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내내 철야작업을 했습니다.
모두 지칠대로 지쳤지만, 사고가 터지고, 관리가 안되고, 경험이 부족하여 다방면으로 문제가 터지고 터진 상태입니다만
바이어 입장은 더 미칠 노릇일 수 밖에 없습니다.
요즘 꼬장도 엄청납니다.
부장님이 아예 저사람 상대하기도 싫으니까 저보고 알아서 맡으라고 할 정도네요.
이틀전에는 얄미워서 점심도 굶겨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이라, 실상 여유가 계산되더라도 협의한 날짜를 무조건 지켜줘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최대한 달래기 위해 일요일에 샘플을 들고 일본으로 들어갑니다.
나도 죶같지만, 일본에서 일요일에 직원을 출동시켜서 저랑 미팅을 하고 샘플을 검토하고는 자동차 회사 연구실에 몰래 숨어들어가서 테스트 카에 슬쩍 조립하고 나와야 하는 사람도 있다는걸 생각하면 바이어한테 욕먹는건 잴 편한 역할이기는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영업/경영을 포함한 전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현장 작업자들에 있습니다.
특히 저는 긍정적 리더쉽을 추구하기 때문에, 힘의 논리를 이용하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1. 나이가 만들어내는 인간관계상 상대적 우위
2. 직위가 부여해주는 권한
이것들을 리더십으로 착각하면 절대 안됩니다.
제가 이러한 긍정적 리더십을 스스로 구축하는 경험을 하게 해준 것이 군대인데(군단 사령부)
군 경험 덕분에 제가 갖추어야 할 리더십의 색깔과 방향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리더십에 대해서는 나중의 이야기.....
결국 오늘 새벽 4시까지 작업을 하였습니다.
이번 주 내내 3시가 넘었고, 사출 작업자는 해가 뜨는것을 보고 잠깐 쉬러 들어갔다 나와서는 다시 해뜨는걸 봐야하는 죶같은 생활이 일주일이나 지속된 겁니다.
어제 사장님하고 두번째 긴 이야기를 할 때
마지막에 제가 "두번" 강조 한 것이 있어요.
일부러 맨 마지막에 문열고 반쯤 나갔다가 들어가서 해준 말이었습니다.
(반드시 이 대사를 기억 시키겠다는 일종의 연출이었습니다)
"이번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장 억울한 사람은 사장님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장님, 이 문제가 끝났을 때, 억울한 사람은 딱 한사람만 남아야 합니다.
"그게 바로 사장님입니다."
...
...
"명심하십시오. 오직 사장님만이 억울해야합니다."
이 대사는 실제로 해드린 이야기 거의 그대로 입니다.
사장님은 이번 사건으로 최소 2억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스스로 가장 억울하다고 느끼겠지만
실제 이 문제를 처리하며 철야를 해야하는 직원들은 "인생"의 손실을 얻고 있음을 사장새끼가 반드시 깨달아야 하며
이 문제를 긍정적 경험으로 극복해야만이, 다음에 난제가 닥쳤을 때 우리 직원들이 힘들고 어려워도 다시 따르게 된다는 의미가 있는데, 저는 사장님이 "잘 알겠다" 라고 대답은 했어도 그렇다고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같이 철야를 해온 사출작업자 처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사장님을
사장새끼
리고 부르는 핵심 이유는 인사제도, 인사평가제도 때문인데요
일단 이 회사는 기본 법정근로시간 외에 약속한 시간만큼의 야근을 채워야만이 설정된 연봉이 다 나갑니다.
그나마 연봉설정해놓고, 계약할때 보면 퇴직금 포함으로 13으로 나눠서 주는 얄팍한 꼼수도 부려요.
그리고 상여금도 없습니다.
게다가 주5일이라고 해놨지만, 설정된 야근시간을 채우려면 반드시 토요일에 한두번은 근무해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죶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말근무시 타임카드를 아예 안 찍어버립니다.)
(애초에 기술영업 포지션은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고정보수+실적보수를 받아야 합니다. 내가 철야를 하던, 야근을 하던, 근무하다말고 사우나를 가던 말이에요)
(2014년 부터는 약간 개선되어서, 월 야근채워야 하는 시간이 10시간 줄어들었고, 시간을 다 못 채우더라도 월급을 깍는 일이 없을거라고 구두약속으로 개편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회사 마음대로 출퇴근 하는 제 경우, 깎이는 월급이 다 나오는게 되니까, 사실상 열심히 일해서 빨리 퇴근하면 되게끔 되었어요.)
더 문제는
지금같이 죶같은 상황에서 심야근무를 해도
11시 이후로는 수당지급을 안해줍니다.
특별한 경우 사전결재를 받은 건에 한해서 준다고 하는데, 십알 존나 번거로워 씹쎄끼들
게다가 토요일 근무는 "야근"으로 계산하며, 설정야근시간까지는 추가로 붙는 수당이 없지요.
그러니까 내가 일을 가장 많이 시키는, 사출기사님
다른 현장과 다르게, 혼자서 일해야 하는 사출기사님
당장 업무의 95%가 제 담당일이다 보니까, 근무일정이 저에게 종속 될 수 밖에 없는 사출기사님
업무 역할 덕분에, 제가 팀장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게다가 이사람 성격이, 자기표현을 안합니다. 필요해도 젖달라고 울지를 않아요. 지금은 저한테만 징징 짭니다만, 계산대로의 행동변화입니다. 사출기사님은 나라는 채널을 통해서 자기 의사를 전달 하고 있고, 저는 그것을 인사/관리적 결과로 돌려주어야 합니다. 비록 막내에 사원 나부랭이지만, 사출기사님의 성격상 문제가 제 권한을 키우는데 이용 할 수 있다는 거에요
그리고 서로가 윈-윈이 되는거지요.
