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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뷰] [영화리뷰] 나를 찾아줘 (Gone Girl) (3) 2014/10/31 PM 04:25

제목: 나를 찾아줘 (Gone Girl)
감독: 데이빗 핀처 (David Fincher)
개봉일: 2014년 10월 3일 (북미)
장르: 스릴러, 미스테리, 드라마
러닝타임: 149분

요즘 현대 스릴러하면 생각나는 감독은 단연 데이빗 핀처이고, 2011년 <소셜 네트워크> 이후 감독의 첫 작품인 <나를 찾아줘> 또한 스릴러입니다. 길리언 플린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인 이 작품은 언뜻보면 작년 드니 빌뇌브 감독의 작품 <프리즈너스>처럼 가족이 실종되고 납치자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군상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 열어보면 전혀 다른, <프리즈너스>의 안티테제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의 다른 영화입니다.

영화의 투톱인 닉과 에이미는 이제 막 결혼한지 5년차인 부부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그 둘의 관계는 삐걱거립니다. 닉은 에이미에게 완전히 질려버린 상태이고,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는 에이미도 느끼고 있던 것으로 드러납니다. 닉은 그들의 5번째 결혼 기념일 아침부터 자신의 쌍둥이 여동생이 운영하는 바 (소유주는 에이미 이름으로 되어있는)에서 푸념을 늘어놓으며 영화는 시작됩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닉은 어질러진 집과 에이미가 사라졌다는 점을 알게되어 혹시 납치 사건이 일어났다는 생각으로 경찰에 신고합니다.

영화는 현재와 에이미가 나레이션으로 설명하는 둘의 과거 이야기를 교차적으로 진행시켜 그렇게 그 둘의 관계를 쌓아나가는데 초반을 주력합니다. 어찌보면 초반만큼은 비교적 별로 재미없을 도입부인데다가 러닝타임도 긴만큼 늘어지는 감이 없잖아 있습니만, 전체적으로 핀처 감독 특유의 차가우면서도 스타일이 살아있는 연출과 편집으로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어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중반부까지 그 페이스를 이끌어냅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복선을 깔아놓으면서도 관객들이 이 두 주인공들을 어떤 편견을 가지고 바라봐야할지를 제시합니다.

※ 여기서부턴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하시지 않으시면 스포일러가 끝나는 부분까지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하지만 <나를 찾아줘>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이런 편견들을 교묘하게 만들어놓고 발밑에서 밑장을 빼버리는 듯한 느낌으로 엎어버린다는 데에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는 중반부, 즉 러닝타임이 60분가량 짔을 때야 비로소 "시작"됩니다. 영화의 반이 지나기도 전에 과감히 반전을 보여주죠. 그리하여 핀처 감독은 <나를 찾아줘>를 반전이 큰 축을 차지하는 스릴러가 아닌, 반전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더욱 주력합니다. 그리고 이 반전이 나왔기에 영화의 페이스는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고, 이미 영화 내에서 가장 큰 반전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스릴감이 더욱 커지는 내러티브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호평받을만합니다.

<나를 찾아줘>는 결국 영화가 중반에 보여준 "반전"의 "뒷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쇼크팩터를 과감하게 일찍 소비하고 핀처 감독이 내러티브를 끌고가는 연출에 올인하여 드라마로써의 모습을 더욱 부각시킵니다. 그리고 이런 구조는 기존의 실종 스릴러보다 더욱 독특한 테마를 의외의 깊이로써 보여줍니다. 게다가 스토리 자체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정통 스릴러라고 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으나 핀처 감독의 탁월한 연출로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여 결과적으로 스릴감과 드라마를 전부 잡은 영화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초반엔 두 주인공의 동정심이 갈만한 부분, 그리고 좋아보이는 부분만 보여주어 관객들로 하여금 실제 미스테리에 집중하도록 리드한다면, 중반부부터 영화는 그런 방향을 180도로 뒤집고 둘의 나쁜점을 조명하기 시작합니다. 이로인해 영화는 둘 사이의 대결을 마치 진흙탕 싸움처럼 보여주어 영화에 기묘한 시니시즘을 선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스릴러라는 장르는 취향이 타는 장르라고 생각하는데, <나를 찾아줘>는 이런 시니시즘으로 인해 그런 장르적 톤이 한층 옅어져 의외로 대중에게 추천하기 쉬운 작품이라는 것도 플러스입니다.

