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짧게 요약할게요
[바쁜 상황]
바빠요. 엄청 바빠요. 제가 입사당시 동시에 15건 정도 일이 돌아갔습니다.
그걸 중간에 받아서 배우고, 다음에 제가 처음 받은일이 총 10+10 정도 해서 20건 정도였습니다.
20건 정도 돌리고 나니, 다음에 20+15, 40여건이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동시에 70벌이 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입사 1.5년 되었네요
[회사 상황]
입사 전 매출 60~70억 수준
입사 후 1년 후 90~100억
올해 수주 50억 정도...현재까지
[고객 상황]
우리보다 몇배는 크고 납기품질 칼같은 회사에 주는 물량 전량 빼서 우리 주려고 작정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이 일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미숙한점이 많고
처음부터 "제대로 하는 요령"을 배워서 한게 아니라, 스스로 다 겪어보고 닥쳐서 실패해보고 보완해나가는 도중이다 보니 몇개 미끌어진게 있어요.
경영적으로도 도와주는게 정말 죶같을 만큼 없습니다.
덕분에 최종적으로 고객인도 납기&품질까지 영향이 가고
한국 담당하는 제 고객이 일본에서 "이친구 업체에 무조건 밀어야 한다" 라고 말할만한 입지가 조금 죽고 말았어요
우리 실수 때문에 일 완전히 끊어졌어야 할 경쟁업체 하나가 생명줄 연명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제가 이 회사에 남아있게 된다면, 그 회사는 다른 업체들 관리나 잘 해야겠지요
[사장새끼 상황]
아직도 정신 못 차랍니다.
고객이 자기 업무파일 열어서 보여주면서
"내가 한국에 5개 업체 돌리는데, 1개업체 몰아주기 하면 위험한거 알면서도 하려고 한다"
"1개 업체가 잘만 해주면 나도 존나 편하고 너네도 돈벌도 좋다"
이렇게 제안하는 상황에서
사장새끼 : 우리 일 넘치는 상황에서 무리해서 못 받는다
라면서 뻐깁니다.
죶같은새끼
[회사 사람 상황]
역시 실력순서대로 다 나갔습니다.
사내 인력은 제가 입사당시 40이 넘어서 50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지금 30~35명 수준입니다.
그런데 사람 뽑지도 못합니다.
한번은 기술자 하나가 4200 제안하더랍니다.
솔직히 조금 비싼감이 있었지만 써야합니다.
근데 우리 사장새끼 성질머리 아니까, 저랑 부장님이랑 제안한게
이사님에게 "저사람 4500으로 사장님에게 보고해라. 사장이 분명 쪼을테니, 4300했다가 4200으로 깎았다면서 조삼모사 작전을 쓰자" 라는 전략이었습니다만
이사님도 어지간히 병쉰력이 강해서....... 사장이 병쉰에 개새끼인거 알면서도
곧이 곧대로 보고합니다. 어떻게 보면 충성도 끝내주는거고..어떻게 보면 불인줄 알면서 뛰어드는 바보입니다.
제 경우, 이사님이 참 좋기는 하지만 "바보"라는 평가는 확고합니다.
바보 맞아요
저라면 6500/년 주고 안써요. 어디서 년 3500짜리 비서를 붙이는게 훨씬 낫지...
이런 이사님과 사장님의 개새끼+병신 콤비로 인해 사람도 못 구하고 있습니다.
당장 급한 현장쪽 기술자도 못 구하는데, 영업하는 제가 "나 야근하기 싫으니까 사람 뽑자"라고 하는 이야기가 먹힐리 만무합니다만
일단 추진중에는 있습니다.
저는 일은 많이 하고 싶지만 결코 야근하고싶지 않아요.
*사장 죶카새끼는 내가 일 많이 하고 싶다니까 그런 거짓말이 어딨냐면서 아부취급을 하더라구요.... .*
[그래서 내 몸값은 어떻게 되었나]
작년말 부터 눈치주기가 엄청났습니다.
나는 나갈거다라는 의사를 확실히 했고, 이 회사는 [월급주는 학교] 라는 개념으로써
내가 배워서 얻는 이익과, 이 회사 문화에 익숙해져서 얻어지는 [안좋은(거지되는) 습관] 에 대한 계산을 하다가
그 교차점이 되면 주저없이 나가겠다는게 제 중기전략이니까요(지금도 유효합니다)
일단 부장님이 벌벌 떨었습니다. 죄송하긴 하지만 나도 살아야 하니까요
제가 나가서 잴 죶뺑이 깔 사람이 부장님이다 보니 아주 잘 챙겨주셨습니다.
연봉 협상이고 뭐고, 애초에 못을 박더라구요
"이 회사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임금인상이 있을건데 그게 너다"
기대도 안했어요. 기껏해야 200~300쯤 오르겠지 생각하고 나갈준비 했는데
결과적으로 500 올랐습니다.
