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3주전에 거의 충동구매로 사버린 후 잠시 환불까지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만
이미 VR을 가지고 있던 친구가 여러가지 조언을 해줘서 그냥 가지고 있기로 했습니다
3주간 이리저리 가지고 놀아보니 환불 안한게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까지 왔네요
1. 산 가장 큰 이유인 스타워즈 스쿼드론
컴퓨터 사양이 딱히 좋은 편이 아니라서 사실 90FPS라던가는 꿈도 못꾸지만, 의외로 멀미없이 할 수 있더라고요.
해상도가 낮은건 힘들긴 합니다만, 어쩔 수 없네요.
정말 스타워즈 스쿼드론은 풀프라이스도 아니라서 가볍게 사서 즐기려고 했는데
플라이트 스틱 -> VR까지 사버리는, 게임하면서 이렇게까지 돈 쏟아부은 게임은 처음이네요.
대신 플라이트 스틱과 VR까지 구비하면 스쿼드론은 정말...
제게는 올해 최고의 게임입니다.
어릴때부터 스타워즈 엄청 좋아했고,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시퀄도 나름 재밌게 봤을 정도라
"엑스윙의 콕핏에서 직접 조종할 수 있다"라는 거부할 수 없는 어필...
그냥 2D 버전을 듀쇽4로 했을 때도 의외로 흥미진진한 싱글 캠페인때문에 너무 만족스러웠는데
VR의 그 현장감은 진짜... 감동적입니다.
실제로 처음 VR로 할때 울뻔했어요
"내가 엑스윙안에서 조종하고 있어!!!" 하고 소리칠 수 밖에 없네요
이번에 새로 나온 B-윙도 몰아봤는데, 자이로 기체가 돌아가는게 고개를 돌리면 볼 수 있다는 점
이건 정말 미칠듯한 감동이에요
A윙같은 경우는 정말 탁트인 시야, U윙은 뒤돌아 보면 부대원들이 탈 수 있는 공간이 인상적이고
아직 제국군 기체는 타이 인터셉터만 몰아봤는데, 특유의 폐쇄적은 콕핏 윈도우와 의외로 넓은 기체 내부의 조합에 놀랐네요
스타워즈 게임을 하면서 진짜 "영화에 나왔던 그 장면을 체험하는 것 같다"라고 처음 느낀게 첫 배틀프론트이였는데요 (옛날 플투판)
그 이후로 처음으로 그런 압도적인 몰입감, 현장감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진성 스타워즈 팬이라면 이거 하나 때문에 퀘스트2를 사는 것을 고려해봐도 괜찮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리프트 S나, 바이브, 인덱스는 좀 너무 비싸긴한데, 퀘스트2는 싸서 정말 이거 하나 때문에 사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네요.
반대로 말하면 VR과 플라이트 스틱없이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느끼는 감정으로 봤을 땐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게임자체는 게임패스 얼티밋에 EA Play가 추가되어서 (한국은 모름) 게임패스로 돈 안들이기 해보실 수 있으니 체험해보세요
2. 산 가장 큰 이유 두번째인 IL-2 슈투르모빅 시리즈
스타워즈 스쿼드론때문에 HOTAS를 샀다가 얼떨결에 스쿼드론보다 더 많이한 게임이자
전혀 의도치않게 비행시뮬과 비행기 자체에 흥미를 가지게 해준 게임
정말 아쉽게도 스쿼드론만큼 잘 돌아가진 않습니다.
안그래도 시뮬레이션이라 CPU 보틀넥때문에 제 컴퓨터에서 문제가 좀 있는데
VR로 하면 끊겨지는게 많더라고요.
근데 이게 Steam VR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어서 Steam VR 우회 방법이 있다는데 나중에 시간나면 해보고 싶습니다.
끊기면서 플레이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Yak-1으로 Bf109를 격추시킬때의 그 쾌감은 진짜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본격적인 시뮬레이션이라 일단 콕핏 내부 디테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요.
특히 Bf109의 특유의 갑갑한 콕핏을 정말 안에 탄 느낌이 들 정도로 확실하게 구현해냈습니다.