이 두 주인공의 진흙탕 싸움은 바로 두 주연의 완벽한 연기로 완성됩니다. 일단 <나를 찾아줘>에서의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소포트라이트를 받고있는 로자문드 파이크는 어찌보면 전혀 인간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 방식으로 연기를 합니다. 그녀의 하이피치 목소리 톤은 나레이션으로 나올 때는 그 분위기에 들어맞아 시너지를 내지만, 사실 그녀는 일상 생활에서도 그런 목소리로 말하고, 그 기묘한 위화감은 에이미의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큰 축을 차지합니다. 자신의 부모에 의해 "만들어진 삶"을 살아온 에이미는 일상자체가 연기고,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파이크의 목소리만큼 잘 맞는 톤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로자문드 파이크는 이렇게 "연기 잘하는 여자"를 확실하게 연기한다고 해야할까요.

반면, 벤 애플렉은 "연기 못하는 남자"인 닉을 확실하게 연기합니다. 닉 또한 일상이 연기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는 그것에 진저리를 느낀 남자입니다. 그렇기에 벤 애플렉은 닉에게 나사빠진듯한 디테일을 선사하고, 그의 평범하면서도 짜증섞인 마스크는 굉장히 인공적으로 다가오는 에이미라는 캐릭터의 안티테제로써의 한층 더 인간적인 닉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들어냅니다.

결국 닉과 에이미, 이 두 캐릭터의 면면을 보면 <나를 찾아줘>는 스릴러보단 풍자 코미디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들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핀처 감독의 다른 작품들보다 훨씬 더 유머가 살아있는 작품이고, 애초에 영화가 만들어낸 시나리오 자체가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물론 감독이 감독이고 핀처 감독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연출력이 어딜가는 것은 아니기에 스릴러로써도 완성도가 높지만, <나를 찾아줘>의 주요 포인트는 일어났다는 것이 황당할 정도로 현실감없는 시나리오를 신빙성있게 짜내어 두 조연들을 그 안에 풀어놓았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비록 시나리오와 에이미의 성격이 현실에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워도, 이를 풍자에 가깝게 연출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합니다.

※ 스포일러 끝.

<나를 찾아줘>를 (안티)페미니즘 작품이라고 보기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틀 안에서 성(性)이 갖는 의미와 그 의미의 반전만큼은 이 두 주인공을 조명하는 방식으로 어느정도 탁월하게 다뤘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은 핀처 감독의 의도대로 주연인 닉과 에이미를 둘다 믿지 못하도록 리드되기에, 이 둘의 결혼을 한걸음 떨어져서 보게됩니다. 이는 영화가 가지고 있는 풍자 요소를 더욱 부각시킵니다.

그리고 이 풍자 요소는 영화로 하여금 장르적 한계를 벗어나 실제 "결혼"이란 비극에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집니다. "거짓"이란 테마에 러닝타임 대부분을 할애하는 미스테리 영화인 만큼 영화는 결혼을 거짓과 연기로 가득찬 위험한 관계로 다루면서도 그와 함께 하나의 희극으로도 조명합니다. 이 방법으로 <나를 찾아줘>는 스릴러의 자극과 블랙 코미디의 깊이를 둘다 장착한 웰메이드 드라마로써 관객들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한줄평: "좋은 스릴러, 더 훌륭한 풍자 코미디."




- 쌍둥이 여동생이 제 타입이네요 (<토르: 다크 월드>도 영화가 시망이였지만 캣 대닝스 때문에 헠헠댔다는 건 안자랑)

- 로자문드 파이크는 참 예뻐요.

- 닐 패트릭 해리스는 여러가지 의미(...)로 그 씬을 찍는데 참 힘들었을것 같네요.

- 정말 의외지만 개인적으로 한국 제목인 "나를 찾아줘"가 영화의 테마에 더 근접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제목인 곤걸보다 스포성이 더 짙다는 문제도 있죠.

- 거짓과 밖으로 보여지는 연기라는 테마는 영화가 매스 미디어를 보는 시각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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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딩뎅    친구신청

닐 패트릭 해리스는 여러가지 의미(...)로 그 씬을 찍는데 참 힘들었을것 같네요

제가 극장에서 얼핏 본 그게 맞죠 맞는거죠? 와이프는 아니라고 하는데.
저는 분명히 봤습니다.

자유인강산에    친구신청

진짜 다 보고나서 실소가 터지면서... 드는 생각은

감독이 진짜 천재다... 근데 정말 싸이코 변태다! 생각이 들더군요 ㅋㅋ

신겟타    친구신청

핀처 감독은 언제나 기대감을 가지고 봐도 충족해줘 좋아하는 감독입니다^^
늘어질거 같은 곳에서 팽팽하게 당기기를 잘하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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