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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새벽이 오기 전에 한국판 (0) 2013/12/13 PM 09:21

원나잇 비엔나(개정증보판) 리뷰

비엔나 케른트너 거리 한 끝에 위치한 카페 자허. 자허 토르테로 유명한 이곳 카페에서, 한 동양인 남자가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여자도 그 남자가 싫지 않은지 아까부터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그런 관심들도 모두 스쳐지나가는 것. 여행자에겐 아무것도 미래가 없다. 그녀는 생일을 앞두고 이곳 비엔나까지 멀리 여행을 왔다.
인연이 닿으면 만나는 것일까. 마치 엽서를 고르다 닿고만 손끝처럼. 여자는 자신과 똑같은 엽서를 고른 남자를 쳐다보고 약간 놀란다. 그의 취향에, 그리고 그가 아까 카페 자허에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그 남자임을 알고.

뭐 만남이란 이런 거지. 그렇게 시작된 비엔나 여행. 진작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비엔나 시내를 여행하며 두 사람은 일몰이 지기전까지 점점 친해진다. 하지만, 아직 서로의 마음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아,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움. 모든 것은 한 줄기 바람 같은 작은 것들이 결정할까. 작은 계기로 밤까지 이어지는 두 남녀의 시간....

인생에서 하나의 사랑이 찾아오고, 그것이 한 여자의 모든 시간 안에서 요동을 친다. 짧지만 영원처럼 길기만 했던 단 하룻밤 때문에. 머리보단 몸이 먼저 기억하던 시간. 두 남녀 또한 강물처럼 흘러가는 단 하나의 밤이 있을 뿐이다.

“시간이란 그런 거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요.”
그녀는 대답했다.
“사랑이죠.”
그러며 그는 다시 그녀를 끌어안았다.

어떤 사랑도 결국 시간에 굴복하고 마는 사랑의 안타까운 속성을 잘 얘기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이들이 누릴 수 있는 밤은 그만큼 짙고 깊다. 단순히 비포 선라이즈나 비포 선셋의 성인판이라고 하기엔, 매우 하드코어한, 블랙유머가 가득한 연애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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