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토리우미도 좋았지만)
위쳐3를 올해 깨서 "오랜만에 좋은 RPG 게임했다!" 하기에도 좀 그렇고
이스8도 올해 깨서 "오랜만에 제대로된 일본 게임 했다!" 하기에도 좀 그렇지만
그래도 참 이런 여운이 남는 게임은 인생에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올해만 3번째...)
페르소나 3랑 4 둘다 굉장히 좋아하는 게임이긴 하지만
페르소나 5는 진짜... 이번 세대 최고의 게임중 하나인듯 하네요
1) 던전
3하고 4는 사실 던전 디자인은 직설적으로 말하면 나빴죠.
랜덤 던젼이 잘만들기도 어려운데, 3, 4는 잘만드려고도 딱히 노력한 흔적이 없죠
3편은 반복던전이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었고
4편은 아트 디렉션으로 각 던전마다 다르게 보이게 만들어도 결국 다른점이 없었는데
5편은 각 던전이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듭니다
던전 내의 인터랙션도 흥미롭고, 전체적인 디자인이 잘 되어 있어요
액션 게임이 아닌 이상 어느정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엄폐 시스템이나 점프 시스템도 버튼 누르면 까딱까딱 반응해서 쓰기 좋습니다.
애초에 점프같은 경우는 O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저절로 되는지라 편하고
던전과는 별 상관없지만 페르소나 5가 UI 디자인 버튼 누를때마다 톡톡 튀는 느낌이 있어서 좋습니다
예전엔 그냥 비주얼 디자인이 좋았는데, 5는 UI를 사용하는 느낌도 좋음. 마치 기계식 키보드 쓰는 느낌?
랜덤 던전이 좋다면 메멘토스가 있고...
실제로 메멘토스 분량도 상당한데다가, 자동차 타고 돌아다니기 때문에 약간 다른 느낌도 있고해서 나쁘진 않아요.
3, 4가 커뮤나 스토리, 캐릭터성, 전투 시스템으로 승부를 봤다면
5는 던전부터가 최대 장점중 하나입니다.
2) 우익 정치 풍자
나오기전에 류지 신발에 전범기가 있어서 욕을 엄청 먹고 지금도 심심하면 어그로 끄는 주 소재이긴 합니다만
일단 일본 게임에서 이렇게까지 신랄하게 우경화를 깐 작품이 있었나요?
물론 우익이라해도 과거사를 아예 배제해 놓고 한 코멘터리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면 우익 논란은 꽤나 바보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국회의원? 아 그건 일본에선 세습제였지"라고 대놓고 까는 대사라던가
할아버지한테 지역구 물려 받은 놈이 파벌 만든다고 로비벌이는등 일본 정치의 폐해를 대놓고 보여주는 커뮤 (요시다)
일본의 비정상적인 검찰의 승소율을 대놓고 현직 검사의 말을 빌려 깐다던가
자민당이 더욱 우경화되어 겉만 번지르르하고 더욱 나쁜 놈들로 가득찬 신당 창당 (고이케의 신당이 연상되는)
직접적으로 "세계와 싸우는 부국"을 운운하며 평화헌법 개정을 은유하는 후반 보스
마지막으로 아예 시민들의 정치적 무관심을 직접적으로 까는 게 주테마인 스토리까지
이런 용감한(?) 풍자는 일본 게임에서 거의 전무하지요
그리고 풍자도 풍자지만, 상당히 직설적으로 하는 풍자라는게 더 인상깊기도 하고.
페르소나 5 발매때는 잘 모르겠지만
무능 우익 정권인 아베에서 더욱 우경화된 고이케로 넘어갈 조짐이 보이는 요즘에 적절히 발매한 것 같습니다
트럼프 쇼크를 받은 서구권같은 경우는 트럼프를 위시한 우경화에 대한 통쾌한 반란으로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한국같은 경우는 작년부터 올초까지 (이세계를 제외하면) 이것과 비슷한 상황을 직접 경험했으니 더욱 와닿고요
이걸 플레이한 일본 오타쿠들이 점 정신 좀 차렸으면 하지만....
