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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이동진 평론가가 접속무비월드를 하차한이유 (12)
2014/07/09 AM 11:44 |
LINK : //www.hankookilbo.com/v/d6918e1d564b42efb7292d9d0890cb14 |
-TV 영화프로그램(‘접속무비월드)을 진행하며 별점을 매길 때 좀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연한 감독이 애걸하는데도 별점을 낮게 주는 것 같았는데.
“그럴 때마다 회의가 들었어요. 하지만 그런 순간이 다시 오면 똑같이 할거예요. 인간적으로는 죄송하지만 제 직업윤리가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맹자를 보면 갑옷과 창을 만드는 사람이 각자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잖아요. 저는 창을 만드는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야멸참을 가질 수 밖에 없어요. 평론가라면 내가 모르거나 아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을 할 수 밖에 없어요. 다만 어느 정도 이상으로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사람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고 텍스트에 대한 언급만 하려 해요.”
-그래도 다른 영화평론가보다 선택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것 같은데요. 회의감 느끼며 창을 들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접속무비월드’ 진행을 그만 뒀습니다. 제가 어떤 영화의 별점을 2개 밖에 줄 수 없는데 해당 영화의 감독과 배우가 출연하는 상황이 제일 싫었어요. 인생에서 영화 한 편을 만든다는 게 아주 중요한 일인데 면전에서 창의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이지요. 방송에서 제 마음대로 말은 했지만 영화는 제가 정할 수 없었어요. 보람도 컸지만 회의가 계속 있었어요. 물론 저를 제일 많이 알린 프로그램이긴 해요. 지난해 어느 음악축제에서 티켓을 찾는데 일하는 사람이 제 얼굴을 보더니 ‘어! 별점 아저씨!’ 이러는 거예요. 고마운 방송이긴 하지만 회의가 커 결국 그만뒀어요.”
-그래도 창이 되는 일은 계속 할 건가요.
“영화평론가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계속 해야죠. 물론 직업적인 회의가 있고 이런 직업을 버텨낼 만큼 제가 강한 인성을 가진 사람은 아니에요. 직업을 잘못 택한 것일 수도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그만해야겠죠. 언젠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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