이젠, 제가 때려치우고 다른 업종 신입으로 들어가는 거랑 그냥 계속 다니는 거랑 연봉차이가 100~300만원 수준까지 줄어들었습니다.
그전에는 "죶같으면 나가서 다시 들어가면 1000만원 까지도 차이난다" 라는 생각이 있었으니
회사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는거나 다름없는 상태였습니다.
지금도 다름없지만, 솔직한 심정은 다시 새로 들어가서 입지를 만드는 과정이 귀찮으니 그냥 다니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마음이 생기고 있습니다.
[회사 제도 개선에 대해서]
이 씹알놈의 회사, 연봉에 야근시간 포함시켜놔서 "죽었다 깨어나도 설정연봉 이상 너에게 지급하지 않겠다] 라는 강력한 사장새끼의 의사가 돋보이는 죶같은 규정.... 아직 못 없앴습니다.
다만 그 기준을 조금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간접제안을 꾸준히 해서 아주 조금이지만 개선되었습니다.
개선 후에도
기본급+설정된 야근시간 = 연봉
이라는 죶같은 규정은 맞지만
"설정된 야근시간을 못 채우더라도 월급을 까지 않는다" 라는 구두약속 항목이 추가되었습니다.
어자피 저는 야근시간 채워 본 적이 없고, 회사 돈버는 일도 아닌데 시간채워서 수당푼돈이나 더 챙겨서 올리는 몸값은 달갑지 않아요. 일찍 퇴근해서 사람 만나보고 도서관 가고, 집에서 야동보고 자위하는게 더 이익입니다.
입사 초기에 칼퇴근으로 하도 눈치주니까...물론 저에게는 별 말 안하면서 사수인 부장님에게 내 근태가지고 지랄들 하길래, 눈치야근좀 해 준 적도 있지만, 회사에서 책 열심히 보고 다른 병신들이 좋아하는 "9시 정시(?)" 퇴근좀 몇번 해주었습니다만
저는 기본적으로 일 없으면 야근 안합니다.
일 있어도 야근 잘 안합니다. 미루거나 집에서 하거나, 협상해서 조율 가능하면 퇴근해야합니다.
어쨋든, 제도개선이 되어서 저는 실질 봉급이 약간 더 나오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야근시간 모자라면, 기준시간에서 최대 -15시간분 까지 뺐는데
이제는 안채워도 설정야근비 다 준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4월달에는 제가 하도 업무가 많아서 초과수당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아오 죶같아
[사장님 오타쿠화 프로젝트]
제가 잘 하는게, 사장님, 상사, 주변사람들 오타쿠로 만듭니다.
일본에서 일할때 오사카-동경 밤샘운전을 자주 해야 했는데
전무랑 운전교대하고 쉴 때, 이어폰끼고 노트북으로 DMC, K-ON등 보고 다녔습니다.
DMC 화면 자막으로 "노인네는 찢어죽이고, 어린애는 노예로 삼아라" 라는 구절을 얼핏 보고는
"김군 엄청난 오타쿠네" 라면서 놀리길래 이대로 매도당할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전무집까지 찾아가서 DMC를 보여줬습니다.
당시 전무가 더 코어한 오타쿠가 되어서 인터넷도 "갸오 인터넷(IPTV가장 많은 일본의 B급 인터넷 업체)" 으로 바꾸고 장거리 운전할때 반드시 노트북 올려놓고 케이온이나 하레와구우 보면서 다녔습니다.
지금 회사에서도 비슷한걸 진행중인데
사장님 일본어교습 핑계로 "어자피 너 공부하라고 하면 몸 베베꼬이고 오만 핑계로 공부 안할거 뻔하니까 그냥 즐겨라, 이게 [시작의 일보] 란다!!" 라는 식으로 접근시켜서 지금은 사장님이 자꾸 전화옵니다.
"다음 작품 넣어주라" 면서.....
일년간 사장님 일본어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손님 오면 일상회화 수준의 대화는 통역없이도 알아듣습니다.
문법은 틀리지만 대화가 됩니다.
과거 글에서 "일단 즐겨라", "스스로 흥미를 잃지 않게끔 환경을 정비하고 즐기다 보면 언어는 자연스럽게 익히기 된다" 라고 했는데, 사장님 통해서 다시한번 제 방법론에 확신은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장님은 지금 언어노출 300~500시간 수준의 실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연습만 한다면 자기소개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수준이고
어휘늘리기에 집중한다면 길을 묻고 안내 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보통은 이 실력단계인 사람조차 틀릴까봐, 쪽팔려서 대화를 시도 안해서 실력이 퇴화됩니다.)
더 쓰고싶은데
오늘도 바쁩니다.(핑계겠지요)
하필 이렇게 바쁘고 다른일도 있는데 갑자기 쓰고싶어서 얼른 쓰고 다시 일좀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