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살고 있기도하고
2015-2016년 라이브로 본 세대기도 해서 블루제이스를 사랑함
특히 좋아하는 스포츠팀 3팀(하키의 밴쿠버 커넉스, 미축의 시애틀 시호크스, 야구의 토론토 블루제이스)중 유일하게 연고 도시에서 살고 있기때문에
블루제이스는 잘하면 커넉스나 시홐스와는 달리 진짜 도시 전체가 흥분하는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그런게 있어서
개인적으로 특별한 팀임
사실 아직도 류현진이 제이스로 왔다는 게 아직도 잘 믿기지가 않음
그래도 일단 이번 영입 컨퍼런스보면서 생각이 든 걸 적어봅니다
1. 캐나다 한인 커뮤니티
한국에 블루제이스팬은 거의 없다고 보면됨. 한국에 살면서 블루제이스 모자 쓴 사람 정말 딱 한명봤음.
하지만 토론토는 LA-뉴욕 다음으로 북미에서 가장 큰 한인 커뮤니티입니다.
거기다 블루제이스는 토론토 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팀임. 진짜 캐나다의 모든 한인을 팬으로 끌어 모을 수 있음.
캐나다에서 오래산 한인들은 정말 제이스팬이 많음.
엑스포스는 몬트리올에 야구팀있을때 한인 사회가 워낙 적어서 없다고 보면되고
그나마 밴쿠버에 마리너스 팬들이 있긴한데, 거의 대부분 제이스랑 마리너스랑 같이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함
나머지는 다저스 아님 블루제이스팬들임
근데 다저스 팬들은 류현진 팬들에 가까웠음
그 류현진이 블루제이스로 온거임
양키스랑 보삭 좋아하는 이상한 사람들은 논외
2. 캐나다의 팀
캐나다의 스포츠 팬덤은 사실 (하키 제외하면) 캐쥬얼 팬이 많은 편임.
유일한 캐나다 팀들인 랩터스와 블루제이스의 암흑기가 워낙 길다보니
못할때는 그냥 별 소문없지만, 플레이오프를 한번 들어가면 전 국가가 흔들림
저번 여름 랩터스 돌풍은 진짜 거짓말 안하고 한일 월드컵 4강급이였음
농구 평생 안보는 사람도 거리 나와서 미친듯이 응원함
근데 이게 토론토만 그런게 아님
느바 파이널때 토론토의 원수이자 영원한 라이벌인 몬트리올에서 살고 있었는데
거기도 미쳤었음
집안에서 창문 열어놓고 파이널 마지막 보고 있었는데, 끝나면서 밖에서 소리지르고, 경적울리고 장난 아님
파이널 우승 기념 퍼레이드때 300만이 모인 도시임
영입식에서 어떤 기자가 "이젠 한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또한 대표하는 선수"라고 했는데
진짜임
ALCS라도 가서 잘던져주면 영웅됨
3. 팬덤 분위기
일단 캐나다 스포츠 분석가들은 부정적 혹은 조심스러운 편인데 (부상+알동부 빠따+제이스 수비등등의 이슈)
팬들은 축제 분위기임
어제 라디오에서 이야기하는 걸 들었는데
"2015년 트로이 툴로위츠키와 데이빗 프라이스 트레이드때만큼 팬덤이 긍정적인 분위기에 달아올라있다"
2015년때 툴로와 프라이스 트레이드하고 8월의 기적을 만들어내서 알동부 우승했던 시절임
그때는 진짜 토론토가 야구에 미쳐있었었음
그 정도라면 진짜 대단한 거임
4. 등번호 99번
류현진이야 그냥 원래 하던데로 별생각없이 계속 99번을 달았겠지만
캐나다에서 등번호 99번은 특별한 등번호입니다.
왜냐면 웨인 그레츠키의 등번호거든요.
세상에서 어느 한 종목을 그만큼 완전하게 지배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자
캐나다의 스포츠 영웅임.
이게 한국에 비교할 만한 사람이 없는게
어느 한 나라가 어느 한 종목에 진짜 미쳐있는데, 그 종목의 모든 중요 기록을 범접할 수 없는 차이로 가지고 있고,
정치/사회적 이유가 아니라 그냥 존나 잘해서 전구단 영구결변이 된 사람임
그런 등번호를 달고 토론토 팀에서 팀 에이스 투수로 뛴다?
5. 토론토의 FA 잔혹사
카와이 레너드 FA 기억나심니까
잔류냐, 레이커스냐 엄청 달아올랐을때 캐나다 팬들이 간절히 염원한게
"우리 정말 한번만이라도 슈퍼스타가 미국 대도시보다 토론토를 택해줬으면 좋겠다" 였음
토론토팬들한테 대형 FA가, 그것도 잔류가 아니라 미국팀에서 토론토로 와주는 것을 택한다는 것
이건 정말 겪어본 적 없는 거임
토론토는 트레이드되서 오면 "추운 북쪽에 있는 감옥에 보내는 것"이라고 말하는게 현실임
하키 제외하면 토론토의 스타들은 전부 1) 팜에서 유망주로 키웠거나, 2) 드래프트, 3) 캐나다 출신, 4) 트레이드임
그런 도시에서
LA 다저스, LA 에인젤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같이 캘리포니아 빅마켓보다 토론토를 택했다?
그거 하나만으로 팬덤이 좋아죽는 거임
냉정하게 생각해서 성공 가능성보다 실패 가능성이 약간 더 크다고봄
게다가 토론토 팬덤이 류현진에게 가지는 기대치도 비현실적으로 미친듯이 높고
근데 만약 정말 저번 시즌처럼만큼 또 던져주면 영웅될지도 모름
류현진 선수 활약 기대해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