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랑좀 할래요
저는 일본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내가 다닐 회사를 만들어서 다녔으니까요
일본에서는 DID라는 광고용 특수 LCD PANEL을 이용한 제품을 팔았는데
제 역할은 기술영업지원/기술지원/한일간 연락업무/일본내 품질관리/현장설치 등 모든 업무였지요
그룹회사의 자회사로 시작하였고, 그룹회장의 아들인 그룹 전무와 저, 두명이 시작구성원이었습니다.
디자인 등을 맡을 여사원 하나가 그룹내에서 자원해서 옮겨왔구요(성격은 하루히와 같고, 외모는 씨발..)
3명이서 신나게 팔아제꼈죠
일본 관서의 시골동네였기 때문에 교통이 불편하다며 내준 차가 BMW 550i 였습니다.
저는 처음 몰아보는 BMW였던지라 원래 BMW라는게 괴물같은놈인줄 알았어요
악셀 밟는 각도랑 속도계 각도가 동시에 움직였거든요
몇개월 타면서 자동차에 관심이 생겨서 내가 타는차 알아보니, 5시리즈 중에서도 왕자로 통하는 550이더군요
논터보인데 380마력 50kg 토크가 나오는 씹괴물, 제로백이 5초대인 준 슈퍼카급
그냥 차가 있긴 있어야 하는데, 남는차 준거랍니다.
생활할 집도 받았는데, 일본기준으로 대충 30마도리 정도(15평 남짓) 되는 방 2개, 주방겸거실이 있는 2LDK 였어요
일본에서 2LDK면 보통 4인가족 생활도 하는 그런집입니다.
월급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사업초기부터 뭘 바래요?
그냥 있는차 내준거, 있던 부동산에서 하나 내준거는 비용이 거의 안들어가니까 해준것 뿐이니까요
무엇보다, 시작부터 전무에게 전달한 내용이
"난 DID사업에 관심이 없다. 하지만 자신은 있다. 항상 해오던 것과 대부분 겹치는 거니까"
"내가 관심있는건 우리기술로 만든 우리제품을 일본놈에게 팔아서 돈을 얻는것이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평화적이고 현실적인 역사에 대한 복수다. 그리고 일본을 기반으로 세계로 간다"
전무도 납득하였고, 사업이 궤도에만 오르면 자본투자를 하여 회사를 출자해준다는 조건을 시작한 일이었지요
결국 하차하고 귀국하였는데요
이차저차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것도 있고, 결정적으로 사내에 제 선생님이 될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는 것이 항상 괴로웠습니다.
"이 회사에서만 어쩌다 회장일가 통해서 사업 시작해서 먹고살게 될수는 있어도, 다른회사, 다른환경 다른 배경에 가도 과연 내 능력이 객관적으로 가치를 창출 할 수 있는가?"
괴로움의 핵심이었습니다.
심정을 전달하고 귀국하려고 할 때 받은 제안은
1. 1년만 더 버티면서 후임자를 키워줘라. 타고다니는 BMW를 니 앞으로 이전해라. 만 1년을 채우면 관세가 없다
*중고로도 1.2억...젠장 아깝다. 후회중입니다.
2. 계속 있어만 준다면 니 업무를 대신 맡아줄 후임을 뽑아주겠다.
3. 월급을 인상하자(금액도 안듣고 거절하였습니다)
이걸로 안되니, 다음에는 파칭코 그룹쪽 사장님이 나타나서는
"너 출근도 하지 마라. 니 맘대로 하고싶을때만 나와서 일해"
"난 니가 일년내내 아무일도 안해도 월급줄거야. 그래도 난 이익이거든"
"내가 파칭코를 일년에 두개씩 재공사를 하거나 새로 오픈하는데, 컴퓨터,통신,광고간판 관련일을 건설업자에 맡기면 10억이 들어간다. 그런데 니가 맡아주면 재료비 1억으로 더 좋은게 나와"
"그러니 난 니가 아무일도 안하고, 이 역할만 맡아주면 차도 가져가고 집도 가져가고 출근할 필요도 없이 난 이익이다"
음 정말 제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고 설레이는 제안이었던 거 같습니다만, 내발로 차버린 이상 후회는 짧게,
필요한건 후회가 아니라 솔류션(해결책!!) 즉 미래니까요
이 상황에서도 귀국의지를 내보이자 다음 제안은 이랬습니다.
1. 한국에 공장을 차려주겠다. 일단 지금 하는 제품의 출하품질을 책임져달라
거절했더니
2. 뭐든지 하고싶은걸 이야기 해라. 회사를 차려주겠다.
지금의 나로는 역부족이라고 거절
그래서 결국 저는 그 일본 회장님/전무님에게 투자를 받았을가요?
아니요... 요즘 연락도 안하고 있기는 하지만
내 삶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큰 자본투자를 받을만한 가능성이기 때문에
다시 연락은 하게 될 테지만요
제 스스로 실패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도록 더 경험을 쌓고 이 기회를 얻어보고 싶었어요
지금이 그 때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