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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이야기] 킬러즈 오브 더 플라워 문 소감 (3) 2023/10/30 AM 01:09

개인적으로 아이리시맨보다 더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아메리칸 원주민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는 작품이라 어찌보면 스코세시 작품중 가장 민감한 소재일텐데

이걸 자신 특유의 스타일에 매몰되지 않고 무게감있게 다뤄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인 오세이지족에 대한 연민이 아닌 경외감이 돋보입니다.


원래 스코세시 감독과 텔마 스쿤메이커 편집자 두분 모두 경쾌한 컷으로 리듬감있게 극을 풀어나가면서 해학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데

이번 작품에선 아이리시맨처럼 리듬감은 의도적으로 줄이는 대신, 훨씬 더 아이러니함을 부각한, 안티테제에 집중한 몽타주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그런지, 근본적 악이라는 영화의 테마를 굉장히 건조하게, 감정에 치우치지 않게 보여줍니다.

오히려 그런 매말라버린 느낌 때문에 이 사건의 악이 더욱 제대로 부각됩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간간히 보여주는 환성적인 숏들 (특히 여주인공의 어머니가 보는 환상)은 아름다우면서 섬뜩하기도 합니다.

어찌보면 넬슨 페레이라 도스 산토스 감독의 몽환적인 작품인 "프랑스인의 귀엽고 맛있는 목"처럼

특유의 리얼리즘과 환상이 결합된 느낌이기도 합니다.


거기다 인종을 베이스로 한 "시각"이라는 요소를 촬영기법으로 풀어낸것도 놀랍도록 효과적입니다.

"성난 황소"에서 이미 역사에 남을 스테디캠을 보여줬지만, 이번엔 그런 트래킹샷과 카메라를 직접 보는 "시각"을 섬뜩하게 표현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게 둘다 트레일러에 나왔는데 특히 정장을 입은 백인들이 서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카메라를 바라보는 장면.

개인적으로 러닝타임이 길다해도 촬영때문에라도 극장에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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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세시 감독의 작품을 생각하면 갱스터 영화처럼

전혀 주인공을 미화하진 않지만, 그 특유의 남성상이 (의도적이지 않게) 멋지게 부각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그래서 이런 민감한 소재에 그런 스타일 맞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만


그와 반대로 이번엔 그저 "악"을 표현한다기보단

불쌍하고 한심하면서도 무지한 악을 표현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역겨운 악이면서도 전혀 멋지지도 않은

그렇다고 이분법으로 쉽게 나뉘지도 않는

그런 건조하면서도 한심하기에 더욱 소름돋는 악을 정말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엔딩씬은 2014년 크리스티안 페촐드 감독의 "피닉스" 이후로 가장 인상깊은 엔딩이고

스코세시 감독 한정으로는 아마 "성난 황소" 이후로 가장 잘만든 엔딩씬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의 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모든것을 해학적이면서도 단호하게 전달한 완벽한 엔딩

스코세시 느낌이 진하게 나면서도 스파이크 리의 느낌도 강한게 인상깊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개봉명을 "플라워 킬링 문"이라고 바꾼 배급사는 욕쳐먹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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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베리안    친구신청

저도 어제 정말 인상깊게 잘 보고왔는데
보고나니 한국 개봉명을 보고 짜증이 안날수가...

JxQR    친구신청

퇴근하면 보기 부담스럽고 주말엔 피곤해서 결국 못봤는데 아이리시맨보다 나으면 저녁밥 포기하고 한번 보러 가야겠네요
이번주 수요일 이후론 스크린 더 작아질테니...

ps&cube    친구신청

재밌었습니다. 긴영화지만... 그래도 크게 지루하지않고 잔잔하면서도 잘 나타낸듯해요. 왜 18세인지 이해가안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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