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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서] 조선 페티시즘 선비와 기방 화가 은밀 로맨스 (0) 2014/03/21 PM 05:20

“그 선비 정상이 아니야. 여인을 앞에 두고도 안고 싶지 않은 사내야. 변태적인 취향이라고 그 선비는.”
“망측해라.”
“변태는 그 정도가 아니다. 아직 순진한 너이니 이만큼만 하지만. 절대 마음을 주어서는 안 된다. 또, 그 선비가 불러도 방에 들지 말고. 왜 대답을 하지 않느냐?”
“어?…….”
“너무 슬퍼 마라. 후에 미리 알았기에 피할 수 있었음을 다행이라 여길 날이 있을 것이다.”
“알았다. 어차피 상통하는 정도 아니었고, 일방적이었으니 마음 접기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기방에서 그림을 그리며 숙식을 신세지고 있는 영릉은 늘 야밤에 왔다가 새벽에 나가는 이상한 취향의 선비를 알게 된다. 그 선비는 기녀들을 품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락을 청하지도 않는다. 영릉에게는 여인의 벗은 모습을
그려 달라고 한다. 조선 페티시스트 선비인가.

이선비 알고 보니 지봉유설의 저자 이수광이다.
[지봉유애]는 조선시대 뭇 양반 남정네들의 로망, 절세 기녀와 기방 문화를 엿볼 수 있으면서도 실학자 이수광과 기방에서 그림을 그리는 여인 영릉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로맨스역사소설이다.

개요는 이렇다:
영릉은 어린 시절 파혼을 당하고 함경도 고모 댁에 숨어 지내다시피 하다가 가정형편이 악화돼 한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함흥에 남아 혼자 힘으로 살아간다. 그림에 재주가 있어 여인의 몸으로 기방에서 그림을 그려주는 일을 하며 여행경비를 마련하는 일에만 마음을 쓰던 어느 날, 그림을 그려달라는 이수광이라는 선비의 부탁을 받았으니, 그 일은 여인의 벗은 몸을 그려달라는 것. 결국, 돈 때문에 그의 청을 들어주게 되고, 둘의 인연은 이렇게 망측하게 시작된다.
하필 함경도로 새로 발령 난 판사 송상현을 우연히 기방에서 만나게 되고, 그가 자신을 버린 약혼자임을 알고 영릉은 복수를 결심한다. 영릉의 복수는 송상현의 마음을 빼앗고, 자신에게 한 것과 같이 그 마음을 짓밟아주는 것인데...

외교문물, 실학사상, 임진왜란 등 팩션과 허구가 뒤섞여 있다. 이수광에 대한 역사적 조명보다는 그와 영릉과의 대하로맨스 형식을 띤 점이 장르소설과 더 가깝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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