물론 전범기 사용이 민감하고, 그걸 캐릭터 디자인으로써 넣은 것은 충분히 공분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현재 일본의 젊은 좌익들마저 과거사에 대한 무지함을 드러내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겠죠
그리고 애초에 게임이 과거사에 관심있는 전통적인 좌파보단 아나키스트적 좌파 색체가 훨씬 깊은 것도 있고
그래도 일단 DLC로 나온 일본 순사복? 이거야 애초에 일본 순사같은 새1끼가 입으니 전 OK
그리고 개인적으로 전범기 신발 신은 류지같은 경우는 애가 머리가 빈 놈이라 그러려니
3) 전투
3, 4랑 비슷한데, 딱 좋은
애초에 3이야 좋은 편이긴 해도 AI문제라던가 해서 지금 하기엔 문제가 많고,
문제없는 P3P는 P4 시스템을 고대로 갖다 박은거고
P4는 확실히 P3의 문제점을 거의 없앤 잘 만든 녀석이긴 한데
P5는 그에 비해 이것저것 추가된게 많지요
근데 또 그 추가된것들 (총격, 프레이/사이 계열, 바톤 터치등)이 또 기가막히게 잘 들어 맞아서 좋습니다.
더 화려해졌지만 그렇다고 실속이 없는 것도 아닌
모범적인 발전.
그리고 무엇보다 악마회화!
본가에 비하면 단순하긴 하지만, 오히려 단순화한게 조금 더 페르소나 특유의 빠른 페이스에 잘 맞는 것 같고요
상대방이 다 악마이다보니 좀 게을러 보이는 디자인의 녀석들만 상대하는 느낌이였는데
P5는 진짜 포켓몬 같은 느낌
문제라면 앨리스를 만들려면 노가다가 필수라는 점....
그래도 3-4편에 이어서 5편에서도 티타니아를 메인으로 쓰는데 성공했네요.
HD화된 악마 모델링들도 다들 맘에 듭니다.
4) 캐릭터
다 좋습니다
류지만 빼고
류지는 진짜 애가
뇌가 없는 것 같아요
JRPG 플레이어블 캐릭터중 단연 극혐급
제스티리아의 로제가 이런 느낌입니까?
그에 비해 여성진은 3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3에선 토리우미 선생이랑 연애 가능했으면 했는데 5편에서 드디어...!)
4와 비교하면 뭐랄까... 더 화려한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속이 빈 것은 절대 아닌 느낌. 둘다 좋아요.
게다가 4편은 애초에 딱히 연애하고 싶은 캐릭터가 치에말곤 없었는데, 5편은 너무 많은 느낌.
피카츄가 연기하는 고양이도 맘에 들고 (계속
풀보이스면 했는데 아니니깐 좀 아쉽네요
100시간 짜리 게임이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5) 그래픽
물론 플삼급 그래픽이지만
아트 디렉션이나, 다채로운 애니메이션등, 확실히 돈 쓴게 티나는 작품입니다.
한가지 문제라면 이번 P5의 이미지 컬러가 밝은 붉은색인데, 이 색이 리모트 플레이에서 깨지기로 유명한 색이라....
게임 자체는 잘 돌아가긴 하지만....
102시간중 101.5시간을 리모트 플레이로 했는데, 딱 30분 TV로 했을때 화면 엄청 깔끔하고
무려 60fps로 돌아가는것을 보고 놀랬습니다 60프레임이 아니라네요 ㅠㅠ
6) 도쿄
도쿄를 잘 만들어냈습니다
예전에 도쿄 여행갔던 추억도 나고
시부야역에서 길잃은 것도 그대로....
할것도 엄청 많고
4편 2회차중인데 진짜 이나바는 시골이네요.
5편 하다보니 훨씬 더 느껴집니다.
특히 2회차는 밤에 아예 할게 없을 수도 있어서....
7) 음악
쇼지 메구로라 역시 좋음.
그래도 왠지 4만큼 딱 꽂히는 건 없는 모양인것 같습니다
아직 많이 안해봐서 라고 하기엔
5편 1회차가 4편 2회차 현재까지 한것보다 더 많이 걸려서...
이건 더 들어봐야할듯
위에서도 말했듯이
7) 이스8과 비교?
페르소나 5가 더 좋아요.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더 좋은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예산의 차이도 상당했겠지만요.
하지만 이스 8도 역시.... 특별하죠.
페르소나 5는 새로운 JRPG같은 느낌
이스 8은 옛 향기가 진한 JRPG같은 느낌
P3, P4, P4G 다 해보고 P5해 봤지만 정말 재밌게 했던 P4G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좀 지루한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특히 코옵과정이 좀 피곤하더군요.
전투야 별다를거 없는 페르소나 전투고.
캐릭터의 경우 류지 말 많은데 중간중간 툴툴댈때는 때려주고 싶었지만 솔직히 그 나이대를 생각하면 이해가 충분히 갑니다. 마지막엔 믿음직하게 변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