회사도, 나도, 사출기사님도 이익.(물론 사장새끼가 사장님이 되어서 제 행동이 회사에도 이익이 된다는걸 알아야 하겠지만요)
결국 이 긴 야야기를 무엇 때문에 썼는가!!!
저는 "야근"처리가 되는 토요일 근무, 새벽 4시에 퇴근시켜서 다시 오전중에 출근시키는 이 씹스러운 상황
그런데 "야근비"도 주지 않는 설정된 비겁한 경영꼼수상의 "야근"
저는 적어도 이번 토요일의 꼼수야근을
2배수로 쳐주는 "특근"을 처리하도록 할겁니다.
우리 꼰대 관리이사님이랑 싸울 작전, 이사님의 예상반응, 지금 잠안자고 구상하고 있다가 글 씁니다.
반응에 따라 대응할 내용을 미리 머리속에 그려보는 거지요.
이사님의 반응과 내 대응에 따른 상대방의 심리상태도 미리 그려봅니다.
(내가 저사람 입장에서 아들같은 새끼가 와서 하는 소리를 들었을 때 기분)을 생각하면서 어떤 말투와 어떤 순서로 이야기를 전개 할지, 이사님의 말하는 습관을 고려해서, 내 말이 끊어지고 이사님의 꼰대철학 중 어떤 부분이 튀어나올지
그 이야기의 어느 부분에서 말을 끊어야 하는지 등등
인생 짧지만 나름 살아보니까
진짜 준비된 놈이 반드시 이깁니다.
오늘 점심 이후에 사용할 이 작전은
나폴레옹의 그것과 같은겁니다.
(나폴레옹의 준비전략...그것도 먼 나중 이야기.....)
그리고 이런 부분을 매번 [힘의 논리]로 처리하려는 부장님에게 내 의식을 공유하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손님을 모시고 먼저 퇴근한 부장님이, 퇴근전에 사출기사님에게 "아침부터 꼭 해야한다", (불법적인 방법이지만) 니가 팔아먹을 고물을 할당해 주겠으니 힘들어도 나와서 대응 해라(너 돈 좋아하니까, 니가 원하는거 주는거니가 나와서 일하라고!! 일주일째 잠도 못자고 아빠역할도 못했지만 돈 주는거잖아!! // 라고 해석되는 행동을 우리 부장님이 잘 합니다. 젠장...)
이미 새벽 2시 정도에 부장님과 쉬면서
"이 상황에서, 오전부터 일처리 안할수도 없고, 내일도 저사람은 철야 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루라도 늦어지면 영업적 측면에서 고객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할 이유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저 사람 특근처리가 되도록 할겁니다."
"이사님과 대화하고 싸울겁니다. 부장님도 협조하세요. 부장님 역할입니다."
대답이 없던 부장님
새벽 3시에 사출기사를 힘의논리로 눌러놓고 들어갔는데, 기사님 화만 돋구어 두었네요.
저는 곧 나가서 수출선적을 해야하는 상황이었지만, 사출기사 옆에서 끝까지 지켜보면서 남아서는
겨우 달래주고, 그래도 나올테니 아침부터 전화해서 깨우지 말라는 당부를 들어놓은 상태지요.
퇴근하며 부장님에게 전화하니
부장님이 저와의 대화를 통해서 두시간 동안 계속 생각하면서 느끼는게 있었나 봅니다.
"내일 저사람 특근처리 해줘야 할 것 같다."
"부장님의 당연한 역할이에요, 이럴 때 마다 대기업은 어떻고 다른회사는 어떻고 오만 핑계를 대면서 회사편의적 논리만 내놓으면서 사람 마음의 가치를 개무시하는데요, 저는 우리 이사새끼 저새끼가 가장 비겁한 새끼 같아요"
"매일 철야하는거 뻔히 알고 내일도 할거같으면 미리 언지를 깔았어야 해요"
"-내일 힘들어도 안할수도 없으니 꼭좀 도와주고, 내가 사장님한테 잘 말해봐서 특근처리되게 해볼테니, 어려워도 작업좀 도와주게, 자네 대응이 곧 회사의 대응이야-" 이와 같았어야 합니다.
"저는 제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니까 그대로 할겁니다."
"지난 1년간, 회사가 이런 역할을 하지 않으니 좋은 사람 다 떠나고 이 꼴 난 거에요"
아우 죽겠다.
이러고 출근하면, 원료포대에 앉아서 조각잠 자가면서 수출선적 하고나면, 서류만들어서 보내야지
설계봐주고 승인내줘야지, 외주업체들 사양지시 해줘야지, 사출품 평가해놔야지, 고객대응 통역 해줘야지, 현장 일시키면서 사출품 포장해야지, 업무량으로는 내일도 철야인데, 그대로 철야하고 새벽 비행기 타야하는 상황이니..
나중에 폐지주으면서 무료급식 먹는 생활 하지 않으려면
내 형제 아픈데, 아이들 학원비 헐어서 병원비 내줘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으려면
지금 위기야 말로 가장 좋은 경험의 기회라고 여기고
반드시 이 경험이 내 인생에 이익이 되도록 하는 수 밖에 없네요
힘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