적어도 다른 건 몰라도 이제 플5 사는 것은 더욱 미루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일단 최우선 목표는 IL-2, DCS 그리고 풀옵은 아니더라도 마소 플심 2020가 VR로 제대로 돌아가는 컴퓨터를 언젠가 구매해야 겠어요.
비행시뮬의 미래는 VR입니다.
이건 그냥 어쩔 수 없음.
3. VR사면 꼭 하고 싶었던 비트세이버
VR 킬러 타이틀인 이유가 다 있습니다.
본의 아니게 운동도 좀 하고 있습니다.
4. SUPERHOT VR
개인적으로 VR 액션 게임 입문용으로 최적인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로코모션이나 실제로 몸을 움직여야한다는게 잘 적응이 안되는데
이건 그런 의미에서 플레이어를 훈련시키는데 최적화되어 있는 게임이네요
5. GORN
싸게 세일도 했었고 제 컴퓨터에서 얼마정도의 게임이 돌아가는지 한번 시험하기 위해 샀습니다.
아직 로코모션 적응이 안되서 멀미가 오네요
그래도 오큘러스 링크 제대로 셋업하고 하니 나름 재밌긴 하네요.
5. 가상 시네마
VR로 꼭 해보고 싶었던게 사실은 가상현실 극장에서 영화보는 것이였습니다.
일단 버츄얼 데스크탑에서 Dark Cinema 환경을 고르면 확실하게 됩니다.
문제라면 저희집 라우터랑 제 컴퓨터가 많이 떨어져 있어 계속 랙이 발생한다는 점.
그걸 제외하면 정말 오랜만에 극장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마 제대로된 와이파이 환경만 있다면 오히려 영화보는데에 게임하는 것보다 더 많이 쓸것 같네요.
해상도나 비트레이트 문제때문에 진짜 극장과는 당연히 차이가 있지만
이렇게라도 볼 수 있는게 좋습니다
실제로 보고싶은 영화들 중 이제 극장에서 보는 건 코로나가 끝나든 말든 거의 불가능한게 많으니까요.
6. 야구동영상
축구는 2D로 봐도 됩니다.
하지만 야구는 VR입니다.
언젠가 죽기전에 VR로 LG가 우승하는 모습 꼭 보고싶습니다.
총평
VR은 새로운 "게임기"로 사시고 싶은 분들께는 아직 비추합니다.
VR은 게임기가 아니라 초창기 타블렛PC같이 멀티미디어 디바이스입니다.
전통적인 게임기가 아니기 때문에 질좋은 게임이 얼마나 많으냐로 따지시면 VR은 전혀 추천할만한 게 못됩니다.
하지만 세컨더리 게임기 + VR 체험및 동영상 감상을 하고 싶은 분들께만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만
레이싱심이나 비행시뮬에 이미 레이싱휠/플라이트 스틱을 구매할 정도로 관심있다, 하시는 분들은
일단 VR은 무조건 사셔야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이 두 장르에게 VR은 미래입니다.
레이싱은 그래도 휠이 좋은게 더 중요하긴 하지만 (애초에 F1같은 경우는 고개를 돌리는 경우가 적고)
비행시뮬은 러더 페달보다 VR이 단연코 우선순위가 높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저는 정말 다행히도 비행/우주시뮬 때문에 VR을 사게된 케이스라 아마 계속 쓰게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페이스북을 개인용 외에 다른 것 때문에 쓰시는 계정이 따로 있으신분은 오큘러스 계열은 비추입니다.
잘못하다간 연동된 페이스북 계정이 밴당해서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산게 다 날라갈 수 있습니다.
현재 독일에서 관련 소송및 수사가 진행중이라 페이스북에서 이 계정 연동을 포기할 수 도 있지만
일단 지금은 상황이 이렇기에 개인계정+거의 안써서 밴당할 이유 거의 없음이 아니라면 조심하셔야 합니다.
사실 퀘스트2 사고 게임은 모조리 스팀에서 구매한 다음에 오큘러스 링크로 플레이하면 별문제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