오퓨는 내러티브적으로 그 지향점이 확연히 다른 작품이라 뭐가 좋고 나쁘다고 하기엔 힘들것 같아요. 한가지 확실한건 데오퓨가 퍼클보다 액션만큼은 훠~얼씬 멋있다는 겁니다. 딱히 그렇게 하는 게 어려운건 아니지만(...)

trowazero    친구신청

음 다른거야 뭐 그렇다쳐도 액션이 퍼클보다 낫다는건 공감이 안가네요 ㅎ 포탈 전투씬도 전 그닥 감흥이 없었구 무엇보다 미래 전투씬은 적이 너무 강해서 긴장감이 되려 안느껴지더군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액션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분명 화려는한데 인상에 남지는 않는 느낌. 전 퍼클의 에릭 능력 부분이 상당히 인상 깊었어요 동전 부분도 그렇고 잠수함 미사일 부분 등등.. 엑스맨3 다리 장면과 더불어서요. 데오퓨에서 건진 액션은 퀵실버의 유머러스한 부분 정도?

남자라면자폭    친구신청

원래 싱어 감독 엑스맨이 취향이 많이 갈립니다.
엑스맨에서 액션은...어느편을 관람해도 그닥 만족은 못하죠;

그레이트존    친구신청

개인적으로 전 블링크 액션을 너무 흥미롭게 봐서... 뭐 사람마다 다르겠죠.
전 엑스맨 3에서 금문교 옮기는 장면 나올 때 그닥 감흥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파라서요.

퍼클은 근데 액션이 촌스러웠던게 너무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에릭의 넘사벽 능력은 오히려 데오퓨에서 클라이맥스때 행한 그 미친 짓으로 훨씬 더 임팩트 있게 보여줬다고 생각하구요. 저도 퍼클에서 동전부분은 잘 연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독수리2호죠    친구신청

저도 퍼클을 너무 재밌게 봤네요. 흥행으로는 망했지만 제일 잘나온 작품같습니다.
근데 퍼클이 재밌었던 이유는 1.2.3.기타 백그라운드 지식이 있었기 때문이라서..

그냥 퍼클만 제일처음에 달랑 나왔다면 재미는 반감했을듯하네요.
이번 작품은 퍼클덕에 덕을본 작품이라 확실히 퍼클보다는 못하더군요.

그래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레이트존    친구신청

퍼클은 프리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내러티브의 재미가 배가 될 수 있는 이점도 있죠.

그런데 루리웹에선 다들 퍼클을 더 재밌게 보셨네요. 전 싱어 감독이 만들어낸 사회적 은유같은 걸 좋게봐서 퍼클은 프리퀄이라는 특수성을 굉장히 잘살린 퀄리티 높은 캐릭터 액션 영화로 밖에 안보는데...

당근콩    친구신청

퍼클도 좋고 데오퓨도 좋습니다. 머가 더 좋고 나쁘냐는 무의미한듯
다만 데오퓨에서 아쉬운건 기억에 남는 브금이 없었네요.
퍼클의 x-training이나 Magneto같은 뛰어난 브금이 별로 없었다는게 젤 아쉬움.

그레이트존    친구신청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둘이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니....
OST는 아니지만 퀵실버 씬의 Time in Bottle이 전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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